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방황 중이다.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왜 일을 그렇게 하냐는 공갈 그 사이에서.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져버렸음에도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나의 몫이다.
누군가와 얘기할 때
내 웃음은 내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 건지
분명 웃음이 뛰쳐나올 차례가 아닌데
참지 못하고 아니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건지
원치 않던 웃음이 뛰쳐나온다.
내 웃음은, 저 동료의 웃음은
저런 목소리와 저런 형태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때로는 이런 내가 위선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건 어찌 됐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동아줄 같은 웃음이라고 해야 할까.
얘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는 사회적 웃음, 사회적 감정.
사적인 자리에서는 이런 것들의 흔적을
결코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천박한 웃음뿐만 아니라
다른 감정들도 이렇게 꺼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상처받을 일이 생기면 사회적 상처
뭐 이런 것들을 꺼내두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는
아끼고 아끼는 감정들을 꺼내두고.
글을 쓰다 보니 뭔가 익숙해서 찾아보니
전에도 비슷한 글을 썼더라.
입직하고 얼마 안 돼서 썼던 이 글처럼
감정도 탈부착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이런 글을 쓰면, 이런 말을 꺼내면
상처를 뒤덮을 만큼 걱정들이 쌓이곤 하지만
유별나게 힘든 건 결코 아니다.
괜찮다, 정말 괜찮다.
그저 모두가 평소에 하는 생각들
딱 그만큼만 글로 적었을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