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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대장 Nov 26. 2019

스타벅스, 공간배치가 너무 흥미롭잖아?!

와우! 여기 너무 노골적인데?

퇴사를 했다. 그리고 지금은 제주도다.

물론 제주도에 오려고 퇴사를 한건 아니다.

그냥 잠깐 놀러왔을 뿐이다.



어제 오전에 백약이오름을 올랐는데 공기가 맑아서 기분이 좋았다. 30대 초반 비흡연자의 폐라서 아직 제법 싱싱하겠지만, 더 건강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무척 짜릿했다. 내일 아침에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 오전엔 다른 오름을 찾아 올라 볼 요량이었다. 그런데 눈을 뜨니 비가 오고 있어서 오름을 오르고자 했던 마음은 고이 접었다. 대신 해안도로를 타고 분위기가 좋아보이는 스타벅스에 들어왔다. 어제 밤에 미처 다 하지 못한 일도 있고, 바다를 보며 허세충 모드로 퇴사의 여유를 즐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평소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기도 하지만 전공이 전공인지라 '공간'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도 공간기획이나 동선, 가구배치 등을 보면서 '이건 왜 이렇게 했을까?'하며 짱구 굴리는 걸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처음 방문한 이 곳은 아주 흥미로운 곳이었다.




"알겠어요 얼른 나갈게요"  



내가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이유의 5할 이상은 3-4시간 이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 없다는데 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스타벅스에서 눈치 보는 경험을 하는 중이다. 무척 흥미롭다. 공간배치만으로 이렇게 무언의 압박을 끊임없이 줌으로써 공간기획의 목적을 달성하다니. 역시 고수닷



1. 커피빈인줄?


이 곳은 단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꽤 넓다. 좌석수도 많고 다양한 방식으로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비치되어 있다. 대충봐도 실사용 면적이 90평은 거뜬해보이는 이 곳엔 콘센트를 이용할 수 좌석이 거의 없다. 단 2개의 테이블만이 콘센트를 활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테이블이 놓인 위치가 참 재밌다.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노트북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을 애초에 거르는 전략을 취하는 커피빈이 떠올랐다.  


이 많은 테이블 중에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니!

실화냐능!



2. 위치선정 GOOD


내가 앉은 테이블은 10인용 테이블이다. 그런데 흔히 아는 '스타벅스 스타일의 우드슬랩'은 아니다. 아래와 같은 테이블인데 여기에서는 마우스가 제대로 작동을 안한다. 마우스의 움직임이 30% 정도 제약을 받는 느낌? 암튼 컴터로 작업할거면, 특히 마우스 사용이 많은 사람들은 얼른 일보고 가시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읽힌다. 다행이다 나는 거의 키보드만 쓴다 ㅋㅋ




그리고 이 테이블의 위치가 무척 재밌다. 이 테이블은 문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락날락하는 곳이고 겨울엔 찬바람도 많이 들어오는 곳이다. 그런데 심지어 바로 왼쪽에 문이 또 있다. 이건 외부에 있는 화장실로 향하는 문이다. 그래서 우측의 문과 좌측의 문이 동시에 열리면 맞바람도 치고 아주 시원하다^^

 

테이블 좌측에 있는 문


그리고 콘센트가 있는 또 하나의 테이블. 이건 뭐 정말 노골적이라는 말 밖에 안나온다. 쪼 앞에 보이는 4인용 테이블이 그건데 위치선정이 대박이다. 직원들이 가장 잘보이는 곳이고, 오직 한 방향으로만 앉을 수 있다. 거의 음료를 기다리는 곳으로 쓰일 수 밖에 없지 싶다. 이거시 공간 기획의 힘. 말은 안하지만 말을 한다. 것도 끊임없이.


 "컴터 작업 지양좀여^^"


보이시나요?


바로 여기. 콘센트가 있는 2번째 테이블 :-)

여기서는 15분 앉아있으면 직원들이랑 아이컨택 50번 가능할 듯^.^



3. 안뇽 갑니당:-)


오래 앉아 있으려고 온건 아닌데 너무 흥미로워서 글로 남겨보고 있다. 오래 걸리는 글은 아니지만 이제 이것도 거의 다 썼으니 이제 나가야겠다. 애월에 가야징. 역시 스벅은 우리동네 스벅이 최고다. 암튼 공간 기획하신 분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비꼬는거 절대 아니고 진짜 진심임! 진짜 잘 배우고 갑니다! :-)


 이게 기획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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