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데, 정말 좋은데 보여줄 수가 없어요
엔젤스헤이븐은 엄청난 곳이다. 까도 까도 새로운 것이 나온다. 역사가 오래되었기도 하고 설립자의 개인재산을 기부채납하면서 만들어진 곳이라 대표님들이 모두 정말 진심을 다해 헌신적으로 일을 하셨다. 쌓인 업력, 노하우, 진정성 등이 모여 엔젤스헤이븐은 우리나라 사회복지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다) 여하튼 진짜 일 잘하고, 열심히 하고, 후원금 허투루 쓰지 않아서 너무 자랑을 하고 싶은데 심지어 후원자분들도 우리가 뭘 어떻게 잘하는지 잘 모르는 거다.
안타까운 마음에 예산 없이 뭐라도 해보자 시작한 것이 우리 사업을 일단 우리 후원자에게라도 좀 알려보자 이다. 다른 곳들은 별거 아닌 것도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어 대단해 보이게 잘도 포장을 하건만 우린 비밀 조직도 아닌 것이 아무도 모르게 일을 하고 있다. 게다가 또 너무 어려운 일을 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 장애인 교육을 위한 특수학교 교사를 교육하는 엄청나게 중요하지만 후원자가 생기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 그것도 겁나 진정성 있게. 이러니 비 사회복지 전문가인 잠재 후원자에게 우리는 공감하기 어려운 곳일 수밖에 없다. 또 말이 길어졌는데 후원자에게 우리의 사업을 알리는 뉴스레터를 매주 보내 엔젤스헤이븐을 알리기로 했다. 엔젤스헤이븐 뉴스레터, '아뉴레터'.
‘홍보’란 무엇일까? 모금 개발, 관리, 홍보를 한 팀에서 하고 있다보니 스스로 깨우친 것 중 하나가 독자(후원자)가 듣고 싶은, 읽고 싶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살면서 접하기 힘들고 생각해 볼 기회가 없는 어려운 사회복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어려운 말을 그냥 허공에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구독자가 관심 가질만한 홍보를 해야 ‘진짜 홍보’가 된다는 것이다.
나는 '공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회복지 일이라는 게 재미있을 수는 없으니 공감이라도 할 수 있고 연민이라도 가질 수 있어야 사람들이 글을 끝까지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엔젤스헤이븐의 뉴스레터는 사업을 풀어 설명하는 방식을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글을 시작한다.
위 글은 아뉴레터 1화의 도입부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볼 수 있는 짧은 이야기, 그 다음은 진짜 말하고 싶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나도 지하철에서 저런 사람을 본 적이 있었어. 아.. 이런 사회문제가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이 사회문제를 엔젤스헤이븐은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라고 자랑을 한번 하고, 마무리로 구독자(후원자)가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일을 하나 제시해 준다.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다. 2019년부터 꾸준히 해 온 아뉴레터는 많은 후원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고 20%가 넘는 훨씬 넘는 오픈율을 기록한다. 후원자분들은 매주 아뉴레터를 통해 엔젤스헤이븐을 더 알아갈 수 있었고 우리는 뉴스레터에 반응하고 연락을 주는 '친한' 후원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게 되었다.
>> 인사이트
작은 비영리단체 모금가들이여!
뭘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거든 일단 우리가 하는 일을 쉽게 후원자들에게 알려라. 후원자와 썸을 타라!
만나자마자 청혼은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