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을 위한 준비물

삶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조각해나가기 시작하는 본격적인 걸음

시간가는 줄 몰랐던 마지막 순간이, 혹시 언제였나요?
해가 지는 줄도 몰랐는데 새까만 밤이 되어있었던 적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나요?

제가 어떤 시간을 흠뻑 빠져든 상태로 보냈는지,

누군가와 있었을 때 그 시간이 행복했는지 판단할 때 저는 시간이 얼마나 순식간에 흘러가버렸는지를 보고 판단하곤 합니다.

일종의 척도인 셈이죠.

우리가 삶을 살다보면, 많은 상황들에 부닥칩니다.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도 하고,

지금 이 순간을 한껏 만끽하며 누리기도 하고,

소중한 존재의 의미를 음미하며 진심으로 감사하기도,

이악물고 버티며 목표를 위해 전력질주하기도 합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그 순간을 가장 깊고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

우리는 '몰입'을 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삶을 원하는 모습으로, 나 스스로를 내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존재로 조각해나가는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죠.

그렇다면, 몰입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준비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몰입할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무언가에 몰입하려면

우리가 그 자체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중간에 시간에 쫓기거나 초조함에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몰입할 수 있는 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몰입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공부를 하든, 운동을 하든, 사업을 하든, 대화를 하든, 봉사를 하든, 그 무엇을 하든

우리에게는 무언가에 몰입할 때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는 조용하고 안전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사실 가만히 앉아 사색과 명상을 한다면 공간이 크게 필요하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서있거나 앉아있을 공간 정도는 마련되어야 하겠죠.

최상의 컨디션과 자유.

이 또한 몰입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입니다.

우선 몰입을 하기 위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우리가 몰입대상에 충분히 시간을 들여 몰입할 수 있을 것이구요.

머리가 맑고 직관이 깨어있어야 잘 몰입할 수 있겠죠.

자유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무언가에 몰입할 자유라는 건,

절대로 우리에게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학생도, 직장인도, 조직구성원도, 그 누구하나 쉽사리 내가 원하는만큼 자유롭게 몰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할겁니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두 이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준비물 한가지를 꼽자면,

그건 바로 '완전한 이완'입니다.

읭, 무슨 소리냐. 하실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몰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몰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자신의 상태를 변화시키는겁니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가 스스로 정한 화두에 자발적으로 오랜시간 몰입해본 경험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굳이 찾아본다면, 아마 게임이나 드라마 보기 정도가 되겠네요.)

오랜 시간 한가지 화두에 최선을 다해 몰입하려면, 충분히 이완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대개 위기가 닥쳐야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잠시 몰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몰입을 하려고 하면 항상 몸과 마음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절대 충분한 몰입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힘 잔뜩 주면 수영도 안 되고, 복싱도 제대로 안 되고, 노래도 제대로 안 되는 것처럼요.

충분히 이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건 몰입하는 데 필수적인 힘입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몰입하는 시간들이 힘겹고 겨우 해내는 시간이 아니라,

충분히 즐겁고 편안하며 설레는 시간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