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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장이 휴 Jun 29. 2024

발견을 위한 준비물

Who is that girl I see - 뮬란 ost

과연,
진짜 내 모습은 무엇일까요.


물론 모든 것은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러니, '나'라는 실체가 없는 거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하지만 그럼에도 모든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성과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록 그게 일순간이고, 그것 또한 언젠가 변해버릴지라도 말이죠.


어린 아이들은 자신이 무얼 할 때 좀 더 행복한지 직관적으로 압니다.

그리고 이 직관을 거스르고 억압할 무언가가 아직 내면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죠.

'순수하다'라는 말은, 이런 상태라는 걸 의미하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 우리는 잘 모릅니다.

내가 뭘 하며 살아야 이번 인생이 행복하고 후회없고 가장 스스로에게 잘살았다 자부할 수 있는 것인지.

내가 무얼 할 때 가장 기쁘고 행복하고 가슴뛰는 사람인지.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숨겨진 이유가 있지만, 지금은 그걸 자세히 이야기할 시간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공허감 대신 청량감으로 가득한, 후회와 불안 대신 긍지와 설렘을 지니고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은,


그래야 뭐 '성숙한' 사람이고 '깨우친' 사람이어서 그게 좀 더 올바른 성인군자에 가깝기 때문에 그래라는 게 아닙니다.

그저 철저하게 나자신을 위한겁니다.

그냥 내가 가장 후회없이, 공허감없이, 행복하게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날 알아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진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나를 발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모든 가치있는 일에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합니다.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관조하고 성찰하며

알아차리는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나를 발견하기 위해 머무를 공간도 필요합니다.

세상을 관찰하고 타인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깊게 바라보는 일이니,

아무래도 외부자극이 가급적이면 적거나 없는 장소면 더욱 좋겠네요.


건강한 컨디션.

그저 가뿐한 정도의 상태도 좋지만,

가급적이면 우리의 직관과 영감이 깨어날 정도로 건강한 최상의 컨디션이면 좋겠군요.

나를 발견하기 위한 시간과 공간이 준비되었더라도,

그 안에서 존재하고 있는 우리자신이 머리가 멍하고 직관이 거의 죽어있는 상태라면 다른 준비물들이 무색해질겁니다.


그리고 나를 발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꼽아본다면,

아마 '충분한 정신적 자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나 자신이라고, 내가 발견한 '진짜 나'라고 믿는 나의 모습 중 대부분은.

단언컨대,

타인과 사회가, 세상이

우리에게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나의 모습으로 오해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이미 수많은 철학가와 예술가들이 오랜세월 수없이 이야기해왔습니다.

오죽하면,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는 인간중심상담이론을 창시하여 모든 정신병리의 원인이, '경험과 자기의 불일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말이 좀 어렵지만, 쉽게 풀어보면 인간은 이미 사회에서 '착하다'며 이뻐해주는 모습으로 자기스스로를 규정하는 바람에 여기서 오는 괴리로 정신병을 얻게 된다는 겁니다.

(참고로 인간중심상담이론은 정신분석,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아직까지도 가장 주요한 3대 심리상담이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러한 정신적 속박과 노예화된 세뇌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마음의 자유를 충분히 얻어야

우리는 비로소 그 때부터

진짜 우리자신을 발견해나가는 위대한 일을

한걸음씩 시작해나갈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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