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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토리 Aug 02. 2018

인생은 덧칠의 과정이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하얀 도화지를 지닌 채로 태어난다. 그 옆에는 수만가지 색의 물감이 놓여있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헤어진다. 만남과 헤어짐 사이에는 수많은 일들이, 그에 따른 감정이 뒤섞여있다. 기쁨. 슬픔. 후회. 그리움.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감정들을 도화지에 색으로 칠한다. 그 색은 누군가가 정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기쁨이 빨간색일수도, 초록색일 수도 있으니.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찌됐건 우리는 계속해서 칠해나간다. 기쁨을. 슬픔을. 후회를. 그리움을.


중요한건, 인생이란 도화지는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과의 일들을 칠해나가다보면 이내 공간이 부족하다. 그 때부터 우리는 덧칠을 하기 시작한다.  기쁨을 슬픔으로 덮기도 하고. 슬픔에 후회를 얹어 더 강렬한 색을 만들기도 한다. 중요한건, 덧칠은 덧칠일 뿐 이전의 것이 사라지진 않는다.


누군가에게 실수를 할 때가 있다. 해서는 안될 말을 입밖으로 꺼낼 때가 있다. 그 때 우리 도화지에는 검은 물감이 후두둑 떨어진다. 우리는 검은색을 덮기 위해 노력한다. 그 위를 흰색으로 덮어다고 한들 검은색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위를 덧칠했을 뿐이다. 


덧칠했던 기억을, 색을 잊어갈 때면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세상엔 수많은 기억의 방아쇠가 있고, 무심코 한 행동이 덧칠한 기억을 불러오곤 한다. 그게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말이다.


인생은 덧칠의 과정이다. 어떤 기억을, 아주 강렬한 기억으로 덮어버리기도 하고. 수많은 일들이 뒤섞여 하나의 오묘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중요한건, 인생의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은 없으며 단지 잊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금 나의 행동이, 나의 선택이 과거 잊고있었던 수많은 행동들의 산물로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 이름 중에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가 있다. 

그렇다.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일들을 색칠한다. 지금은 맞다고 생각한 일이 그때는 틀렸을 수도 있고, 그때는 맞았던 일이 지금은 틀린 일일 수도 있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후회보다는 긍정과 감사라는 색을 더 칠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때도 지금도 모두 생각해보면 맞았던 일이 되길 바라는건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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