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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혁 Jan 16. 2024

5년 만의 크라우드 펀딩, 소회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



지난 한 달간 참 많이 울고 웃었다. 마치 한 편의 모노드라마 같았다. 트래블러스 하이 여가 서울, 5년 만에 준비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의 종료를 불과 20분 남짓 앞두고 있다.



이미 여덟 번이나 펀딩을 완성한 경험이 있으니 나름 전문가라면 전문가일 테다. 하지만 이 시국 탓에 단절된 4년 남짓의 시간 동안 이 바닥의 생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라진 모습이다.


설레는 마음만큼이나 두려움이 컸고, 엄습하는 그림자의 크기만큼이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했다. 어디까지나 내 나름이었겠지만 말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항해 속에서 좌절하기도 했고 어떻게든 키를 놓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한 지난 한 달이었다.


그랬던 펀딩이 종착을 앞두고 있다. 참으로 곡절 많았던 달콤쌉싸레한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이 마침내 한 장의 악보, 장막이 드리우기 전 몇 마디의 음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무사히 마무리 했으니 이보다 안도할 만한 일이 없다. 하지만 '잘 마무리했다'는 감상만으로 지난 소회를 전하기는 어렵다. 이번 프로젝트의 여정 속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깨달음과 배움이 있었고, 그 자체로 한 권의 처세술 교과서와도 같았다.


간절함을 다시 품는 시간이었다. 여행이 사라진 시대를 살면서 애써 외면했던, 제대로 마주하기조차 두려웠던 나와 트래블러스 하이의 민낯을 보았다. 부끄러웠고 겸연쩍었다. 그래서 간절해졌다. 잊고 지내던 오랜 바람을 다시금 떠올렸다. 나는 제대로 된 여행 가방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런 사람이다.


쓸데없이 이고 진 것을 내려놓는 시간이었다. 여태 모르고 있었다. 구태여 질 필요 없는 짐을 어깨 위에 잔뜩 얹어두는 것이 얼마나 미련한 짓인지를.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내려놓을 줄도 안다. 여전히 어렵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람의 소중함도 새삼스레 깨달았다. 모진 시간을 핑계 삼아 굳게 닫았던 마음에 조금씩 볕이 들기 시작했다. 소중한 사람들의 아낌없는 충고와 조언, 응원이 없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마무리는커녕 시작도 힘들었을 것이다. 새삼스레 깨닫는다. 인복이 참 많은 인간이다. 지금도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이 쉴 새 없이 스친다.



여태 부지런히 받았으니 화답할 시간이다. 열심히 만들고, 잘 만들어서 안전하게 손님들의 품에 가방을 전하는 일만이 남았다. 좋은 가방을 만들고, 손님들을 행복하게 하고, 더 나은 트래블러스 하이를 만들어야겠다. 크고 작은 행복을 나의 벼리삼으며 말이다.


5년 만의 크라우드 펀딩, 트래블러스 하이 여가 서울. 상영회는 여기까지입니다. 그간 도움주신 많은 분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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