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물로 표현하기-자기소개 글쓰기 1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시선과 기대에 맞춰 살아갈 때가 많은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단단한 나를 만들어갈 수 있다.
나를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림, 음악, 색깔, 어떤 문장 등. 그 중에 사물 하나를 정해서 나를 표현해보자.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사물이나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물건을 정해서 그 이유를 적어보자. 사물을 소개해도 좋고, 사물의 시점에서 글을 써도 된다.
안녕 나는 책이야. 책장 맨 위에 꽂혀 있는 세계문학 시리즈 중에 하나이지. 나는 책장에 꽂혀서 주인이 손길을 기다리고 있어. 하루 종일 기다리는 일이 나의 소중한 업무이지만 가끔 바로 앞에 보이는 방과 창 너머 세상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하지.
내가 기다리는 손길의 주인공은 이하정이야. 그녀는 나를 선택하기보다 항상 다른 책들을 꺼내어 들어. 참 아쉬운 순간이지. 그래도 괜찮아. 언젠가 나를 가져다 읽을 날이 올꺼야. 왜냐면 이 친구는 책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이고 이책 저책 넘나들면서 읽거든. 다른 책 읽다가 또 나를 찾아올 수도 있어. 물론 아직 한 번도 없지만.
자주 새 책을 사서 책장을 정리하곤 해. 책도 많이 사지. 덕분에 이 책장에서 밀려나는 책들도 많은데 나는 한번도 그런 적은 없어. 세계문학이라는 타이틀 때문인 것 같아. 고전이라 두고 두고 읽어야 할 책이고 책장에 꽂혀 있으면 좀 그럴 듯 하게 보여. 요즘 나오는 새 책처럼 멋진 디지인과 빳밧한 새 종이는 아니지만 항상 선택받는 책이거든.
나를 읽지는 않아도 주인은 항상 내 앞을 서성거려. 언젠가는 읽어야할 텐데 하며 꺼내서 훑어보거든. 모임을 만들어서 읽어야할까 이런 고민도 하는 것 같아. 이런 기회의 그녀의 손길을 느껴보게 되니 나는 좋지 뭐. 언젠가는 밑줄 그어가며 나를 읽을 날이 오리라 믿어. 엄청난 사유의 세계로 그녀를 이끌 자신은 항상 넘쳐나기 때문에 나는 언제든지 기다릴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