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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ey Nov 25. 2023

Why "No" to electric cars?

왜 나는 전기차를 싫어하는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전기차는 안좋아하시죠?” 혹은 “전기차는 자동차로 취급 안하시는거 아닌가요?” 개인적인 의견을 가볍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이런 부분에 대해 “전기차는 이래서 싫습니다.” 혹은 “전기차는 이렇기 때문에 자동차로 취급합니다. 혹은 취급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쉽게 잘 안하는 편이다. 그 생각이 나 이외에 내가 속한 그룹의 일부 혹은 전부를 대변하는 것은 더더욱 원치 않기 때문인 이유도 있어서, 보통 그냥 얼버무리며 답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나는 전기차가 달갑지 않은 사람 중에 한 명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폰은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었다. 바 타입, 폴더, 슬라이드 타입을 비롯해 3*4 키패드, 쿼티키패드, 화면이 돌아가는 휴대폰 등 실험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휴대폰의 폼팩터는 모두 사라지고 단순해졌다. 노키아의 몰락, 아이폰의 등장 등 산업을 주도하는 회사들이 바뀌고 휴대폰이 차지하는 일상 생활의 비중과, 모바일 플랫폼과 그것이 제공하는 기능이 무한에 가까워짐에 따라 생활의 패러다임 까지 달라지는 변화의 과정을 업계에서 몸소 체험했던 나에게는 전기차는 꼭 그 때의 스마트폰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스마트폰 이전의 생활이 더 나았다는 것이 아니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한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적어도 스마트폰 이전에는 휴대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통화” 기능 이었고, 한번 보낼 때마다 지불해야하는 SMS는 더 정성스럽게 쓸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글자 수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쓰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했기도 했고.


망하지 않는 IT회사나 앱의 필수조건은, 인간의 능력을 뺏는 기업이라는 말을 나는 종종했었다.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길을 찾을 수 없고, 친한 친구와 가까운 직장동료의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이 힘들고, 긴 영화를 온전히 앉아서 보는게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반대로 보면 찾아가는 길을 외울 필요도, 전화번호를 암기할 필요도 없어진지 오래다.


나 역시 전기차는 빠르고, 깨끗하고, 편리하고,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합리적인 우수한 선택지임에 쉽게 반박할 수 있는 근거는 많지 않다. 하지만 난 자동차마저 그렇게 되는게 싫을 뿐이다.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가 언제나 가장 좋은 선택지인 것은 아니다.


손바닥 안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단절된 세상이 되었고, 바로 앞에 앉아있는 사람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많아진 세상이라는 것은 이미 우리의 평범한 생활이 된 것은 이미 오래라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스크린으로 꽉 찬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묘한 기시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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