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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쟈코비 JACOBY Apr 11. 2017

소리의 기억

2016 열도




TOKYO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해 일본의 여름은 굉장했다.



그걸 알면서도

한여름의 일본을

찾았던 이유는 단 하나.


음악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장면과 감정을
그 장소에서 직접 느껴보고 싶어.


어느 5월 바람 좋은 밤

홍대 근처 펍에서

우연히 흘러나와 알게 된 노래.


취기가 많이 올랐음에도

제목이 너무나도 궁금해

사장님께 물어봤던 그 노래


그때 당시 난

그 한곡에

밤낮으로 심취해 있었고,



두 달 후.

그 음악으로만 상상했던

한여름의 일본을 만났다.


 

감동적인 순간은

장소와 그 음악이

멋지게 맞아떨어질 때다.


온도와 바람까지

음악과 닮아있다면  

그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며 완벽한 연출이다.




작년 여름 닳도록 듣던,

그 음악을 다시 듣는

아직은 바람이 찬 봄날.


사진으로 남은

그날의 장면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그 여름의 "주제가"를

듣고 있다.


마치, 그 날의

뜨거움과 축 늘어짐을  

눈앞에 마주한 듯.


그날의 기억들이

아주 생생히 떠오른다.



우연한 곳에서 만난 음악,

그리고 그 한 곡의 상상으로 시작된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여름의 기억.



쏜살같이 사라지던

그날의 시간들도

모두 그 음악에 잡혀

지금까지 내게서

달아나지 못하고 있다.



기억에서의 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아주 멀리.

그리고 아주 오래.



아름다운 기억이 된 음악

 Kirinji - Crazy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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