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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llmoon Dec 03. 2021

텔레비전을 주세요

쮸의 크리스마스 선물

나 : 쮸~ 산타할아버지께 소원 빌었어?

쮸 : 응


나 : 뭐라고 빌었는데?

쮸 : (덤덤하게) 텔레비전


나 : 응? 텔레비전?

쮸 : 응.


나 :(허걱) 그건 너무 커서 안 될 것 같은데... 배달하기 힘드실 것 같은데...

쮸 : (단호한) 아니야. 산타할아버지는 뭐든지 다 배달할 수 있어.


나 : 그래도...

쮸 : 아니라니까.


나 : 음... 산타할아버지께서는 어린이들에게 유익하고 그런 것만 배달해 주시지 않을까?

쮸 : 엄마도 텔레비전 사자 했잖아.


나 : 응? 엄마가 언제?

쮸 : 지난번에 제주도 갔을 때.


나 : (그럴 리가 없는데.. 음... 내가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는데...) 그래? 엄마는 정말 기억이 안 나는데.

쮸 : 아.. 엄마가 아니다. 아빠다. 그때 제주도 갔을 때, 아빠가 제주도 일 잘 되면 텔레비전 사자 했어.


나 : (부글부글. 흠.... 허...)

쮸 : 그래서 내가 일부러 산타할아버지한테 소원 빈 거야.


나 : 응?

쮸 : 엄마 아빠 텔레비전 사려면 돈 많이 드니까, 엄마 아빠 돈 아껴주려고 텔레비전 소원 빈 거야. 엄마는 내 맘도 모르면서~


그럼 그럼. 엄마는 네 맘 모르고, 넌 엄마맘 모르고. 그나저나 텔레비전을 사야 하나?



아이들은  때는 시인으로 태어나 자라면서 점점 시인의 재능을 잃어가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12월을 맞아 아이에 대한 기록들을 살피다 발견한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에피소드. 이제는 "에이~~~ 엄마 아빠가 산타클로스잖아"라거나 "선물? 뭐든지  사줄 거야?" 대놓고 물어보는   아는(?) 어린이가 되어 아쉽기도 하지만, 여전히 시인의 눈으로 시인의 말을 불쑥 던져 엄마를 깜놀하게 하는  어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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