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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계란 Jul 10. 2019

19. 시카고 그리고 뜻밖의 좋은 일

미국 서부 여행 비행기 표를 사기 전에, 메모리얼 데이를 위한 2박 3일 시카고 여행은 오래전부터 이미 계획되어있었다.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할 때, 시카고 출신의 영어 선생님을 많이 만났었고, 시카고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지만, 꼭 미국에 간다면, 시카고에 가고 싶었다. 심란한 마음은 여전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여행은 필요했고, 돌파구였다. 아니나 다를까 시카고의 다양한 모양의 건축물들은 참 예뻤고, 뉴욕과는 다른 매력적인 도시였다. 꼭 먹어보고 싶었던 시카고 피자는 여행을 다녀와서도 찾아 헤맬 정도로 맛있었고, 인상적이었다.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대학원 지원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아주 달콤한 시간이었다. 도시인듯싶었으나 평화로웠고, 깔끔하고, 자연과 어우러져있어 곳곳이 각각의 다른 매력이 있었다. 3일 중 하루를 보냈던 과학박물관은 다양한 체험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신났었다. 뉴욕의 박물관, DC의 박물관과는 또 다른 곳이었다.

                 


                                                                                                                                                      

                                                                                                                                       

시카고 여행에서 돌아오니, 6월 초가 되어있었다. 끝난 줄만 알았던, 대학원 지원은 삐거덕삐거덕 문제를 들어내었다. 한 곳에서는 추천서를 받지 않았다는 연락과 함께, 추가로 질문에 대한 에세이를 써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른 한 곳에서는 공인 영어성적이 개인이 제출할 수 없고 기관을 통해서만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6월 1일로 모든 지원이 마감이었기 때문에 마감날을 넘겼다는 생각에 더욱 불안했지만, 차근차근 필요한 서류들을 제출했고, 6월 7일이 되어서야 모든 것을 완벽히 지원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지원을 끝내자마자, Volunteer로 그립던 학생들 앞으로 다시 돌아갔다. 내가 없는 사이, 아이들은 이미 난장판이 되어있었지만, 나를 반겨주었고, 그렇게 며칠이라도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했다. 물론, 그저 그랬던 성적들, 단시간에 썼던 지원서, 기한을 넘겨버린 서류들 모든 것들이 날 초조하고 불안하며, 매일 밤 미국에서의 삶이 당장 내일 끝날 것 같아 눈물로 밤을 새웠다. 그렇게 결국 유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유학원에서는 내가 살고 있던 주를 제외한 미국 중부, 남부, 동부 등 곳곳의 9월에 입학 가능한 여러 대학원들을 소개해주었다. 난 지금 살고 있는 주를 1순위로 꼽았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유학원의 말도 귀를 기울여야 했다. 그렇게 초조한 나날들을 보내던 중, 며칠 후, 지질학 전공으로 쓴 대학원에서 합격 메일을 받았다. 합격 메일을 받자, 그동안의 모든 고민과 걱정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이 기뻤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첫째는 전공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오랫동안 전공 공부를 하지 않아 과연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학비와 생활비와 대한 걱정이었다. 당연히 2년의 미국 생활을 계획했기 때문에, 내가 가진 돈으로는 한 학기 등록금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제야 부모님께 그간의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교육의 길을 걸으시는 부모님은 학업에 정진을 엄청 기뻐하시며 도와주시겠다고 하셨다. 또 마침,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남동생이 9월부터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갈 예정이라 부담이 줄어든 운 좋은 타이밍이었다. 
                        


                                                                                                                                           


어쩌면 모든 상황들이 대학원에 가라는 뜻처럼 딱딱 맞아떨어졌지만, 뭔가 선뜻 "OK"하기에는 두려운 뭔가가 있었다. 생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어쩌면 너무 많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또 어느 하나 시키는 사람도 없었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합격 메일을 받은 학과 Graduate advisor에게 고맙다는 메일과 함께, 학교 투어를 부탁과 함께 가능성은 없어 보였지만 1%의 희망을 위한 장학금 관련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며칠 뒤, 미국의 대학원이라는 또 다른 세계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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