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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토리 Oct 22. 2016

롤드컵 4강 ROX Tigers vs SKT T1 리뷰

탑 제이스 하지 마세요.

방금 전 롤드컵 4강 ROX Tigers 와 SKT T1의 혈전이 끝이 났다. 결과는 3:2 SKT T1의 승리. 정말 재밌는 시리즈였고 손가락 안에 꼽히는 BO5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부터 경기별로 롤드컵 4강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다.


1경기, 애쉬의 깜짝 등장 


1경기부터 오늘 4강에서 가장 핫했던 픽은 바로 애쉬다. 어제 썼던 글에서는 케이틀린, 진, 이즈리얼 정도가 활용 가능한 카드라고 적었었는데 애쉬는 정말 예상치도 못한 픽이었다. 애쉬가 나오게 된 배경도 간단하다. 라인전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1경기에서 락스는 이즈리얼을 밴하고 케이틀린을 선픽하는 밴픽구도를 들고 왔다. 하지만 이걸 카운터치기 위해 준비한 카드가 바로 애쉬 카드였다. 애쉬는 케이틀린을 상대로 맞라인전을 지지 않는 픽이다. 너도 라인전 세게 갈거야? 그럼 우리도 세게 간다. 뭐 이런 느낌? 


뭐 사실 애쉬 때문에 경기의 승패가 갈린 것은 아니지만 케이틀린 선픽의 의미를 무산시킨 것만으로도 좋은 픽이었다고 생각한다.

1경기를 좌지우지 한 건 피넛의 엘리스였다. 믿고 쓰는 피넛의 엘리스가 너무나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마지막 한타에서도 이상하게 오리아나에게 딜교환을 당하는 바람에 상대에게 장로드래곤 타이밍을 내줬고 결국 무리한 스틸 시도와 한타 구도로 인해 (+ 페이커의 오리아나 궁극기로 인해) 패배했다. 사실 불리한 흐름에서 기적의 바론 오더로 역전 흐름으로 가고 있었고 3불용이었기 떄문에 앞라인 싸움에서 질 수가 없었는데 왜 그렇게 플레이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락스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쉬운 경기였다.


2경기, 미포 서폿이 나온다고? 


2경기 밴픽구도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SKT가 올라프를 가져가자 ROX가 갑자기 카르마와 애쉬를 가져간다. 여기서도 볼 수 있지만 애쉬의 티어가 확 올라간 게 보인다. 평소 였으면 진이나 케이틀린을 가져갔을텐데. 그리고 굉장히 무난한 밴픽구도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마지막에 고릴라의 미포 서폿이 나오면서 카르마를 미드로 돌려버린다. 미포 서폿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마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포 서폿의 배경 역시 라인전이다. 라인전 구도가 중요한 메타이니만큼 미포 서폿의 활용도 가능해진 것이다. 미포 서폿이 라인전 하나는 기가 막히게 강하고 E스킬의 광역 슬로우가 생각보다 좋은 cc기이기 때문이다. 


럼블+미포의 장판 조합에 프레이의 애쉬가 기가 막히게 활시위를 당겨대니 SKT가 버틸 재간이 없었다. 특히나 마지막에 애쉬 궁으로 에코의 텔레포트를 끊는 장면은 이번 시리즈 베스트 장면이 아닐까 싶다. 무튼 락스가 깜짝 서폿을 준비해왔고 그게 정말 잘 먹혀들어갔으며 플러스로 스멥의 럼블이 클래스를 뽐내며 2경기를 가져갔다.


3경기, 미포 서폿 밴 안할거야? 그럼 또 한다.


3경기의 밴픽구도는 2경기와 흡사했다. 미포 서폿을 견제하지 않았고 락스는 다시 미포 서폿을 가져가며 미드만 빅토르로 바꾼다. 카르마일 때와 느낌이 조금 다른게 있다면 빅토르+럼블+미포의 장판딜은 상상 이상의 딜링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 T1은 2경기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무난한 픽을 했는데 사실 경기는 애쉬+미포에 SKT 바텀 조합 케이틀린+자이라가 썰려나가면서 엄청나게 기울었다. 이후 애쉬가 또 궁극기를 굉장히 잘 맞추며 경기를 리드해나갔고 2경기와 비슷한 흐름으로 깔끔하게 락스가 이긴 느낌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2경기는 스멥의 럼블이 미쳐 날뛰었고 3경기는 프레이의 애쉬가 미쳐 날뛰었다는 점?


2,3경기에 블랭크가 출전했는데 사실 블랭크 때문에 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2,3경기는 워낙 바텀에서 락스가 우위를 점해버렸기 때문이다.

이 3경기로 인해서 SKT T1의 밴카드는 분명 수정이 필요해 보였고 블랭크 때문에 진 건 아니지만 정글 교체 역시 고려해볼만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로 4경기부터 벵기가 나오기도 했고 말이다.


4경기, 미포 밴 할게요 + 벵기의 니달리? 


