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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키 Feb 12. 2018

스웨덴 유학 비용.. 얼마나 들까?

북유럽? 거기 물가 비싼데 아냐?

    아직은 별달리 경쟁력있는 업로더가 아니여서 많은 접속자가 있지 않지만, 그 몇 없는 접속자의 통계 유입을 보면 '스웨덴 유학 비용'이 궁금해서 검색하시는 분들이 많다. 사실 나도 유학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고, 너무나도 현실적인 문제여서 꿈과 희망만으로 무작정 유학준비를 할 수는 없었다. 심지어 비자(거주허가)를 받을 때 1년에 8만 크로나(한화 약 1100만원)를 쓸 수 있는 재정을 증빙해야하는데 이 계산은 한 달 8천 크로나를 기준으로 열달을 잡은 것이다. "한달에 백만원..? 그래.. 서울에서도.. 자취하면.. 그만큼.. 들어.. 더 들지도.." 라는 생각으로 우선 스웨덴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막상 6개월 정도 살아보니 한달에 8천 크로나씩 쓸 일은 거의 없었다. 물론 생활 방식에 따라 개인차가 큰 부분이지만, 이 글을 읽으며 '대충 저렇게 쓰면서 사는구나~'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은 가계부따위 쓰지 않지만..(시도했다가 망했다. 소수점까지 쓰는거 너무 힘든데다가 매일 밤 앉아서 쓰기엔 내가 너무 게으르다..) 스웨덴 계좌를 만든 이후 카드만 써서 은행 사이트에서 내역을 뽑아다가 대충 장보기, 외식, 기타로 나누어 엑셀로 더하기만 했다...


학비

개인적으로 학비는 한국보다 더 든다고 생각을 했다. 학부 때 등록금 비싸다 비싸다 말 많은 학교를 다녔지만 사범대여서 제일 싼 축에 드는 등록금을 내고 다녔기에 지금 내는 돈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주변에 물어보면 한국에서도 학기당 등록금 500~600만원을 넘는 경우는 허다하다고 하고(특히 대학원은..) 다만 조교비, 연구보조비로 충당을 이래저래 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 유학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2년 대학원 학비로 인문계열 3천만원, 자연(공학)계열 4천만원, 예술계열 5천만원 정도 생각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학교별로 차이가 있고, 과마다도 차이가 있으니 반드시 자신이 지원하고자하는 학교의 사이트에서 학비를 확인해보고 직접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우메오 대학교에서는 매년 국제학생(EU지역 외의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2018년 가을학기 지원자들을 위한 장학금 신청기간이 열렸으니(3월 15일 까지) 자세한 사항은 사이트 https://www.umu.se/en/education/fees-and-scholarships/scholarships/ 로!) 장학금은 꽤 많은 학생들에게 수여되고, 장학금을 받는다면 학비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다.



집세

이곳 우메오의 집세는 확실히 스톡홀름이나 다른 남부지방에 비해 싼 것 같다. 너무 적나라하지만,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학생 코리도(기숙사형 원룸. 주방을 공유한다.)는 20제곱미터에 월 3260크로나(한화 약 42만원)를 주고있다. 하지만 이것도 국제학생이기때문에 International Housing Office를 끼고 구한 방이라 돈이 더 드는 것이고, 내방이 그중에서도 비싼 축에 든다.  Housing Office에서는 1년간 이 방을 쓸 수 있게 내어주고, 그 뒤 1년은 내가 직접 방을 구하게 되는데 그러면 방 값이 싸게는 2600크로나대(35만원정도)에서 아무리 비싸도 3000크로나(39만원정도) 이하로 구할 수 있다.

내가 현재 머무르는 방. 오자마자 찍은 사진이라 허허벌판이지만.. 지금 상태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 난장판이라서..

방 크기(6평정도)와 학교와의 거리(걸어서 15분), 슈퍼마켓 접근성(걸어서 10분), 채도, 방음 등을 생각했을때 서울과 비교하면.. 너무 좋은 방이다. 책상, 의자, 침대, 옷장 등의 기본 가구는 갖춰져있다. 게다가 전기세와 물세, 즉 그 부담되는 관리비도 안내니..! 40만원정도면 매월 괜찮은 방에서 지낼 수 있다. 비록 대도시보다 심심하지만 집세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다.


