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미 Mar 24. 2022

리치몬드 공원

도심 속 사슴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엄마, 런던에 놀러 오면 제일 가보고 싶은 데가 어디야?"


"네가 사진으로 보여줬던 그 공원 있잖아, 사슴 많은 곳."


"아, 리치몬드 공원. 거기가 왜 제일 가보고 싶어?"


"그냥, 공원에 웬 사슴이 있다니. 넓어서 푸르른 게 눈 건강에도 좋고."



도심 속 공원에서 사슴이 나오는 곳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졌던 런던의 리치몬드 공원. 그곳을 제일 먼저 가보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여행 순서를 정할 때 나는 이곳을 제일 먼저 들려야겠다고 계획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비가 오던 여행 도착 날과는 달리 다행히 오늘은 공원을 둘러보기 좋은 화창한 날씨였다. 



Richmond Park ©Rumi


도심 속 공원에 무리 지어 있는 사슴 떼 사진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맨 처음 리치몬드 공원을 방문했을 때 그런 사슴 무리를 만나기 위해 걷고 또 걸으며 어디에 있을까 한참을 애태웠던 적이 있다. 언제쯤 그 모습을 나에게 드러낼까 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엄마도 그런 조급한 마음으로 이 사슴 무리들을 기다리며 걷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공원 속 정해진 장소에 있는 게 아니라 운 좋으면 사슴들을 빨리 만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한참 걸어도 그들과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 못 만날 때도 있는 그런 재미난 매력이 있는 곳이 리치몬드 공원이다. 운 좋게 우리는 한 삼십 분 걷고 사슴들을 바로 만날 수 있었다. 


공원이 워낙 커서 둘러보고 나오는데 대략 두 시간 정도가 걸렸던 것 같다. 버스 정류장이 빠져나온 공원 출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한참을 걷고 또 걸으며 아침을 시작했던 기억이 나는 런던 여행의 첫날이었다. 





ⓒ2022. Rumi. All Rights Reserved. 

* 글·일러스트의 저작권은 루미 작가에게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런던에서 지하철 놓치고 국제미아 될 뻔했던 사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