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KT와 삼성의 롤드컵 선발전 파이널 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승패패승승으로 삼성의 승. 결국 삼성이 마지막 한국 마지막 롤드컵 자리를 가져가게 되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 매치업은 굉장히 화제가 되었다. 0:19의 KT와의 상대 전적을 미루어 보았을 때 삼성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매치였다. 또한 LCK 서머 결승전에서 KT가 보여준 경기력까지 더해서 생각해보면 더더욱 삼성에겐 어려운 난관이었다. 말 그대로 극악의 상성관계라는 점과 더불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활동했지만 단 한번도 롤드컵을 밟아보지 못한 앰비션의 스토리, 그리고 신의 장난같은 바론 피2의 스노우 볼로 롤드컵 선발전으로 떨어진 KT, 정확히 말하면 KT의 스코어의 스토리.
경기 외적으로 삼성이 너무나도 힘든 상태로 시작했지만 경기 내적으로도 3경기까지는 그러했다. 1경기를 삼성이 가져가며 드디어 상성관계를 깼나? 싶었지만 2,3경기를 KT가 완벽하게 잡아내며 분위기는 KT 쪽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4경기부터가 시작이었다. 사실 여기서 KT의 밴픽을 짚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도대체 왜 탈리야를 열어주고 미드 에코를 선택한 것인가? 의문이다. 탈리야가 OP라는 사실은 이미 정평이 난 상태였고 딱히 탈리야를 에코로 카운터 치지도 못했다. 결국 탈리야의 맹활약 + 스카너라는 깜짝픽에 의해 스노우볼이 쭉쭉 굴러가버렸다. 그리고 펼쳐진 5경기에서 KT는 또 한 번의 실수, 스카너를 밴했다. 스카너는 전혀 핵심픽이 아니었다. 탈리야로부터 시작된 것이지 사실 스카너가 까다로웠던 경기는 아니었는데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스코어의 니달리 그리고 앰비션의 엘리스. 처음으로. 정말 5세트 중 정말 중요했던 마지막 세트에서 앰비션이 스코어를 이겼다. 5경기에서만큼은 스코어보다 앰비션의 정글이 훨씬 빛났던 경기였다.
참 전체적으로 삼성이 준비를 많이한 느낌이었다. 스카너 픽도 그랬고 나르를 카운터 치키 위한 케넨의 픽도 그랬다. 결국 케넨이 마지막에 상대의 목숨줄을 끊어버리기도 했고 말이다. KT는 뭔가 하던 픽 위주의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워낙 단단한 팀이었지만 사실 오늘 경기는 누가 더 간절하느냐의 싸움으로 보였다. 롤 초기 대회 우승자인 앰비션은 단 한 번도 롤드컵을 진출하지 못했다. 삼성 나머지 팀원들은 지난 시즌들까지만 해도 최하위권에서 힘겨워했었다. 그런 팀에 앰비션이 합류하고 점차 수습해나가고 발전해나가더니 결국 오늘 롤드컵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어냈다. 선수들이 엉엉 울었다. 서포터로 포지션 변경을 하고 한 동안 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코어장전, 항상 열심히 묵묵하게 연습해온 크라운, 돌부처 같은 앰비션마저도 눈물을 보였다. 그들이 이 롤드컵 진출을 위해서 노력해왔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낸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기뻤겠는가?
정말 강력했던 왕조가 있었다. SKT T1. 그 SKT T1을 끌어내리고 당당히 이름을 올렸던 게 삼성 왕조다. 그리고 정말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게 삼성 왕조였고 말이다. 그 삼성이 다시 돌아왔다. 롤드컵에. LOL 월드 챔피언십에 말이다. 과연 삼성의 기적은 롤드컵에서 어디까지 이어질까? 삼성의 선전을 기원해본다.
사진 출처 - O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