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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영은 May 02. 2022

가진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싶어요

캐시플로우서울 멤버 글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이태원에서 가죽공방을 운영하고 이제 막 돌 되는 아기를 키우는 ENFP 김글이에요.


캐시플로우 게임을 처음 한 날, 기억하세요? 어떤 기분이었나요?

캐시플로우 연필멤버예요. 지금은 코팅되어 있는 자산보드와 보드마카를 쓰고 있지만, 제가 게임했던 날은 종이와 지우개 달린 연필을 들고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게임을 했던 최초 게임 데이였지요. 우선 탁 트인 뷰의 영은씨네 근사한 거실에 초대받은 것 같아 설레었어요. 게임 전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책 서머리를 들으며 워밍업이 되어 게임을 본격 시작하고는 ‘여기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닌 ‘여기서 무엇을 배워갈 것인가'를 계속해서 살피며 게임에 임했어요. 그래서 새앙쥐레이스 탈출 여부와 상관없이 보람찬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탈출은 택도 없이 실패했고요. (ㅎㅎ)


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아이를 낳고 육아를 병행해야 하니 하던 일의 방식에 변화를 줘야 했어요. 또 아이 키우는 환경을 생각해 이주를 고민하며, 우리 가족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게 되었어요. 근데 이대로 살아서는, 그렇게 될 수 없겠더라고요. 우리에게는 시간도 돈도 부족한데 무엇부터 해야 할까 멈추어 생각했어요. 돈 버는 방식을 영리하게 바꾸고 돈이 일하게 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요.


돈에 대한 글 님의 감정은 어때요?

불편해요. 이렇게 생각해 보기 전에는 전혀 몰랐는데, 제가 정말 돈을 불편해 했더라고요. 제가 돈을 줘야하는 할 때는 ‘나의 돈 없음'이 건드려져 분노가 일고, 제가 돈을 받아야 할 때는 그게 정당한 요구인데도 부끄럽고 어색한 기분이 마음 깊은 곳에서 고개를 들어요. 또 가끔 거액이 찍힌 입금 내역을 볼 때면 뿌듯하고 기쁜 감정이 드는데 돈에 휘둘리는 것 같은 느낌에 또 기분이 별로기도 해요. 갖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니까, 좋으면서도 그 좋아하는 마음이 싫은 양가감정이 들어요.


돈을 다루는 능력은 네 가지가 있다고 해요.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 글 님은 이 중에서 (1)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2)또 앞으로 어떤 능력을 갖고 싶으세요?

잘 한다고 할 만큼은 아니지만, 벌고 쓰는 능력만 키워왔어요. 모으거나 유지해 미래를 준비하는 능력은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이건 욕심내지 않고 남편에게 맡기려고요. 오히려 이미 하고 있는 ‘벌고 쓰는 능력’을 레벨업해 더 영리하게 벌고, 꼭 필요한 소비만 하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글 님께 나다운 경제적 자유란 무엇인가요?

저는 2년제 예술대학을 졸업한 후에 다시 4년제 대학을 편입하고 졸업했어요. 먼저 다닌 학교도 평판이 좋아 졸업하고 바로 중견기업으로 취업을 했는데, 이대로 쭉 가면 나는 남들이 보통 말하는 ‘대학시절’을 영영 모르고 살겠구나 싶었어요. 정신없이 졸업전시 하고 학교를 마치고 보니, 제가 원래 꿈꾸던 대학 생활은 다양한 교양 수업과 동아리 활동으로 지적 탐구를 마음껏 하는 거였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예술대학에서는 교양 수업이 없고 전공 과목으로만 꽉 찬  2년을 보내야 했는데 정신없이 과제하다 보니 2년이 가버렸어요. 그길로 회사를 그만두고 편입을 했고, 교양 과목을 여한 없이 들었어요. 그때 배운 것 한 가지가, 가지지 못해 두고두고 욕할 거라면 더 늦기 전에 그걸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 불편한 마음이 말끔히 사라진다고.

제가 돈이나 부자에 대한 감정이 딱 그래요. 제가 가지지 못해서 부자 부모를 둔 사람이나 타고난 사업가로 흥한 사람을 보면 부럽고 화가 나요. 욕하지 않고 딱히 비굴하지도 않으니 겉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지만, 저는 알거든요. 부러워서 외면하고 괜찮은 척한다는 걸요. 진짜 괜찮은 게 아닌데 괜찮은 척하면 사람이 내적으로 되게 치졸해져요. 겉과 속이 다르니 자아가 엉망이 되는 거죠. 저에게 경제적 자유란, 가진 사람을 진심으로 미워하지 않게 되는 일이에요. 그러려면 제가 스스로 안전함을 느낄 만큼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더라구요. 그러면 저는 겉과 속이 일치하는 건강한 자아로 더 근사한 미래를 향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캐시플로우서울이 어떤 커뮤니티가 되면 좋을까요? 받고 싶은 도움이 있으세요?

게임 그 이후의 삶에 대해 더 이야기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게임을 통한 시뮬레이션도 무척 훌륭하고 필요한 과정이지만 그 뒤를 따르는 행동이 없어서는 진짜 변화가 오지 않아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어쩌면 대단한 투자 활동보다 작은 습관을 바꾸는 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가난한 습관을 버리고 부자가 되는 습관을 기르는 일을 함께 하면 좋겠어요.


캐시플로우서울 동료 서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캐시플로우 게임은 기나긴 마라톤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에요. ‘아 내가 그동안 이렇게 무지했구나!’, ‘경제적 자유란 이런 것이구나!’ 이런 깨달음의 문장이 머리를 탕- 하고 치니 말이죠. 근데 마라톤 현장을 가보면 출발지 주변 꽤 멀리서도 그 신호탄 소리가 들려요. 신호탄을 들었다고 다 경기를 뛰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예요. 제대로 출발선 앞에 서서 올바른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해야 일단 완주 가능성이 생겨요. 그렇게 해도 갈 길이 머니까, 우리 제대로 출발선 앞에 서는 것부터 해보기로 해요.


다음 릴레이 주자로 누구를 지목하고 싶으신가요? 그 이유는요?

기은님! 게임 때 높은 텐션으로 제 앞에 앉으셔서 기억에 남아서요.




나답게 살아요! 캐시플로우서울은 밀레니얼이 나다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입니다. 

캐시플로우 보드게임 참여하기 ➡︎ https://smartstore.naver.com/cashflow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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