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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 Nov 17. 2018

남들과는 조금 다른 나의 바르셀로나

나만의 방식으로 바르셀로나를 느끼다

경유지 뮌헨으로 가는 길목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일 년에 15일의 휴가가 주어지는 평범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사무직 회사원.

그런데 이번 2018년에 바르셀로나로 조금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다.

다른 사람들이 여행하는 방식과는 사뭇 다른 여행.

내가 다녀온 이 여행이 100% 옳은 방식도 아니고 이런 여행이 좋은 여행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이러한 방식의 여행도 있다'라는 것을 소개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지 막막하다

사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그렇다고 말을 잘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일단 제목부터 참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내 얘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이 탄생할까

- 나만의 여행 방식

- 하고 싶은 것 하는 여행

-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등등 여러 가지 후보들이 머릿속에서 서로 실랑이를 벌였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서 나는 '나를 위한 여행을 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남들과는 조금 다른 나의 바르셀로나이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광장

기본적으로 내 성향은 

- 운동을 좋아한다(크로스핏, 축구)

- FC바르셀로나의 광적인 팬이다

- '다른 사람들이 00 하니까 당연히 나도 00 해야 한다'라는 사고를 싫어한다

이렇게 짧게 정리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나는 나만의 사고방식에 갇혀 사회성이 떨어지는 독불장군은 아니다)












그래서 난 이번 여행에서 내가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보기로 했다 

1. 바르셀로나에서 축구해보기

2. 바르셀로나에서 크로스핏 드랍인 하기

3. 바르셀로나 미용실 가보기

4. 바르셀로나 캄프누 구장에서 직관하기(챔피언스리그, 엘클라시코)

사실 4번을 제외하곤 내가 한국에서 평소에 늘 하던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그것들을 해보면 어떤 느낌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의 평범한 일상이 뭔가 더 특별해질 것 같은 느낌

일단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니까!











바르셀로나에서 축구해보기
자연스럽게 광합성을 즐기는 모습

난 한국에서도 주말마다 축구 동호회에서 축구를 즐기곤 한다

일명 '조기축구'

그게 한국에만 있을까?

전 세계 공통 스포츠 축구, 심지어 스페인은 축구의 나라 아니던가?

'분명 여기에도 구장을 빌리고 사람들끼리 모여 축구하는 문화가 있을 거야'

AirBnB에 숙소가 아닌 투어 카테고리에 바르셀로나를 검색하면 

같이 축구할 사람을 모집하는 투어를 발견할 수 있다

약 3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2시간 동안 축구 그리고 맥주 한 잔!

내가 딱 원하는 투어!!!










전세계 각국의 대표 조기축구 선수들이 모였다

경기는 8:8 풀코트로 전, 후반 나누어서 진행되었고

투어에는 미국, 핀란드, 카메룬, 사우디, 스페인, 루마니아, 노르웨이 친구들이 참여했다

물론 나는 축구를 잘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년간 크로스핏으로 단련된 코어 근육과 하체 힘으로

버티고 버티고 버텼고 결국 우리 팀은 승리했다

(물론 바르셀로나에서 축구하는 것에 의미가 있지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기니까 기분이 더 좋았다)










바르셀로나에서 크로스핏 드랍인하기
이날 W.O.D는 너무 힘들어서 사진찍기도 힘들었다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을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한 번 발을 들이면 중 된다는 고강도 운동의 끝판왕!

나는 1년 6개월째 크로스핏을 하고 있는 크로스피터에게 드랍인은 필수

(전 세계적인 운동 크로스핏에서는 Drop-in이라는 문화가 있다. 모든 크로스핏 센터에는 드랍인이라는 1회 체험 제도가 있고 여행을 가거나 타지에 가서 그 지역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즐기고 기념 티셔츠를 구매하는 게 보편적인 문화)










Crossfit Distrito

8일간 머물면서 총 3개의 각기 다른 박스로 드랍인을 경험했고 기념티셔츠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규칙과 운동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말이 통하지 않아도 운동으로 친해지고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갔다가 돌아오는 공기가 한국에서 맛보는 공기와는 또 다른 느낌










바르셀로나 미용실 가서 머리 자르기
어떻게 바르셀로나는 미용실도 예쁜걸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유럽 축구선수들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봤을 것이다.

포마드, 투블럭, 간지 나는 유럽 축구선수들은 얼굴도 잘생겼지만 헤어스타일도 개성 넘친다.

어떻게 저 선수들은 그렇게 90분 동안 뛰어다니고 땀을 흘리는데도 머리가 안 흐트러지지?

내가 평소에 헤어스타일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선수

(아구에로, 디발라, 라모스, 라키티치, 외질 등등)

골 넣고 동료 선수들이 머리를 그렇게 헝클어 뜨리는데 한번 쓰윽~ 넘기면 원상복귀

유럽 스타일로 잘라보고 싶기도 했고, 그 비결을 알기 위해 미용실을 찾았다










앞으로 머리는 Elena쌤한테만 자를 예정이다

까딸루냐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미용실

여기 디자이너 Elena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내가 한국에서 머리 자를 때와는 180도 다른 방식으로 가위 손질을 해주시는데

드라이만 해도 저렇게 머리가 세팅되고 스프레이 없이 왁스로 고정이 뙇!!!

이로써 축구경기 직관할 준비 완료!










바르셀로나 캄프누 구장에서 직관하기(챔피언스리그, 엘클라시코)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바르셀로나 vs 인터밀란 경기

바르셀로나는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한 번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가 우리나라 클럽팀이 이렇게 잘하면 맨날 직관 가겠다'

잘하니까 볼 맛이 나고 응원할 맛도 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다르다. 

물론 실력도 좋으니 볼 맛이 나겠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하위권 팀들도

관중들의 열기와 응원이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건 그냥 축구에 대한 열정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나는 멋있다










생애 첫 엘클라시코는 우리팀의 5:1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여자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게 하나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엘클라시코'(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축구 경기를 일컷는 말)를 직관한다는 얘기는 평생에 있을까 말까한 엄청난 일이다

나는 엘클라시코를 보기위해 휴가 일정을 바꿨고 

메시가 부상때문에 못나온다는 소식을 출국 3일 전에 접하고 비행기 취소 수수료를 알아봤다

결국 엘클라시코를 직관하게 되었고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모든 시간을 즐겼다

비싼 표값이 아깝지 않고 평생에 기억에 남을 추억으로 남았다.










결론

이렇게 나는 8일 간의 꿈같은 여행을 나만의 방식으로 즐겼다

(아 물론 위에서 소개하지 않은 까사바트요 매직나이트, 벙커 야경, 맛집 탐방 등 여러가지 관광도 틈틈이 즐겼다)

"도대체 바르셀로나는 왜간거야?"

"운동하러 바르셀로나까지 갔냐?"

"돈이 아깝다..."

주변 사람들의 여러가지 피드백이 있었지만

내 평생 기억에 남을만 한 조금은 특별한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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