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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pago Apr 26. 2022

아스텍 문명과 스페인 문화의 용광로 멕시코

멕시코 페소 - Peso

아스텍 문명과 스페인 문화의 용광로 멕시코

아메리카 대륙의 최강대국인 미국 다음으로 국제무대에서 이름이 자주 들리는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이다. 캐나다는 미국과 같이 영국의 옛 식민지였기 때문에 양국이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반면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멕시코에는 아스텍 문명과 스페인 문화가 뒤섞여 있어 특이한 역사 유적지가 가득하다. 필자는 이번 호에서 화폐를 통해 멕시코 여행 코스를 제안하고자 한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성당템플로 마요르

멕시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스텍 문명이다. 아스텍 문명의 핵심지는 100페소 뒷면에 소개된 ‘템플로 마요르(위대한 사원)’ 신전이다. 안타깝게도 이 신전은 스페인군에 의해 파괴되어 현재는 초기의 모습을 잃었지만, 다른 장소에서 일부 유적들을 찾아볼 수는 있다.

스페인군이 수백 년에 걸쳐 건립했다는 멕시코시티 중앙 성당은 템플로 마요르 바로 옆에 지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템플로 마요르 신전의 부서진 파편들이 성당 건설에 이용됐다고 한다. 현재 멕시코시티 중앙 성당은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성당이다. 스페인군의 문명 파괴 행위로 인한 여러 가지 논란을 여기서는 배제하지만, 템플로 마요르는 지금도 멕시코시티 중앙 성당의 일부로 남아 아스텍 후예들의 가슴에 생생히 살아 있다.

200페소 뒷면에 소개되어 있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도시는 아메카메카인데, 멕시코에 간다면 꼭 방문해야 하는 도시 중 하나다. 활화산으로 알려진 포포카테 페틀 화산 기슭에 있는 이 도시는 광활한 자연과 전통 시장이 유명해 외국인 관광객들보다 멕시코 국내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 주로 주말 코스로 관광 오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이 지방에서 유명한 바르바코아(일종의 바비큐)이다. 예전에 한 터키 방송에서도 바르바코아가 소개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외벽을 벽돌로 만든 큰 오븐에서 12시간 동안 구운 고기가 입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녹는다고 말하던 앵커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메카메카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은 바로 200페소 뒷면에 있는 하시엔다 파노아야라는 기념관이다. 이 기념관은 200페소 앞면에 초상화가 있는 후아나 수녀가 살았던 수도원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하시엔다 파노아야 뜰에는 큰 미로 공원이 있어서 어른들이 후아나에 관한 역사를 배우는 동안 어린이들은 미로에 들어가서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필자도 기회가 되면 이곳에 꼭 한번 가고 싶다. ‘미로에 빠졌다’는 표현 그대로의 상황을 한 번 체험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1000페소 뒷면에 역사 유적지처럼 보이는 건물은 과나후아토 대학교이다. 1732년 식민지 시기에 지어진 멕시코의 유서 깊은 대학교 중 하나다. 과나후아토 대학교가 화폐에 실린 이유는 사실 대학 자체보다는 과나후아토 주를 소개하기 위함이었다. 이 건물이 과나후아토 주의 건축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 주기 때문이다.

과나후아토 주의 특징은 1000페소 앞면을 장식하고 있는 독립 운동가 이달고 신부와 연관이 있다. 이달고가 독립을 위해 봉기를 일으켰던 돌로레스 성당을 비롯해 멕시코 독립 전쟁의 상징이 되었던 많은 장소가 모두 과나후아토 주에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멕시코의 독립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성지와 같은 곳이다. 과나후아토 주민들은 자유를 향한 정신이 바로 이 지역에서 탄생했다는 것에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 돼

50페소의 뒷면은 앞면에 초상화가 실린 모렐로스 신부에 대해 먼저 언급해야 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독립에 많은 공을 세운 모렐로스 신부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그의 고향이름을 ‘바야돌리드’에서 ‘모렐리아’로 바꿨다. 이 화폐 뒷면에 보이는 수도관은 모렐리아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모렐리아에는 도시 여기저기에 수도관과 수도교가 있다. 식민지 시기에 스페인 총독부에서 많은 투자를 했던 곳이기에 역사 유적지도 매우 많다. 역사적인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모렐리아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것은 유적지 보다는 인물이다. 500페소 앞뒷면에 실린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는 미술사에서 손에 꼽히는 유명한 화가이자 부부로 독특한 특징을 가진 인물들이다. 앞면에 실린 리베라는 멕시코 공산당에 가입한 당원이었다. 공산주의자라고 보기에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생활을 했던 그는 미국에 있는 록펠러 센터에 벽화를 그릴 정도로 자본가들과 사이가 좋았다. 뒷면에 실린 칼로는 100년 전의 멕시코 사회 분위기에 비해 매우 개방적인 여성 지식인이었다. 그녀는 초현실주의적 작품 세계로 남편인 리베라보다 화가로서 더 큰 유명세를 떨쳤으며, 현재 많은 여성주의 운동가들에게 하나의 아이콘이 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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