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학 May 02. 2021

창업 아이템 발굴

20대를 모두 바친 내 스타트업 이야기 Ep3

창업 강연을 가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창업 아이템은 어떻게 발굴하나요?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의문이 생긴다.


창업을 하는 이유 중에는 돈, 명예 등의 목적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여 혁신을 이뤄내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아이템을 정하지 못했을까?


Ep1에서 소개하였듯이 나는 주변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하는 성향의 사람이다. 이것이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어떠한 문제를 인지하였을 때,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니라 이를 해결해보려는 사고와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게 창업 아이템 발굴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본인이 직접 경험한 주변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업 아이템을 구상할 수 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본인이 경험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문제로 창업을 하게 되면 성공하기가 힘들다. 주변의 지인들이 말한 특정 문제점을 가지고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이 느낀 문제점이라도 본인이 몸소 경험해봤을 때, 공감할 수 있다면 해당 아이템으로 창업을 해도 된다.


예를 드는 차원에서 내가 기획하고 개발했던 프로젝트들을 예시로 들어보겠다.


프로젝트1. 미션 알람 앱 (2013년)

대학생 때 했던 프로젝트 중에 미션 알람 앱이 있었다. 워낙 알람을 못 듣거나 꺼버려서 지각하는 친구들이 주위에 1명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각 종 미션을 통과해야만 알람이 꺼지게 해서 일어나게 만드는 알람을 기획했었는데, 여기서 특이 포인트는 알람 미션을 통과 못하면 본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000님이 미션을 통과하지 못하며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친구들이 000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전화로 깨워줄 수도 있고, 올라가는 게 창피해서 더 잘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서비스가 실제로 몇 년 후에 출시되었고, 성공을 거두었다.

<출처: 알라미>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대학교 통학을 하고, 동기들과 지내면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지각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이 니즈가 있었던 것이다.


프로젝트2. 모임 장소 설정 및 위치 공유(2013년)

1번 프로젝트와 연장 선상인 부분이 있는 프로젝트인데, 대학교 친구들끼리 모이면 다들 사는 곳이 제각각이라 어디서 모일지 정하기 어렵고, 모임에 지각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래서 앱 상에서 본인의 집 주소를 설정해놓고, 모임 참여자들이 정해지면 참여자들의 집 주소를 기반으로 중간 장소를 추천해주고, 길 안내를 도와준다. 그리고 해당 장소까지 각 각 걸리는 시간이 있을 텐데, 모임 2시간 전부터 자동으로 GPS가 켜지고 위치 상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친구들의 위치가 자동으로 공개되는 서비스였다. 이러한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없어지다가 제대로 운영되는 서비스는 2019년에서야 나왔다.

<출처: 위밋플레이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장소를 어디로 정할지와 지각하는 친구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문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다. 다만, 이 서비스의 수익모델이 고민이었는데 그때 당시 모임 장소를 추천해줌으로써 거기서 수수료 또는 광고를 받는 것을 생각했는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도 이를 수익모델로 생각하는 것 같다.


프로젝트 3. 임산부 좌석 자동 알림(2014년)

내가 대학생일 때 누나가 임신을 하였다. 누나는 결혼을 해서 집에서 분가를 하였기 때문에 자주 볼 일은 없었는데, 오랜만에 같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을 한 적이 있었다. 이때 버스를 탔었는데 임산부 좌석에 아저씨가 앉아 있었다. 누나가 임신 초기여서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그분은 당연히 모르셨을 것이다. 누나한테 비켜달라고 하자고 했지만 누나는 그런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사회 분위기가 지금보다도 더 보수적일 때이긴 하였지만 누나의 말을 통해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이러한 문제는 기술의 자동화를 통해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처: 서울신문>

그때 당시 서울시에서는 해결 방안으로 임산부 배지를 발급해줘서 임산부 배지를 통해 임산부임을 인지하고 비켜주는 경우도 있었는데 잘 눈에 띄지 않고, 이 배지를 누군가한테 구해서 악용하는 사람들이 이슈가 되어서 배지의 신뢰도가 낮아진 상태였다. 그래서 임산부 배지가 아닌 모바일 인증서를 임산부가 본인 핸드폰에 발급받고, 임산부 좌석에 센서를 배치하여 모바일 인증서가 있는 임산부의 핸드폰이 임산부 좌석에 가까이 가면 좌석의 불빛이 핑크색으로 깜빡거리고 진동이나 소리가 나게 하여 임산부가 왔음을 알게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 프로젝트를 IoT 해커톤 대회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발표를 했는데, 심사위원분들이 모두 남자분들이라서 공감을 못할까 봐 걱정했었다. 그런데 심사위원장님이 주변의 여성 분들께 질문을 던졌고, 많은 여성 분들이 이 문제에 공감하는 답변을 함으로써 대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아이템 또한 몇 년 뒤, 부산시에서 실제로 시행하였고 반응이 좋다고 한다.

<출처: 부산시-부산교통공사>


이렇게 기획했던 프로젝트를 설명하였는데, 모두 직접 경험한 문제점이고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창업 아이템으로써의 가치가 있었던 것들이다.


위의 예시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기도 중요하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와 망하거나 혁신을 이뤄내기 전까지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 아이템들도 많다. 또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창업의 성공 요인이다.


해당 문제를 해결했을 때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 시장도 크고 좋은 창업 아이템이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조금은 적더라도 특정 시장을 모두 장악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이 또한 좋다. 다만, 그전에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사항은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로 창업을 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변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통해 본인이 공감할 수 있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여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글: Ep4. 수익모델과 타깃시장


피드백이 있으시거나 스타트업/창업 관련하여 질문이 있으시면 브런치 프로필에 오픈 채팅방 링크로 편하게 문의하세요! 다뤘으면 하는 주제도 환영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