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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정 Sep 19. 2018

[나의 독립출판 제작기] 1.

독립출판, 그게 대체 뭐야? (네모난 세상에서 벗어나다)


이제 나만의 책을 써 보기로 마음을 먹고

앞으로 어떤 걸 써야 하나...고민하던 찰나

저와 비슷하게 독립출판에 관심이 많았던 친한 동생이 질문을 툭 던졌습니다.


"언니, 언니는 그럼 어느 서점에 입고할 거예요?"


응...? (벌써 입고 얘기를...)

그냥 독립출판 서점 아무 데나 입고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아니야. 언니. 서점마다 입고 기준이 다 달라.

독립출판 서점은 다 둘러 보긴 했어요?"


아니...한 군데도 안 가 봤는데;;;



마음이 너무 앞섰던 걸까요.

독립출판 그리고 독립서점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시작할 뻔 했습니다.

그냥 쓰고 싶은 글 아무 거나 써서 내면 짠~하고 책이 완성되는 줄 알았어요.

그정도로 아주 쉽고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제대로 된 개념이 없었죠.)

 

다행히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전에
쓴소리를 들은 덕에

립출판에 대한 사전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고, 직접 서점들을 둘러보며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1. 독립서점 탐방하기


아무래도 독립서점이다 보니까 거의 없을 줄 알았어요.

많아봤자 서울에 10곳, 경기도에 5곳..정도?

그런데....세상에나...


무려 전국에 277곳이나 있더라고요!!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257곳)

- 출처 2017 동네서점지도-


대표적으로는 서울 이태원, 홍대, 신촌 등

생각보다 곳곳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독립서점을 접할 수 있습니다.


금방 둘러보겠거니 했지만... 아니었어요. 또르르....

제가 독립서점을 너무 얕봤나 봐요....

(왜 그랬니? 좀 맞아라!!)


생각보다 많이 있어서 놀라기도 했
한편으론 더 흥분됐습니다.

정말 책을 내게 된다면 전국 각지에서 언제든지

제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더 의욕이 불타올랐습니다.


저는 이 많은 곳들을 일일히 다 둘러볼 순
없을 것 같아서 서점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이태원으로 향했습니다.

(홍대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안 가 봤어요.)


아, 또 중요한 게 서점마다 고유의 색깔?
특색이 있대요.

시와 에세이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

그림이나 사진집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

모든 출판물을 골고루 다루는 서점

그래서 완성 후 입고 신청을 할 때 본인 책의 장르 및 성향과 맞는 서점을 잘 찾아 봐야 할 것 같더라고요.

(*매우 중요 / 안 맞으면 입고 거절 당할 수 있대요. 흑흑)



#2. 독립출판 훑어 보기 (눈팅)


서점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독립출판에 대한 이미지, 선입견이 와장창 무너졌어요.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랄까요?

(많이 반성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책의 모양을 떠올릴 때 네모낳고 직사각형뿐이었다면

독립출판들은 책이 가진 겉모습에 대한 편견부터 깨트린 것 같았어요.


팜플렛, 전단지처럼 나온 것도 있고,
 메모장처럼 생긴 책도 있고

정사각형, 원형

책등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등등...


얘도 쟤도 전부 책!책!책!

'아, 이런 모양도 나올 수 있구나. 이것도 책이라고 할 수 있구나.'싶을 정도로

책들이 저마다 작가들의 다양한 개성과 취향들로 가득했습니다.


장르의 스펙트럼도 아주 넓었어요.

시, 에세이, 사진집, 여행기, 소설, 그림집과 만화까지!


심지어 내용도 재밌었어요.

아무래도 대중 출판(상업 도서)이 아니니까
개성이 너무 강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위트도 넘치고 피식-하고 웃음이 터질 만큼 유머러스한 책도 많고요.

또, 한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만큼 쉽게 읽히더라고요!

게다가 그림집이나 만화책은 그림체가 너무 예뻤어요.

'이건 독립서점을 넘어 더 큰 시장으로 가야해!!!' 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요.



#3. 독립출판, 너 다시 봤다!

새롭고 신기한 걸 접하면 '눈이 돌아간다'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제가 이번에 그랬어요.

원래도 교*서점, *풍서점 등 대형 서점에서
 책 구경하며 시간 때우는 걸 좋아했지만

독립서점은 눈이 돌아갈 정도로 책 구경하느라 너무 재밌었어요!

모양도 제각각, 표지도 제각각, 내용도 제각각

이것 저것 볼거리도 많고 읽을거리도 많고

왠지 독립서점 둘러보는 게 이제는 저의 취미가
될 것만 같은 느낌...?


아,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일반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를 따로 모아둔 구역이 있잖아요.

저는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존부터 가보거든요. (특정 책을 사러가는 목적이 아니라면)

그런데 독립서점에는 그런 게 없어서 좋았어요.

모든 책들이 똑같이 있어요. (모두에게 공평한?)

그래서, 입구부터 출구까지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쭉 둘러보게 되더라고요.

(아닌 곳도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독립서점 블로그에 가면 월별 판매 순위를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의 독립서점, 독립출판에 대한 첫인상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는 네모난 세상에  갇혀 살았구나.


세상엔 정말 다양한 색, 형形, 맛, 향 등이 존재하지만 정작 우리 머릿속에는 자로 잰 것처럼 정형화된 것만 박혀있어요.

제겐 그 중 하나가 바로 책이었고

이번에 독립서점들을 둘러보며 깨달았답니다.   


키야~~~

독립출판의 매력에 너무 취해 버렸네요!


독립서점 덕에 리프레쉬된 마음을 가다듬고

이제 정말 본격적으로 책을 써야겠습니다.


음... 그런데 뭘 쓰지?



다음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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