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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렉트로 Feb 23. 2017

<브렉트로닉의 책' 貪(탐)>

임창환 -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공학(Engineering) 은 뭐일까?


"쓰레기 속에서 보석을 찾는 일, 그것이 공학자, 엔지니어가 하는 일인 것 같아"


 학교에서 뇌파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면 뇌파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거나 연구하시는 분들에게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임상병리 부분에서 뇌파를 연구하는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선배가 나한테 위의 인용구처럼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동안 연구실에서 뇌파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뇌파를 분석할 때, 과연 연구대상자들에게 측정한 데이터가 깔끔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여기서 "깔끔하다"는 말은 잡음을 최소한으로 줄인 뇌파를 이야기하며 뇌파를 측정하기 전에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거쳐 측정하여 아티팩트(잡음과 유사)가 최대한 제거된 뇌파 데이터를 얻도록 한다. 하지만 만약 잡음이 심한 데이터라면, 분석했을 때 깨끗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와 비교를 하면 더 나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일까? 이 궁금증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선배가 조언해준 저 말 한마디에 궁금증이 한번에 해결되었다. 저 말의 의미는 깨끗하지 않은 뇌파에서도 공학자, 즉 엔지니어들은 그 속에서 의미있는 결과들을 찾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잡음이 많은 뇌파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여러 신호처리 과정을 거치고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하여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 역할이 공학자가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아니지 않을까 한다. 따라서 데이터에 좋고 나쁨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데이터에서 어떠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얼마나 새로운 알고리즘,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 새롭게 융합했던 과정이 있는가가 공학자들이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 뇌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공학을 접목하는 분야가 여러개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 와중에 한양대학교 생체공학과 임창환 교수님의 책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을 접하게 되었다. 공학은 뇌를 만나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뇌와 공학이 만나 어떤 분야들이 창출되고 지금 연구가 되고 있는지 책을 통해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간략히 소개하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같이 나누어 볼까 한다.

<출처 : 영화 - 매트릭스1(1999) >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장면은 나에게 한가지 아이디어를 줬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기계들이 인간을 건전지로 보고 인간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심전도로 건전지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내 아이디어를 실제 시도를 해보았지만 회로를 구성하면서 깨달았던 것은 심전도는 1mV 정도의 약한 전압을 가지고 있고 필터와 증폭기를 통해 1V 범위로 증폭시킬 수 있지만 결국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은 심전도를 측정하기 위해 전력공급을 해주는 전원을 이용하여 충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에서는 자가발전 브레인 임플란트 챕터가 있다. 임플란트의 본래의 의미는 신체에 이식하는 기관 또는 기계장치 혹은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임플란트 하면 치아를 대채하는 인공치아를 생각한다. 뇌에 임플란트를 할 수 있을까? 뇌에 자극을 넣어주는 심부뇌자극(DBS) 장치는 가장 대표하는 브레인 임플란트이다. 뇌 깊숙히 긴 바늘을 찔러 넣고 특정 순간에 펄스 형태의 전류를 흘려보내준다. 그 결과 파킨슨병, 강박증, 틱장애, 만성 통증과 같은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심부뇌자극 장치를 제공하는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 회사 중 메드트로닉(medtronic)이다. 이 회사의 대표 얼 바켄(Earl E. Bakken)은 최초로 사람 몸 안에 전자 장치를 임플란트 하려는 시도를 한 사람이다. 그 또한 현재 자기 몸 안에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심장 페이스메이커를 임플란트하여 동방결절의 문제를 보완하여 심장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몸 안에 전자장치를 임플란트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배터리이다. 전자장치이기 때문에 구동하기 위해서 전원이 필요한데 따라서 과거에는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해서 수술을 불가피하게 진행해야 했었다. 여기서 만약 인간의 세포나 체온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면? 또한 배터리가 소형화가 되어 반 영구적으로 사람 몸 안에서 전자 장치들이 기능할 수 있다면? 수술 없이 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실현가능한 기술이고 현재 체내 자가발전 시스템이 연구되고 있고 개발되었다. 클루코오스 연료 전지가 개발되었는데 뇌와 두개골 사이에 위치한 뇌 척수액에서 글루코오스를 수집해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또한 뇌척수액은 백혈구가 없어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글루코오스는 체내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재료로 적합하다. 하지만 체내에서 자가발전을 하더라도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초저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한 전자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그 연구들이 진행되고 실효성이 입증된다면 향후 브레인 임플란트 등 신체 내에 여러 임플란트를 넣어 인간의 삶을 더욱 연장시켜줄 수 있을지 모른다.


 공학과 뇌의 만남은 브레인 임플란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임창환 교수님은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임플란트, 뇌기능영상, 뉴로피드백, 뇌조절 기술 등 현재 연구되고 있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분야들을 소개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그 중 브레인 임플란트를 가볍게 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꿈을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인 드림레코더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참고문헌


 <임창환,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MiD,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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