SKT T1에서는 다시 벵기가 출전했다. 그리고 SKT T1은 애쉬와 미포 밴 중 미포 밴을 선택했다. 개인적으로는 계속 SKT T1이 밴했던 제이스 밴을 열고 그 자리에 미포 밴을 채워넣은 다음 애쉬 선픽을 하는 구도로 가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제이스 밴을 계속 했고 니달리를 열어놓은 뒤 벵기가 니달리를 선택하는 밴픽구도를 짰다. 굉장히 놀라웠다. 벵기는 사실 캐리형 정글러를 잘 못다룬다는 이미지 때문에 블랭크에게 주전자리를 내준 것이었고 이제까지 캐리형 정글러로 보여준 게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락스는 3경기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시 조합을 짠다. 빅토르+럼블+자이라에 애쉬 그리고 리 신 대신 올라프를 픽했지만 뭐 둘의 역할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합 느낌은 2,3경기와 동일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 경기를 벵기의 니달리가 슈퍼캐리 했다는 것이다. 2,3경기와 다르게 SKT T1의 바텀이 라인전을 잘 풀어간 것도 있었지만 이제 껏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벵기의 니달리가 슈퍼캐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페이커의 질리언 플레이도 굉장히 좋았고..... 4경기는 거의 흠잡을 데 없는 SKT T1의 승리가 아니었나 싶다. 


5경기, 아쉬운 락스의 밴픽, 페이커의 오리아나. 


개인적으로 5경기 락스의 밴픽은 너무나도 아쉬웠다. 일단 오늘 자이라를 쓴 팀은 모두 패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이라를 가져간 점.

그리고 어제 글에서도 말했지만 탑 제이스 픽은 굉장히 별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탑 제이스를 픽한 팀은 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락스는 제이스를 픽했고 졌다. 당연한 수순이다. 제이스 픽은 라인전 그거 하나만 보고 가는 픽이다. 실제로 라인전 구도에서 잘 압박을 해냈지만 가면 갈수록 뽀삐는 버틸 수 있는 픽이고 텔포 운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제이스는 합류 구도에서 좋은 픽이며 뒷텔로 상대를 끊어내거나 하는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그냥 텔포 운영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변수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는 탑라이너의 입장에서 되게 별로인 픽이다. 스멥과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말이다. 차라리 럼블 아니면 오늘 나오지 않은 케넨 픽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SKT T1은 역시나 무난한 조합을 짠다. 벵기가 다시 캐리형 정글러인 리 신을 꺼내들었다는 점 정도가 특징이다. 초반 피넛의 엘리스가 리 신을 따내는 등 흐름을 좋게 만들었지만 결국 피넛의 엘리스가 페이커의 오리아나에게 끊기는 등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내줘버렸다. 애초에 락스의 조합은 스노우볼을 초반에 굴려야'만'하고 그 스노우볼이 어중간하게 멈추는 순간 조합의 이점이 아예 사라져버린다. 엘리스가 끊기면서 바텀 포탑을 너무 쉽게 내줬고 이렇게 되면 라인전을 보고 뽑은 자이라 픽의 이점이 사라짐과 동시에 조합 전체적인 느낌도 사라져버린다. 이미 여기서 게임은 SKT T1에게 웃어주고 있었다.


페이커는 그냥 잘한다. 5경기 내내 쿠로를 압살했고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특히 롤드컵 기간만 되면 돌아오는 이 오리아나를 4강에서 꺼내들어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 미드 3밴을 당하고 질리언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결국 락스는 이 페이커를 넘지 못해서 매번 무너지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 그 만큼 페이커가 잘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락스, 역시 그래도 SKT는 SKT. 


어제 썼던 글에서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갔었다. 블랭크가 긁히냐 안 긁히냐보다 피넛이 긁히는 날이냐 아니느냐가 더 중요하며 쿠로가 페이커를 상대로 얼마나 라인전을 잘 수행해내느냐. 이 두 가지였는데 오늘 피넛은 안되는 날이었다. 5경기 내내 눈에 띄는 활약보다는 실수가 더 많이 나왔고 전체적으로 너무나도 플레이가 아쉬웠다. 경기가 끝나고 아쉬워하는 피넛의 표정을 보니 본인도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피넛이 평소 보여주던 컨디션만 보여줬더라면... 어쩌면 1경기를 잡아내고 락스의 3:0 완승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결과론이니 의미가 없다. 그냥 오늘 피넛은 못했고 벵기는 잘했다. 그리고 쿠로가 생각보다 페이커를 버텨내지 못했다. 격차가 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심하게 압박을 당할 줄은 몰랐는데......


정말 결승에서 봤으면 했던 대진이었다. 아쉽게 4강에서 맞붙게 되어 락스는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오늘 시리즈는 정말 최고였다.

양 팀 선수 모두 정말 잘했고 정말 재밌었다. 여기에 반박을 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SKT T1은 이번에도 결승에 진출했다. 대단한 팀이고 대단한 선수들이다. 과연 2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SKT T1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그리고 ROX Tigers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순간이다.



p.s 개인적으로 락스를 응원했기에 아쉽긴 하다...... 왜 탑 제이스를 뽑았니... 케넨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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