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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라 Apr 04. 2019

불국사에서 불상을 등지고 돌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film photograph


















sh는 경주에 가면 꼭 불국사에 들르고 싶어 했다. 

지난 여행 때 불국사에 방문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여행기간 내내 불국사에 가는 일이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그곳에 가기를 계속 주저하고 있었으나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대릉원 근처를 걷다가 문득 내 안의 무언가를 빌고 싶어 졌다. 


불국사는 생각보다 더 멀리에 있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달려야 당도하는 꽤 높은 곳에 자리해 있었다. 

바로 근처에 차를 댈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보다 조금 아래께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언덕을 올랐다. 여러 갈래의 길이 보였는데 길가의 가장자리에서 연세가 지긋한 노인 몇몇이 아이스크림이나 어묵 같은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었다. 물론 기념품 따위를 파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그들을 찾는 발길은 뜸한듯했다. 

그들을 지나쳐 느릿느릿 걸어 올라가다 보니 곧 불국사 앞에 다다랐다. 
































































































































조금 욕심을 내어 여러 가지 소망을 빌었다.

불상 앞에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은 채 내 안의 두려움과 희망을 두서없이 꺼내놓았다. 

중얼거리며 늘어놓은 것들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사라지거나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나는 눈을 떴다.

불상을 등지고 돌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이상하게도 아득한 기분이 들었다.

볼에 맞닿는 바람이 낯설거나 차갑지 않았다.








































































































사실 불국사 내부보다 거닐기 좋은 이 주변 풍경이 나는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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