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zyJun Aug 12. 2017

Spanish #1 성장하는 내 자신을 지켜보는 일

"청주 날씨는 어때요?"

2008년 짐캐리 주연의 헐리우드 영화, "예스맨"에서 우리는 주인공의 다양한 '긍정'도전을 지켜보게 된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망설이기만 했던 그에게 한국어 또한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는데, 짧은 분량이지만, 배움의 과정에서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과, 간간이 한국어를 '써먹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잘 표현하고 있지 않나 싶다. 지금까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을 '문득' 시작하고, 그저 다른 세상의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도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것이 외국어 습득을 생각하는 첫번째 동기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모르는 장소로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갑자기 운동을 하겠다며 달리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외국어습득과 여행, 운동, 이것들의 공통점은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변화하는 내 자신을 지켜보며, 얻게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뿌듯한 성취감이다.  나의 스페인어 배우기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이 되었다.


영화 "예스맨" (네이버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5944

영화 "예스맨", "yesman learning Korean" (유투브) https://youtu.be/NoUSoopYwVc




사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스페인어를 처음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기억도 희미할 정도이지만, 2006년 즈음에 "펠**어학원"에서 3~4개월정도 회화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당시의 계기 또한 거창할 것도 없이 그저 호기심과 막연한 기대감에서였다. 전 년도인 2005년은 런던에서 1년여 어학연수를 하며,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났었는데, 남미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아이들이 서로 자신의 모국어만으로도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무척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야 이른바 '라틴'문화가 베이스의 '로망어'계통이라서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로써는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었고, 스페인어 하나 만으로도 지구상의 꽤 많은 인구와 소통 가능하다는 사실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몇 개월 이상 지속되지 못한 당시의 스페인어 습득은 그대로 잊혀져 갔고, 나는 요 몇년 새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공부하게 된다. 특히 직전의 프랑스어는 꽤 밀도있게 학습을 했었고, 몇가지 낯설은 문법요소와 동사변화등에 대하여 어느정도 익숙해지다보니 스페인어도 웬지모를 자신감과 흥미가 생겼다. 관심 있으면 보이고 들리는 것도 많다고 했다. 개인 사정상 작년만큼의 밀도있는 시간 투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10년 전 잠깐이나마 배웠던 기초문법들과 (아마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어의 구조들을 떠올린다면 한번 도전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1년여를 생각한다. 다만, 꼭 1년 일 필요는 없다. 중간에 포기하는 것을 방지하고 꾸준히 동기를 부여하고자 정했을 뿐이다. 



스페인어가 더욱 재미있을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히 알려진 이른 바 '라틴 문화'의 정점에 스페인어가 있고, 주위를 잘 살펴보면 생활 곳곳에 스페인어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국 또한 히스패닉 문화가 주류이다 보니 영화나 음악 등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다. 특히 뭐랄까 우리가 스페인 남부나 남미를 생각하면 흔히 떠오르는 뜨거운 태양과, 남녀할 것 없이 흥이 넘치는 라틴 사람들, 열정, 사랑의 언어들, 이러한 긍정적 이미지들은 스페인어 습득에 중요한 동기부여가 된다. 본격적으로 스페인어를 하겠다고 시작한지 이제 수 개월차이다. 여느때와 같이, 시작점을 인지하고, 내년 이맘때에 오늘을 돌아보고자 한다.







제일 처음 시작은 그 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아보고 거기에 친숙함을 찾고 또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다. 가장 좋은 것은 그 나라의 문물을 여과없이 그것도 적극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화원'을 방문하는 것이다. 지난 독일어와 프랑스어 시절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양질의 도서자료도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지에 성큼 다가서는 매개체이자 언어를 배우는동안 베이스캠프가 되어준다고 할까. 하지만 아쉽게도 스페인문화원은 내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이 아닌 대구에만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링크) http://espanol.inter-burgo.com/intro/intro01.html








아쉽지만 포기해야하나 하며 검색을 계속하던 찰나, 서울에도 한국외국어대학교 건물에 '세르반테스 학교'라는 스페인 정부운영 기관이 있으며, 대표시험인 DELE시험 또한 실시되고 있는 것을 발견. 일단 방문해보기로 했다. 거주지와 조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직접 찾아가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스페인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스페인어명칭이 낯익다 싶더니, 독일문화원(Goethe Institut)과 프랑스문화원(Institut Francais)와 닮았다. 특히 문학가 이름을 딴 괴테문화원처럼, 스페인 또한 '돈 키호테'로 유명한 작가 '세르반테스'가 그 이름인 것이 무척 반갑다. 

(링크) http://seul.cervantes.es/ko/default.shtm








수소문해보니, '세르반테스 학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입점'해 있는 상황인 듯 하다.  사진 속의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운영사무실은 대학교수 사무실이 모여있는 곳에 같이 있었고, 안 또한 여느 대학교수 사무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마침? 한국인 직원분들도 안계셔서 현지 스텝분들과 스페인어 상담을 했다. 세르반테스 교실 자체가 문을 연 것은 얼마 안 되었고, 이곳에서는 주로 서울 각지의 세르반테스 교실의 선생님들 일정을 관리하거나 시험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듯. 스페인어 책이나 음악, DVD등을 열람할 수 있는 시설은 아직 없는 듯 했다. 다만, 방문당시는 2017년 3월이니 앞으로 변화하는 상황은 지켜봐야 겠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나. 직접적인 수확은 없었지만, 세르반테스 학교 운영사무실에서 주워들은 정보로, 강남지구에서도 '파견'형식으로 어학교실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 회사하고 가깝고, 수업일정도 주1회씩 3개월로, 여유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사실 주1회도 직장인에게 빡빡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여유로운 일정에 기초단계부터 세르반테스 학교에서 검증된 원어민 교사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게 무척 매력적이다. 단, 3개월 단위로 진행되므로, 미리 일정조율 및 등록(선착순 마감)을 해야 하는 것을 유념.

