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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고향

by zipnumsa

며칠 전에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우리 지민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선거 다음날 집에 와서 친구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나한테 해 주었다.

"내 친구가, '엄마가 이재명 돼서 나라 망했다.'고 했대."

"그래서 뭐라고 했어?"

"나는 '우리 엄마는 이재명 뽑았는데?' 했어."

"그랬더니?"

"그랬더니 걔가 '너희 엄마 고향이 전라도야?'라고 했어."

"그래서?"

"아니라고 했지. 엄마 고향 전라도야?"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는,

"지민아, 엄마가 누구 뽑았다 이런 소리 친구들한테 하지 말랬잖아."

했다.

그 친구도 초등학교 2학년일 텐데, 이재명 뽑았다는 건 곧 고향이 전라도이다, 라는 논리를 어디서 배웠을까? 그 초등학교 2학년 친구는 전라도 비하의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내 친구 지민이의 엄마는 고향이 전라도일지 궁금해서 물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그런 사고의 흐름을 배우게 된 건, 주변 어른들의 영향일 것이고, 주변 어른들은 이재명=전라도, 라는 말 속에 당연히 혐오 감정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아래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다.

'지역 비하 논란' 유튜버 잡식공룡, 쏟아진 비판에 사과 "어릴 적 주변 환경 영향" [전문] - https://v.daum.net/v/20250606174726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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