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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목없음 Jan 18. 2019

일을 '잘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

마케터의 일  |  장인성 지음, 김규림 그림, 북스톤 출판


#마케터의일  #장인성  #김규림  #북스톤



우아한 형제들 들여다보기

배달의 민족이 하는 마케팅은 재미있다. ATL, BTL 마케팅의 독특함은 물론, 구성원 각자의 SNS가 곧 ‘배달의 민족’의 마케팅 채널이 된다는 점에서 또 재미있다. 

나 또한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을 배달의 민족 마케터들의 SNS계정을 통해 접했다. (나만 그런 건 아닐수도) 애정하는 리디북스에 전자책이 나와있는 걸 확인하고 바로 구매했다. 

배민에서는 참 '개인 책'을 낸 멤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동료나 선후배가 마치 자기 일인 것 처럼 SNS로 책을 홍보해주고, 함께 기뻐해주는 것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마케터의 일'을 읽으면서도 작가가 얼마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지가 느껴졌다. 결국은 사람이다. 


* 앞으로 어떻게 할지 먼저 생각한다, 누구 잘못인지 말고.
* 나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 말고.

개인의 유능함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 사이의 케미입니다. 
- <마케터의 일> 책 내용 중 일부



리디북스 마이페이지 중 '독서노트' 화면 갈무리



남을 이해시키고 싶으면 내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책을 다 읽는데는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여운은 일주일이 넘게 갔다. 공감가는 문장을 밑줄 긋고, 그 페이지를 읽고 또 읽고, 또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떻게 이렇게 글을 쉽게 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쉬우면서도 핵심은 명확한 글. 나를 아끼는 선배가 따뜻하게 조언해주듯이 쓴 문체였다. 

아버지가 해준 얘기가 떠올랐다. 박사논문을 쓰고 있을 때, 아버지의 지도교수님께서 ‘논문의 내용을 설명해봐라’라고 하셨단다. 열심히 강의하듯 설명을 하는데 얘기를 5분도 듣지 않고 지도교수님이 나가셨다고 했다. ‘이렇게 어렵게 설명하다니, 넌 아직 그 내용을 100% 이해한게 아니야’라며. 

그렇다. 내가 뼛속까지 느낀 것이 아니면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그럴싸한 말로 어렵게 포장하려고 한다. 그 논리로 책을 보니 ‘아, 이 작가는 정말 뼛속까지 느낀 일들을 전해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누구나의 ‘일’

마케터의 일이라는 제목이지만, 사실 책은 마케터를 지워도 무방할 정도로 “일하는 방식”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더 놀라운 건 막 회사에 입사한 인턴이 봐도, 대리급 실무진이 봐도, 과차장급 중간관리자가 봐도, 한 디비젼을 책임지는 리더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이라는 거다. 커다란 챕터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1. 마케터의 기본기
  2. 마케터의 기획력
  3. 마케터의 실행력
  4. 마케터의 리더십

이 책이 좋았던 첫 번째 이유가 ‘쉽게 써진, 공감할 수 있는’라면, ‘솔직함’이 두 번째 이유다. 작가는 ‘나는 원래 잘났어’, ‘나는 원래 일을 잘했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중간 중간 본인이 주니어였을 때,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실수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덧붙여 왜 그것이 잘못된 일이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수정해나갔는지도 말해준다. 

"제가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를 가끔 떠올려봅니다. 잠깐 기쁘고 곧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도 힘들었고 팀원들도 힘들었죠. 제가 늘 팀원들을 이기려 했거든요."

- 4장 마케터의 리더십, <팀원에게 지는 리더> 중 일부


우리 팀 막내 2명에게 사비를 들여 책을 각각 선물했다. 일을 ‘잘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성장하는지’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이런 분에게 추천:

갓 회사에 입사한 사회초년생 

‘이런 식으로도 세상을 볼 수 있구나’ 마케터의 시선이 궁금하신 분

기획, 마케팅, 전략 쪽의 일을 하고 계신 분

‘어떻게 일을 하는가’ 뿐만 아니라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관심이 있으신 분

설득력있고 쉬운 문장을 쓰고 싶으신 분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순차적인 톱니바퀴여서는 안 됩니다. 저마다의 재능을 가지고 모인 한 팀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축구장의 선수여야 합니다. 원래 맡은 포지션이 있지만 언제든 필요하면 자리를 벗어나야 합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 장인성, <마케터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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