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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봄 Nov 23. 2023

계속 성장하고 있나요?

가을이 겨울에게

'십 년 전 쓴 글을 보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다면, 십 년 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의미 아닌가. 십 년 후에도, 또다시 부끄러울 수 있었으면 한다.'


출근길. 우연히 본 영상 속의 '마인드 마이너'라는 스스로 만든 직업으로 활동하는 송길영 님의 말. 종일 여운이 꽤 기네요.




혼자서 일하기 시작하며 만들었던 네이버 블로그. 블로그에는 십 년 치 글이 저장되어 있어요. 사천 개를 넘어가는 글 안에 그간의 삶이 얼마간 남아있어요.


일에 관한 생각들, 사건과 사고, 성공과 실패, 고민과 도전, 시도와 재고... 일뿐만이 아니죠. 관계, 자아, 여행, 꿈, 취향...'삶'이란 단 어안에 포함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의 조각들이 쌓여있어요.




네이버는 매일같이 '몇 년 전 오늘'이라며 지나온 그날을 리마인드 시켜줘요. 불쑥 마음이 동해 클릭하고 보면, 문득 새로워 꼼꼼히 글을 읽게 되죠. 그럴 때, 나는 무엇을 느꼈나 생각해 봐요. '부끄러움'을 느꼈었나, '그리움'이었나. '안도감' 혹은 다른 무엇을.


지나온 글을 읽을 때면, 그때의 내가 써놓은 것인데도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이만큼 벌어진 시차를 사이에 두고 '나'라는 존재가 변했기 때문이겠죠.


이런 생각들을 했구나, 참 어렸구나, 뭘 몰랐구나 싶어 부끄럽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었구나, 기특하고 대견하기도 하죠. '이 글 참 좋네'하며 반성하기도 하고요.





우린 참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 봐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다 보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날은 드물어요. 조금 더 나아졌다는 안도감과 아직도 멀었다는 초조함이 번갈아가며 느껴져요. 어느 순간 '육체의 성장'은 멈췄지만, '인간으로서의 성장'은 멈추고 싶지 않은데.


생의 마지막 날까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바라는 이 고단한 욕망을 어쩌면 좋을까요?






글의 시작에 적어두었던 송길영 님의 말은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이었어요. 질문자가 그러더군요. '송길영 님은 여전히 젊다고 느껴져요'라고. 그러자 '계속해서 궁금하고 배우고 싶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젊어 보이는 것이다'라고 답하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우리가 영영 늙지 않는 비결은 보톡스나 영양제가 아니라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을이 겨울에게. 일상 에세이 편지



당신은, 어떤가요?

당신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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