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 떨어지는 소리
지난 몇 년간 해외에 거주하면서 문화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 느꼈다. 식당이나 상점에서 한국 노래가 나오는 것은 일상이고 나도 못 본 한국 드라마와 예능 이야기로 동료들과 대화했다. 10년 전쯤 유럽에서 북한여자 축구팀의 도핑 탈락을 한국이라고 말하고 한국을 필리핀 이웃나라로 인식하던 때와 비교해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인지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높아졌음을 체감했다.
그러다 2024년 12월 3일, 계엄을 선포되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그날 밤을 지새웠다. 계엄은 국회에 의해 해제되었고 대통령의 탄핵 소추부터 체포, 구속까지 되었다.
얼마 후 병원에서 만난 외국인 의사가 한국 뉴스를 접했는지 한국 상황에 대해 물었다. 당시는 1차 탄핵 소추가 부결된 상황이었고, 곧 2차 부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래서 간략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가만히 듣고 있던 의사가 "Can I travel to Korea; 한국, 여행은 갈 수 있어?"라고 물어왔다. 당황스러웠다. 계엄령이 선포된 대한민국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우크라이나나 미얀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씁쓸하고 화가 난다.
독재는 무관심을 먹고 자란다.
해외에서 살면서 점점 국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계엄령은 나의 무관심 속에서 준비했나 보다. 속죄하는 마음과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에 처음으로 정치와 언론 후원금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