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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윌킴 Mar 25. 2017

20대때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20대에는 무언가를 이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20대 

20대때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나이가 되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내게 한탄을 하기도 하고, 질문을 하기도 한다. 나도 잘 모르는데. 나도 잘 모르겠는 20대와 취업의 상관관계.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인간관계까지 막대할 필요는 없다. 20대에는 무언가를 이룰 필요가 없다. 



#1. 취업에 실패하면 인간관계도 끊어버리는 몇몇의 20대 

(모든 사람이 그런 것 아님 주의)

내가 참 좋아하는 그룹이 있다. 누군가 내게 그 그룹이 왜 좋아?라고 물어본다면 '그냥 사람들이 좋아서.'라는 추상적인 답변 말고도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 

'그 그룹의 사람들은 한결같아서.'

여기서의 한결같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요즘은 취업 빙하기 시대이다. 취업을 하면 승자가 되고, 취업을 못하면 패자가 되는 듯하다. 내 주변의 친구들, 선배들도 취업이 안되거나 하면 연락이 잘 닿지 않고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음을 이미 많이 경험했다. 뭐 이런 태도에 있어서 상처받았거나 기분 나빴다는 뜻은 아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사람들이 달라 보이고, 특별하게 보이는 것 또한 당연하다 생각한다. 자신이 취업이 안되었어도 '아, 요즘 힘들다. 술 한잔 하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취업이 안되었어도 그 인간관계에 별 다른 변화가 없다면?. 그러니까 즉, 이 그룹의 인간관계는 취업 하나로 인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내가 참 좋아한다는 것. 

그러니까, 그렇게 까지 해야 할까 싶다. 취업이 안되면 스스로를 더 작게 만들어버리고 누군가를 만나기에 부끄러워하면서 취업에 성공하면 그제서야 무너진 인간관계를 회복하려 하는. 내가 이게 답이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생각은 든다. 뭐,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2. 20대에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하는 20대들

개인적으로 20대에 무언가를 이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현실적으로 요즘 20대에 무엇을 이루기가 참 쉽지가 않다. 이것저것 다 해보고, 방황할 만큼 해보고, 경험할 만큼 해보고 제대로 된 정답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족할 때라고 생각한다. 

아직 학생인 내게는 2번의 회사생활 경험이 있다. 첫 번째는 한 교육회사에서 온라인마케팅을 담당했고, 두 번째는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에서 검색광고, 디스플레이 광고를 담당했다. 

첫 번째 회사는 근무환경이 너무 최악이었다. 새벽 2시 퇴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 야근을 하지 않으면 일을 안 한다고 치부해버리는 문화, 매번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업무. 거기서 한 가지를 느꼈다. '아, 이 곳에서는 내 업무 커리어를 축적시키기 힘들겠구나.' 그곳에서의 3년 뒤의 내 모습을 그려보았는데, 참 별로였다. 

두 번째 회사는 첫 번째 회사보다 환경은 너무 좋았지만 업무가 나와 맞지 않았다. 입찰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검색마케팅의 업무구조. 엑셀에 숫자를 빠르게 입력해서 넣으면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구조. 딱히 숫자에 능하지도 않고, 업무 스타일이 꼼꼼한 편도 아닌 나는 갑갑함을 느꼈다. 아, 갑갑한 것도 있는데 무엇보다 그 일 속에서 '재미'를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3. 일을 재미로 하니? 너는 불평불만만 하니?라는 말에 진지함을 느끼는 20대 

생각보다 많은 20대들이 직장에서 큰 회의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잘 못 버티는 사람' '남들 다 하는데 나만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주변에서는 "어딜 가나 다 똑같아." "너는 일을 재미로 하니?" "너는 불평불만만 하니?"라고 말을 하면 그에 대해 할 말이 있다기보다는 그 질문이 역으로 자기 자신에게 돌아와 스스로를 '부적응자' '버티지 못하는 자'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쯤 되면 내게도 누군가 물어볼 법하다. "너는 일을 재미로 하니?" "너는 불평불만만 하니?"

그럼 내 대답은 이렇다. "아니, 나 일을 재미로만 하겠다고 한 적 없어." "아니, 나 불평불만만 하는 성격 아닌데.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자가 삶의 신조인데."

나는 엄청난 재미를 찾겠다고 한 적도 없고, 모든 것이 불만 투성이라고 한 적도 없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2번의 방황을 겪은 것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학교 안 나가고 음악하겠다 이런 스토리만이 방황이 아니다. 두 번의 회사 생활을 겪으며, 나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을 해본 것 역시, 방황이라면 방황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그 일을 제대로 진행시켜보는 일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 일을 취업시장에서 찾으면 '브랜딩', 그리고 'PR'이었다. 특히, 프로모션 기획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할 수 있고, 브랜딩 홍보, 기업 홍보 등의 프로그램을 짜는 일에서 '재미'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었다. PPT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PPT 발표하는 일은 더 더 좋아한다. 


정답을 찾았으니, 내 20대는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 이 분야에 대해 직업적으로 시작을 한 것도 아니고, 업계에서 좋은 평판을 들은 것도 아니고, 이룬 것이 없다. 그래도 찾았다. 찾은 답에 대한 결과치는 30대에 증명 해내 보여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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