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부자 시대와 노동의 가치
코스피는 어느덧 3200선을 돌파했고 이에 질세라 국내 코인 시장 시총은 코스피를 추월했다. 코로나로 촉발된 유동성 흐름은 부동산/코인/주식을 타고 모든 자산가치를 폭등시키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로또 당첨으로나 실현될 것만 같던 벼락부자의 꿈을 이룬 사람들이 주변에 심심치 않게 출현하면서 이에 올라타지 못 한 사람들은 벼락 거지가 되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승진하면 적어도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제 오전 9시면 팀 회의 대신 주식장 오픈을 기다리고 자기 계발보다 부동산 공부에 열을 올리며 재테크로 한탕을 꿈꾼다.
이러한 현상을 보며, 혹자는 가즈아를 외치는 한탕주의가 노동에 대한 허무주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나는 벼락부자 신드롬이 노동의 가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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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대에 노동과 보수는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본주의 시대의 노동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자 목표였다. 사람들은 일에 대한 특별한 소명의식이 없더라도 승진을 통한 연봉 상승의 꿈을 꾸면서 하루하루 기계와 같은 노동에 가치를 부여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고연봉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사회적 성공과 같은 말이었다. 때문에 교육의 방향 또한 고보수 직업을 얻기 유리한 과목 위주로 치중되어왔고, 회사도 다른 회사보다 돈만 많이 주면 충분히 좋은 회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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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부자 시대에 노동과 돈이 분리되었다.
벼락부자 신드롬이 일어난 이후, 실제로 벼락부자가 되었든 그렇지 않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동의 가치는 현격히 달라지고 있다. 회사에서 버는 돈보다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키워나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람들은 노동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노동과 돈이 분리되었을 때 비로소 개인은 일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을 대하는 기계와 인간의 차이는 자유의지와 목적성이다. 사람들은 그동안은 기계처럼 일하면서도 기계화되는 인간성을 감내해 왔지만, 이제 자유의지와 목적성이 없는 노동에 인간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제는 회사가 목표와 비전으로
노동의 원동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벼락부자 시대에 회사는 더 이상 관료제 시스템과 돈으로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 대신, 노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전과 가치로 구성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나는 왜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일은 나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기존에는 노동자가 회사에 자신의 가치를 설득시켜야 했다면, 이제는 회사가 목표와 비전으로 노동의 원동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돈과 노동이 분리되었을 때 사람들은 좀 더 가치 있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종교는 믿음, 회원, 헌신, 규칙, 기도, 조직 등의 특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동이 돈에서 해방된다면 회사는 종교와 비슷한 특징들로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돈이 더 이상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교주가 교리와 비전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처럼 회사의 리더는 노동의 원동력을 그들의 비전과 확고환 비전으로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스티브 잡스 같이 교주스러운 ceo의 경영방식이 롤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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