장바구니 물가

  그럼 고정비용 외에 카드로 달달이 쓰는 돈은 얼마나 나갈까? 첫 두 달은 이것저것 살림살이를 장만하느라 예상 외의 지출이 꽤나 커서 속으로 '아 진짜 돈 많이 나간다' 라는 생각을 하긴했다. 기본적으로 방에 책상용 의자와 암체어를 주는데 나는 책상의자가 없어서 이케아가서 따로 샀고, 내 발이 되어줄 자전거도 사고, 물 끓이는 전기주전자에, 침대 옆에 놓을 작은 조명, 청소기, 빨래 건조대, 독일 아마존에서 주문한 밥솥, 쓸 때 마다 찝찝하고 반쯤 부서져있기에 새로 산 변기 뚜껑(내가 부신게 아니다..), 식기류... 늘 생각없이 집에 있어서 썼던 것들이 필요해서 이것저것 사니 돈이 엄청 깨졌던 것이다. 그래서 첫 두달은 절대 외식도 안하고 무조건 아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세 달 째부터 밥먹는 것 말고는 거의 돈 나갈 일이 없어져서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외식도 일주일에 한번은 한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강 통계를 내보니 한달에 2000~2500크로나(한화 25만원~30만원) 정도 쓴다. 한 주에 500크로나 정도 쓰는데 적게 쓰는 주는 300크로나대로 머무르고 (도대체 1주일 5만원으로 뭘먹나 싶지만 그 전 주에 사서 냉장고에 쟁여둔거로 냉털을 하면 돈 쓸일이 없다..) 많이 쓰면 700크로나대이다. 그것도 고기 많이 사고 (한 주는 약간 고기에 미쳐서 소고기사서 국끓이고 돼지고기 사서 제육하고 닭사서 초계닭 무쳐먹었다..) 외식했던 주고, 보통때는 500크로나대로 끝난다. 여기에는 식료품 뿐만 아니라 샴푸, 세제, 휴지같은 생필품도 포함된다.(같은 곳에서 카드를 긁으니 나는 구분을 할 수 없다..) 물론 스웨덴 오고나서 내가 밥해먹는다는 사실이 귀찮아 하루에 두끼정도 먹으면서 한국에 있을 때 보다 위장이 많이 줄었지만 이것저것 잘 해먹는데에 비해 돈이 많이 안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과일 덕후여서 매일매일 과일을 안먹으면 안되고, 신기한 과일은 종류별로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데 마트별로 '금주의 할인 과일' 같은 게 있어서 과일을 끊이지않고 먹어도 저 예산을 벗어나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블러드오렌지 맛있다. 오시는 분 꼭 먹어보세요.. 할인할 때 1.5키로에 15크로나.. 2000원.. 짱싸고 짱맛있다.. 가끔 애플망고 하나에 10크로나합니다... 1300원.. 꼭 드세요..)

  물론 내가 직접 해 먹을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돈이 더 많이 든다. 이 곳의 외식 물가는 많이 비싼 편이어서, 학교 식당의 점심 부페도 80크로나(약 1만원돈)정도 하고 바깥에서 먹으면 100크로나(1만 3천원)정도 내고서 먹게된다. 교내 카페에서 파는 샌드위치도 크기따라 20~50크로나(2600원~6500원) 정도 하는데 한국이랑 물가를 비교하면 영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하지만 한국이야 워낙 외식 물가가 싼 것도 있고, 이전의 내 학부생활 패턴을 돌아보면 7천원짜리 밥 먹고 4~5천원짜리 커피 마시면.. 결국 비슷한 값을 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페는 커피값도 포함되어있으니(비록 그냥 블랙커피 내려져있는 거지만) 따로 커피 살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 까지 감안하면 이것도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기타

  아마 지출 비용이 달라진다면 여기서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나는 술을 안먹어서 진짜진짜 지출 비용이 적은 편에 속한다. 독일 친구들이 여기서는 절대 독일에서처럼 술 못마신다면서 덕분에 육체적 건강은 챙기지만 정신적으로 괴롭다고 이야기한다(아니야.. 너네 그래도 많이 마시는거야.. 너네 재활용 바구니 맥주캔으로 차고넘치는거 알아..). 밖의 펍에서는 더 못마시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생맥주 한잔에 60크로나는 줘야하니 거의 8천원돈에 가깝다. 아마 애주가들이라면 이곳에서 돈이 깨나 깨질 것이다.

  게다가 여기 온 이후로 잡화 쇼핑은 거의 안했다. 크리스마스 직전에 창문에 달 전구 산 것 정도..? 필기구도 한국에서 가져온것 보다 내 마음을 흔드는 것은 없었고.. 옷은 뭐.. 원래도 관심 많이 없었지만 얘네 거의 같은 옷 문신하고 다녀서 막 옷 욕심이 나거나 입을게 없어서 고민한 적이 없었다.

  아 내가 다달이 나가는 고정비용 추가된것이.. 스포티파이(Spotify)!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데 학생 요금으로 한달에 50크로나씩 나간다. 원래는 포기할라그랬는데..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끊을 수 없다..

참, 핸드폰 비용을 이야기하자면 한국보다 싼 것 같다. 물론 무제한 5G는 아니지만.. 통신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내가 선택한 요금제는 6개월 12기가 쓰는거고 통화랑 문자는 쓸 일이 없어서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6개월에 400크로나 냈다.. 5만 2천원 정도..? 한달에 만원도 안되는 값인데 학교와 집에서 와이파이되니 이정도면 되긴하다.



내가 살고 있는 우메오(Umeå)는 스웨덴의 북부에 위치해서 수도인 스톡홀름이나 남쪽지방보다 물가가 싼 편이고, 대학도시이다보니 학생들의 주머니사정이 넉넉치 않으니 외식 물가도 상대적으로 싼 편인 것 같다. (스톡홀름 관광지와의 물가 비교이니.. 정확하지는 않다..) 독일 친구한테도 '넌 독일에서도 학비 안내고 공부할 수 있고, 집에서 다니면 더 좋은데 왜 여기까지 왔어?'라고 물었는데 본인이 독일에서 가고싶었던 학교는 너무나도 대도시에 있어서 집을 구하기 어려운데다가, 구하더라도 물가가 너무 비싸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이곳 우메오로 왔다는 것이다. 독일 물가가 스웨덴 물가 보다도 싸다던데 독일 사람이 느끼기에 이곳 우메오가 괜찮은 생활물가라니.. 스웨덴으로의 유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비싼 북유럽 물가는 아니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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