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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동 Sep 02. 2024

하고 싶은 일이 뭔데?

나는 요즘 세대 대부분이 쓸데없는 이분법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글은 휘갈겨 쓴 것이기 때문에 읽다가 화나면 알아서 하시고.


.


내가 봤을 땐

하고 싶은 일(특정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상화가 지나침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게 무언가 더 특별하다고 굳게 믿음. 

회사 다닐 때 제일 어이없었던 것중 하나가 

밖이든 안이든 어딜가든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직장인을 '평범'하다 생각하고 '노예'라고 자조하고 비하한다는 것이었음. 

하긴 평범이란 뜻은 '대다수가 영위하는' 이라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건 맞는 말이지.

그런데 그걸 굳이 매일매일 죽지 못해 사는 노예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게 맞냐구?

물론 진짜 돈만을 위해 억지로 취직하는 사람도 많음.

그렇다고 모든 직장인이 정말 다 노예인가?

계몽주의와 마르크스 이후로 계급 인식이 강화된 21세기 현대인들이라 그런가 

자기들을 마치 중세시대 농노라든가 미국 남부 목화농장 노예들처럼 표현한다는 게 우습기 짝이 없음.

부조리한 일도 많지만, 사회의 혜택을 분명 누린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며

본인이 또 그만큼 노력을 해서 그 자리 갔으면

좀더 건설적인 사고를 할 것이지 자조를 습관화하는 지 모르겠음

뭘 원하는 거야 찌루찌루 파랑새라도 찾아오길 바래?

그렇게 싫다면

왜 못 관둘까?

그렇지 당장 월급이 없음 생존이 걱정되지. 

하지만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음.

그놈의 '하고싶은 일'이 있다고 고래고래 징징대면서 사실상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잘 모르고

기회를 줘도 대충해버리는 인간들이 꼭 목소리가 큼.

그냥 귀찮은 거 싫은 거 안 하고 내 멋대로 살겠다가 절반은 차지한다고 봄

거기다 플러스. 

그러게 살 건데 남들이 날 멋지게 봐주면 좋겠다. 


나머지는, 정말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혹은 자기만의 뜻이 있는 사람들임.

그들을 위로해주고 싶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 백프로.

전자의 경우에는 입닥치고 있으면 좋겠음. 

본인이 

어릴 때부터 정신 못 차려서

하고 싶은 거 잘 찾지도 못하고, 있어도 도전조차 못하면서

도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비아냥대고, 도전을 안하면 안한다고 또 (자기처럼) 노예라고 비아냥대고 

이러고 앉아있는 꼬라지를 나는 도저히 곱게 볼 수가 없음.

만약 진짜 '해야 할 일'들이 적성에 안맞아 미치겠으면 

그런 사람은 그냥 나와서 자기가 기반 잘 닦고 스스로 잘 살아감.

징징댈 에너지조차도 아껴 쓰는 사람들임.

그리고 나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나누는 것도 우스움.

해야 할 일이란 말은 '돈 벌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의미하니까,

요컨대 현세대는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아 실현을 위해 일하고 싶다 그런 주장을 하는 거잖아?

근데 돈을 벌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대체 뭐가 공허하고 문제적인 것이야?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건데?

돈 좋아서 열광을 하는 사람들이 왜 갑자기 자아실현 타령이야? 니들 논리대로라면 돈 벌기 위해 하는 일이야말로 진짜 최고 아니야? 아 돈은 돈대로 벌구 싶구 나는 나대로 행복하고 싶다 이거야?

행복이 아니라 그냥 잘나고 싶은 거잖아.

인스타에 비싼 거 사고 자랑하고 싶은 거잖아.

서점을 차리든 바를 차리든 세계여행을 다니든, 무엇보다 돈 겁나 못 벌 건데 아무도 님을 절대 '특별한 자, 성공한 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건데도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예요 하는 사람 손. 

젊은 세대 중에 과연 얼마나 될 지. 

좀더 양보해서 

해야 하는 일을 돈을 벌기 위해서"만" 해야 하는 일이라고 범위를 더 좁혀보자.

그런 일은 대개 재미가 없지. 나도 엑셀 참 싫어하는데... 그런 거나 두드리고 있구...

그런데 그게 무가치한 일이야? 그게 노예나 하는 짓이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내가 컴퓨터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짓을.. 곧 AI로 대체될 것인데

이건 인간소외다. 이 주장에 대해선 나도 200% 동의하는 바야.

그런데 이것은 사실

사회구조적 문제고, 그 역사는 깊고도 깊단 말이지.

하지만 사람들은 이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인탓을 한다는 거야.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을 못차렸어.

구조적 문제가 분명한 일이 천지에 널렸는데도 매번 개인 의지 타령이야

니가 정신력이 없다 니가 노력을 안했다 니 성격이 문제다 (MBTI 기준으로 너는 F여서 문제다 T여서 문제다 호들갑) 니가 공부를 안했다 니 부모가 돈이 없어서 문제다 ... 에휴 ... 


또 한국 가면 각종 콤플렉스로 발끈하는 인간들 천지일 거라서 미리 써놓는 거야.

한국은 뭐 못해서 심통난 인간들밖에 없는 거 같아.


아 열받어.

서울 다 좋은데 그런 인간들이 너무 꼴보기 싫어.

2차대전 다큐멘터리나 계속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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