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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람 Nov 07. 2024

기업용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

엔터프라이즈용 B2B 서비스를 다년간 담당해오고 있다. 기존과 달리 AI 를 활용한 B2B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써보려고 한다. 


1. 기술의 특징

LLM 기반의 AI를 활용하여 업무효율화를 돕는 기업형 제품을 만들고 있다. LLM 을 활용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내부 데이터(내부 문서 정보, SSO 와 같은 고객 인증 시스템, 업무 플로우를 위해 앞뒤로 붙여줘야 하는 기능들 모두) 와 연결해줘야 한다. 


그러므로 고객 환경에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제품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경우 SaaS의 나라, 미국에서는 각종 third party 툴과 연계하여 정보를 주고받는 게 익숙하므로 third party 를 빠르게/많이/정확하게 연동해주는 게 key 이다. 한국에서는 그런 연동에 대해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래서 on-promise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그 딜들은 규모가 적지 않기에 회사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즉, 기술의 특성에 국가 특징이 더해져서 설치형 제품에 대한 요구가 많이 들어오므로 Product Manager 로써 제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에 아쉬운 환경이다.


2. 시장의 기대

새로운 기술들을 태동하면서 제품 실험화 > 상용화 > 보편화 > 성숙화 되기 까지의 과정을 겪는다. LLM 기반 AI Software는 아직 보편화되었다고 보이진 않는다. 다만 일반인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Chat GPT, Gemini, Perplexity 를 써 본 고객들은 그런 류의 서비스를 기대하게 된다. 


기업형 서비스가 되면 뒤에서 돌아가는 DI 라던지, model, fine tuning, few shot 등 각종 기반 작업이 필요하다. 그걸 배경을 모르는 고객과 고객사를 만나면 제품의 가치/필요한 수고에 대해 설득시키기 힘들다. 그리고 UI 또한 그들에게 가장 편하고 강렬한 인상을 준 제품, Chat GPT 스러운 걸 기대한다.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 제품의 영향을 보면서 사람들의 기대치를 만들고 시장을 형성하는 제품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우리 팀은 그 기대치 아래 어떤 전략으로 가치를 만들어 가야 할 지 어려운 숙제다.


3. 팀 관리와 효능감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일이 가치있길 바라고, 크든 작든 보람과 효능감을 느끼길 바랄 것이다. B2B 서비스를 만들면서 유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유저 입장이 되어보기 어려운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럴 때마다 팀원들은 효능감을 느끼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술적인 시도를 하고 즐거움을 얻는 경우라면 다행이지만 누군가는 (디자이너라던가) 본인 직군에서 시도하고 기여하고 싶지만 자꾸만 벽에 막히는 것이다 (계약과 무관하다던가, 덜 중요하다고 한다던가).


대부분이 재미없어 하는 B2B인데, 기술도 빨리 변하고 비교대상은 global standard Chat GPT 이고, 설치형 제품 요구사항이 많은 상황에서 팀원들도 의욕을 잃어가는 게 느껴진다. 조직 체질을 바꿔야 하나, 어떤 비전을 보여줘야 하나 싶다. 돌아보면 적극적이다가 지쳐서 나가거나, 수동적인 상태로 남아서 일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leader 로써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까? 타인이 누군가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동기를 '자극'시켜줄 수 있는 말이라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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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보니 마치 '힘들어요' 를 곱게 말하는 하소연이 된 것만 같다. 

그래도 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호기심 충족, 가장 따끈따근한 변화를 직접 마주치고 갖고 노는 즐거움, 태동하는 기술의 상용화를 개척하는 것, 큰 기업에 도입되는 전체 과정을 함께 하는 것, 몇 년 뒤 AI 가 너무 당연한 문법이 되었을 때 높아져있을 우리의 기술이해도.. 이런 장점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비전이 장대하고 우아하더라도, 현실은 매일의 고난과 고민일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을 생각하며 매일의 의미와 재미를 찾고 싶다. 


AI 서비스를 만드는 Senior Product Manager 로써 어떤 글을 써보면 남들에게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되는 글들을 좀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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