(링크) https://www.shinsegae.com/culture/academylecture/aca_index.jsp








3개월간 담당교사 Fran*****. 인상 좋을 뿐 아니라, 다양한 학습수단과 멀티미디어 활용으로 학습의 재미와 동기 또한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시한번 감사. 환경 또한 백화점 문화센터이다보니 접근성이나 시설 모두 만족스럽다. 가장 큰 어려움이라 한다면, 본인의 의지다. 일반 학원에 비해 넉넉한 일정에 금요일 저녁이다보니 굳게 마음먹지 않는 한 꾸준히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 가볍지만 확실하게 시작을 하고 싶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전문학원에서 수개월동안 꾸준히 배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우리의 일상은 스페인어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고, 전문학원의 수강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누군가에게 배우는 수강 일정은 이 3개월로 마치게 된다. 






동시에 병행했던 것은 스페인어 문화 친숙해지기. 문화원에 갈 수 없으니, DELE시험 분위기도 볼 겸 서점에서 관련서적이라도 탐독해보고자 방문. 영어나 중국어에 비해 마이너이므로 가능한 대형서점에 가야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접할 수 있다. 방문당시와 최근은 서가분류기호가 일부 변경된 듯 하지만, 대략 이런 분위기로 스페인어학습 관련된 코너를 만날 수 있다. 당장은 잘 모르더라도, 이 언어가 어떤 글자로 이루어져 있고, 현지어 교재와 한글교재간의 차이점이라던가, 표현방식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조금 어렵더라도 처음부터 영어, 또는 현지어로된 교재를 선택한다면, 추후 응용의 폭이 더욱 넓어지고, 현지 사고방식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한국어 교재는 시험준비나 기초문법 등에 참조가 바람직하다.








(하기 일련의 도서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선택임을 참조 부탁 드립니다.)









첫번재 현지어 교재 선택. 가장 기초수준인 'A1'에서 골랐다. 그림이 많고 휴대가 간편한 두께와 무게, 구성이 단순하며, 회화가 있었으면 했는데 맘에 쏙 들었다. 비닐포장되어 있어 열람이 안되는 것은, 북마스터 카운터에 가서 이야기 하면 그자리에서 비닐을 벗겨, 열람을 가능하게 해준다. 참고로 이 도서의 음성파일은 웹페이지에 접속해서 다운로드 받는 형식. 

(링크)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Eng.laf?ejkGb=ENG&mallGb=ENG&barcode=9788490816103&orderClick=LEA&Kc= 







기초문법 맛보기용 한국어교재. EBS교재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제작되었으므로, 처음 맛보기에 유용하다. 또한 1회당 20분 내외의 음성강의파일도 있어, 출퇴근길에 하나씩 듣기에 딱 좋다. 최근에 동영상 강의가 많은 듯 하지만, 음성강의는 시선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또한 1회의 회화 분량이 적어서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현지에서의 활용빈도는 장담할 수 없다.(다소 한국식 사고의 회화 구성도?)

(링크)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4824228&orderClick=LAH&Kc=

  







만화처럼 보는 현지어-영어 교재. 페이퍼백으로 되어 있어 정말 무척 가볍고, 크기 또한 손바닥보다 약간 커서, 부담없이 들고다니며 언뜻언뜻 보기가 쉽다. 내용 또한 복잡할거 없이 직관적인 구성에 그림도 (참 스패니쉬하다) 있어 재밌다. 가격은 또 얼마나 매력적인가. 

(링크)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Eng.laf?mallGb=ENG&ejkGb=BNT&orderClick=LEC&barcode=9780451168375






독어와 스페인어 할때 유용하게 참조했던 '노래로 배우는'시리즈. 혹시나 해서 찾아봤는데, 역시 스페인어 버젼도 있었다. 꽤 오래된 노래들이 많고, 노래파일 또한 음질도 좋지 않지만, 우리 귀에 익숙한 멜로디들의 스페니쉬 노래들을 맛보기에 좋다.

(링크)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4825294&orderClick=LAH&Kc=






사전은 가능한 현지어-영어 버젼으로, 광고가 없고 단순하며 최소한의 비용을 지향한다. 영어를 잘 못해도 기초수준의 외국어 습득에서 등장하는 단어 또한 일상생활이나 기초수준의 단어가 많으므로 큰 어려움은 없다. 조금 어렵더라도 영어로 찾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추후에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의미가 잘 생각 안나는 걸 외국인에게 설명할 때, 현지인, 또는 영어구사자와 영어를 통해 스페인어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영어를 리마인드 하면서 영어감각 또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표현이나 사고방식도 영어와 유사한 경우가 많기에 도움이 된다. 수많은 어플을 시험하여 다다른 결론이 바로 이 어플이다. 심플하고 다양한 용례를 함께 보여줘서 편리하다.

(링크)https://appsto.re/kr/EuB0t.i








그 외 문장이나 단순번역은 구글번역을 이용한다. 사용빈도가 높을 것 같은 수준은 빠르고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게 장점이다.(다만 아직까지는 '기계번역'에 가깝다는 것을 전제할 것)








흥미를 가지기 쉬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음악이다. 다행히도 스패니쉬 노래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큐반재즈, 탱고, 힙합, 팝송 할 거 없이 좋은 곡이 너무 많아서 선택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좋아하는 곡 한 두개 선정하여 의미를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언어습득도 되고,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배경을 조사하며, 자연스레 그들 사회의식에 대한 이해도 함께 수반된다.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그간 접하고 있는 스페인 문화 등에 대해 좀 더 집중적으로 다뤄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French #7 파리에 가면 보이는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