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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장이 휴 Jun 28. 2024

나와 동류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한 준비물

사실 우리 주위 대부분의 집단, 모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계모임 하시나요..? ㅋㅋ

제가 서울에 올라와살면서 느꼈던 낯설었던 것 중 하나는 서울에 사는 도시사람들은 '계모임'을 잘 안 한다는겁니다..!

계를 모으지 않는다고 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도 이제 나이가 들면서 해오던 계를 중간에 다 깨버렸긴 하지만... 도시분들은 그저 '모임'을 하시곤 하더라구요.


근데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계모임이라는 건, 거의 다 중학교 동창계, 고등학교 동창계, 대학동기계, 회사동기계, 이런식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비슷한 장소, 비슷한 환경, 비슷한 조직에 속해서 만나게 되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것이 과연 나와 비슷한 사람인지, 같은 결의 사람인지는 조금 생각해보아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이 시대는, 각자 개인으로서 홀로 살아가는 시대입니다. 

적어도 과거 그 어느시대보다도 그렇죠.

그게 그리 불가능한 시대도 아니구요.

사실 나와 깊은 유대와 공감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은 살면서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그 안에서 충분히 나를 터놓고 드러낸 채 지내는, 하지만 소속감이 끈끈하고 내가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집단은 살면서 한번을 마주치길 쉽지가 않죠.


그러니 고향친구들도 각자 타지역으로 이사가면 자주 보기가 어렵고, 같은 조직에 있던 사람들도 상주하는 물리적 장소가 달라지면 자연스레 관계도 느슨해지다가 사라지죠.

물론 그 중 마음맞는 친구는, 서로 반이 달라지고 사는 곳이 달라져도 관계를 이어가지만 여전히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저는 누구나 고독을 이해하고 혼자 존재할 수 있을만큼 단단해지는 게 의미있고 청량감있는 삶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나와 같은 가치와 결을 가진 사람들과 내 모습 그대로를 터놓고 보여주며 함께 놀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너무나 좋겠죠.


그런 집단관계를 가질 수 있다면 가지는 것이 우리 각자에게 가치있고 중요하다고 믿는 저로서는, 살다가 그런 집단이나 모임을 만나는 큰 행운이 따르게 되었을 때를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나와 동류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한 준비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함께 보낼 시간이 필요하겠습니다. 이건 소중한 사람과의 1:1 관계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와 같은 마음, 같은 가치와 결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함께 있을 공간도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코로나로 비대면이 익숙해진 시대에는, 사실 꼭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1:1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오프라인공간에 모이려면 쉽지가 않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을 필요하죠.

그게 커뮤니티 사이트이든,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든, 휴대폰 어플이든 말이죠.


진솔함,이 필요합니다.

현실적이지 않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매우 긴밀한 속사정까지 나누는 아주 가까운 1:1 관계까 아니라 다수가 모인 집단관계에서 진솔함이라는 건, 꽤나 낯선 조합이죠.

하지만 진솔함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요즘은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활동이 많으니, 부담감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며 진솔해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편안함, 아마 유머러스함도 있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가장 필요한 준비물을 꼽자면,

상대방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난히 요즘 세태를 보면, 서로 비방하고 헐뜯고 재단하고 평가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나와 동류인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바라봐주는 마음은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각자는 서로 고유한 개성과 관점, 가치관을 가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럼에도 서로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관계라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는 게 엄청나게 두렵고 힘든일만은 아닐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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