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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카페인 Sep 26. 2024

말의 음흉함 _ 에고라는 적  

에고라는 적

해야 하는 일을 시작하지 못할 때, 또는 하던 일이 어느 순간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던 것 같다. 상황을 불평하거나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려운지 설명하기도 한다. 심지어 행동에 대한 결과는 아직 없지만 이미 성과를 얻은 것처럼 말한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위함이지만,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에너지만 소모될 뿐이다. 앞으로는 불안을 조금씩 이겨내며 묵묵히 일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에고라는 적 p50] 사람들은 어떤 출발점에 서 있을 때 긴장하고 흥분하며, 위로와 격려를 필요로 한다. 내가 나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여기에서는 한계가 있고 그것을 충족되지 않는다. ‘안’이 아니라 ‘밖’에서 위안을 구하려고 한다. 타인의 믿음과 확신의 말들을 듣고 싶어 한다. 결국 최소한의 것을 하면서 가능한 한 밖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신뢰를 받으려고 하는데, 나는 바로 이런 측면을 에고라고 부른다.


[에고라는 적 p51] 자기가 열심히 매달려서 작업한다고 생각했던 소설은 실제로 완전히 중단된 상태였다. 그것도 꼬박 1년 동안이나 말이다. 실제로 글을 쓰는 것보다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예술과 문학 등에 관련된 흥미로운 일들을 하는 것이 훨씬 쉽다.


[에고라는 적 p53] 말은 사람을 고갈시킨다. 말과 행동은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어떤 일을 하는 동안 그에 대해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 일과 관련된 통찰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설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치 그 일을 거의 다 이룬 것처럼 느끼기 시작한다.


[에고라는 적 p53] 게다가 주어진 일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결과는 그만큼 더 불확실해서 자꾸 얘기를 하게 되고, 또 그만큼 실제 행동에서는 점점 더 멀어진다. 심지어 그 일을 보류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인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실제로 실행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에고라는 적 p53] 우리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두려움,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몰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말한다. 그 속에서 마주치는 공허를  피하기 위해서도 말을 하고, 침묵을 필요한 상황에서조차 그 고요함을 적대적으로 느끼고 말을 한다.


[에고라는 적 p54] 투쟁하기로 선택한 이들은 말하는 대신 구석에서 조용하게 일할것이다. 내면의 소용돌이를 원료로 삼아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평온함으로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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