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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아쓰 Jan 12. 2020

Prologue 이동책방, 허황된 꿈일까요?

북다마스 분투기 시-작!

“오 이동책방, 너무 좋은데요?”

“그쵸, 저도 왜 아직 없나 싶어요!”

“예전에는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아아 맞아요. 저도 이동 ‘도서관’은 많이 본 것 같은데. 책을 ‘판매’하는 자동차는 없지 않았나요?”

“음 그건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재밌는 아이템인 것 같아요!”


 지난 몇 개월 간 나는 나의 오랜 꿈인 이동책방에 대해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다. 자동차에 책을 싣고 다니는 책방. 차종도 판매할 도서도 아무것도 정한 바가 없었지만, 주변에 이야기하다 보면 그 말에 책임감을 느끼고 어떻게든 하게 되리라 믿었다. 다행히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더 신이 나서 “그쵸, 그쵸!” 하면서 근거 없는 자신감을 채워갔다. 유사 사례를 찾아 리서치해 봐도 국내에서는 이벤트성으로 운영한 것만 나왔고, 국외 사례가 전부였다. ‘뭐야 엄청 희소하잖아’ 막연한 상상에 실제 검색 결과가 더해져, 나는 뭔가 신이 났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왜 아무도 하지 않는지, 시도했을지언정 왜 지속할 수 없었는지. 현실 자각 타임을 지나오며 나는 자신감을 많이 잃었고 지금은 초반에 계획했던 것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이곳에 써나가면서 결국 이뤄내고자 한다. 이름하여-‘북다마스’를.


왜 뜬금없이 ‘이동책방’이 하고 싶어졌나?  

 어떤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싶었다. (매우 추상적이지만.) 그런데 건물주가 아닌 이상 어떤 공간을 오롯이 내 공간으로 여기고 운영하기엔 늘 한계가 있었다. 욕심은 많은데 여유는 없는 나는 대안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마침내 ‘다마스’를 떠올리게 된다. 거기에 물성부터 내용까지 꽤 오랜 기간 좋아해 온 ‘책’을 더해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동책방’이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동책방은 곧, ‘공간, 사람, 책에 대한 애정’의 총체인 것이다. 고작 ‘좋아해서’ 시작했다는 것이 한동안 스스로에게 물음표로 남아 있었으나, 어쨌거나 최초의 진실된 동기는 그런 것이고, 그 이상의 설명은 부분적인 수사(修辭)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이 빌딩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습니까?” 블랙 씨가 물었다.
“제가 답을 갖고 있다면, 그건 정말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겠죠, 그렇지 않을까요?”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348p.


 아무튼 이동책방 도전기를 기록하기로 했으니, 우선 ‘다마스’라는 자동차, 그 공간에 대해 소개할 것이다. 이 발상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상과 현실은 어떻게 달랐고 무엇을 포기하고 선택했는지 등 고민했던 지점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리고 다마스에 담아내고자 하는 책, 특히 독립출판물을 소개하고 나아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서로 교감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다음엔–아직도 명확하지는 않지만- 북다마스를 ‘시장’에 내 놓기 위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기록해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흐려지던 것도 조금 더 뚜렷해지고 보이지 않던 길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겨울이 깊어가고 이불 속의 유혹이 더해지는 요즘, 해야 할 일 목록에 ‘브런치’가 추가되었다. 좀 더 부지런해져서 북다마스도 브런치도 최선을 다해보겠다.


이곳저곳을 누비며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북다마스를 꿈꾸며.


*독립출판물/정기간행물 작자분들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진 : 도쿄 북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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