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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이삼사오육칠팔구 Jul 27. 2024


열대야가 한풀 꺾인 밤

자정이 넘어서야 창문을 활짝 열고

베개에 머리를 붙였다.


잠을 잘 수 없었다.

달빛에  

눈이 부셔서.


얼마나 밝더라면

그 빛이 감은 눈꺼풀을 통과해

각막을 뚫고 망막까지 도달할 정도였다.


달은 완벽한 거대 원도 아니었다.

먹다 뱉은 사탕같은 모양이었는데도

그렇게 밝았다.


하늘은 돌로미티의 호수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잔잔하면서도 빛이나고 깊었다.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며

달이 조금씩 솟아오르는 것을 목격하며

시간을 쟀다.


달이 중천에 떴다.


시리고 따사로운

달빛을 쬐며

잠자리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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