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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Mar 03. 2020

재택근무 잘 하고 계신가요?

By Wodian Grace Choi 

코로나로 재택근무 많이들 하시지요? 사실 재택근무할 수 있는 직종이라면 복받으신 겁니다. :) 그런데 재택근무 안 하다가, 재택근무하는 거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제가 처음 재택근무를 했을 때는, 전 직장 사무실 이사 이슈로 한 달간 했었는데 12년 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처음 이틀 정도는 정말 좋았는데 그 이후에는 뭔가 붕 뜬 것 같고, 일을 해도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막막하더라고요. 중간중간 미팅 차 사람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어찌나 집중이 안 되는지... 쭉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사무실의 내 자리, 내 컴퓨터, 적절한 소음 뭐 그런 환경에 최적화되어 일하다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티비도 보던 공간에서 일을 하려니 자꾸만 눕고 싶고 놀고 싶고... 그렇다고 편히 놀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시간이 반복되었지요. 



어쨌든 그 한 달은 참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흘러 워디랩스를 창업하고, 우리는 재택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창업자인 Jasmine은 싱가포르에 살았고, 저는 서울에 있었으니까요. 직원일 때와 스스로 대표가 되었을 때 업무 몰입도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환경 따위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집이든, 카페든 컴퓨터가 있으면 눈에 불을 켜고 일에 달려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후 회사를 키우기 위해 새로운 멤버를 초대 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고집하면서 일을 했지요. 10년 전 제가 얼마나 재택근무에 적응하지 못했던 직원이었는지 까맣게 잊고 말이지요. 



이후 워디랩스와 함께 한 분들은, 솔직히 재택근무를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유 사무실을 구해, 그곳에서 한동안 일하기도 했지요. 나쁘지 않았지만 회사가 잘 될 때는 교육과 코칭으로 사무실을 쓰는 날이 거의 없었고, 회사가 너무 조용할 때는 비용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다짐을 했지요. 재택근무를 잘만 활용하면 사무실을 이용해야 하는 계륵 같은 상황에서 좀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그래서 다시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했고, 우리는 이렇게 일하기로 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1. 극도의 자율성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은 바로 무조건적인 '신뢰'이다. 


누군가를 신뢰하고, 그 일을 충분히 해 낼 수 있다고 믿으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전혀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는 무조건 믿었습니다. 믿으니, 정말 다들 잘 했습니다. 극도의 자율성이 부여된 것이지요.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저 역시 제 마음대로 시간을 썼지요. 다만 하기로 한 목표와 그 목표에 대한 '질'에 대해서는 서로 냉정한 피드백을 했지요. 실제로 워디안들은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했습니다. 자신이 만족스러울 때까지 일을 하는 것이지요. 




2.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만나지 않는다고, 소통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훨씬 더 많은 소통이 사실 필요하지요. 일단 우리는 오전에 서로의 안부를 간단히 물으며, 업무 목표를 설정합니다.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설정하고, 서로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 목표가 괜찮은 목표인지, 달성 가능한 수준인지도 서로 체크해 줍니다. 가령 너무 오버해서 목표를 잡으면, "그레이스 그건 이번 주 금요일까지 해도 늦지 않아! 오히려 급하게 해봐야 퀄리티가 안 나올 거야!"라고 바로바로 목표를 피드백 해 줍니다. 디테일한 업무 목표가 정해지면, 그 목표를 바탕으로 각자의 시간과 환경과 에너지를 고려해서 수행하고 그 수행 방법과 시간은 존중해 주지요. 중간중간 카톡이나, 이메일로 소통하며 보완하긴 하지만 글을 써야 하거나 등의 고도의 집중시간이 필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때에는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서로 많은 배려를 해 주곤 합니다. 



3. 재택근무의 장점을 최대한 누린다.

집에서 근무해서 좋은 점이 뭘까요? 일단 편안한 옷차림, 화장기 없는 얼굴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복잡하고 답답한 대중교통지옥도 피할 수 있고요. 그리고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와 얼굴을 더 많은 시간 볼 수 있습니다.(물론 질적으로는 좀 떨어집니다) 병원을 가거나, 우체국을 가거나 하는 볼일도 좀 덜 복작거리는 시간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누리면 됩니다. 누릴 수 없는 이유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근무환경에 익숙해져서 반드시 9시부터 6시까지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 때문입니다. 저는 진정한 재택근무를 위해서는 이 근무시간에 대한 압박 자체를 벗어버려야 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집이 회사가 아닌데, 어떻게 같은 조건으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집은 방해를 받는 요소가 많은 곳입니다. 그러니 방해를 받는 그 시간은 일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거나, 몰입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그 시간에는 그냥 집에서 해야 하는 다른 일을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조용한 시간대 (아이가 잠을 자거나, 새벽 등)에 몰입감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 집중하면 됩니다. 충분히 그 시간을 활용해도 평소 하는 일의 성과 그 이상을 해 낼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4. 잘 먹고, 많이 움직이기!


낮에 혼자 밥을 먹으면, 잘 못 챙겨 먹습니다. 라면이나, 간식으로 대신하기도 하지요. 대단히 잘 먹을 필요는 없지만, 세 끼를 영양소 잘 챙겨서 잘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못 먹는 영양가 있는, 집 밥을 챙겨 먹는데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대신, 많이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금방 뱃살 붙고, 몸이 무거워집니다. 출퇴근으로 왔다 갔다 하는 에너지가 꽤 큰데 그 시간이 줄었으니, 그만큼 움직여야 합니다. 저는 동네 산책도 하고, 필라테스도 하고 나름 노력하지만 일에 집중하는 날들은 움직여야 하는 것을 완전히 망각하고 열 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한 바로 다음날은 어깨와 목이 양껏 뭉쳐 두통으로 괴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열심히 움직입시다!!!





일단 재택근무에 익숙해지고 나면, 다시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는 것이 무척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좋습니다.



코로나19로 시도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기업에서 알게 된다면, 진정된 후에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차원에서는 나쁜게 별로 없거든요.. :) 


다만, 성과를 보여주어야겠지요. 그것이 가능하다는! 그리고 팀의 리더의 역할이 너무 중요하지요. 믿어주고, 목표를 적절히 주고, 그 과정 과정에서 시간을 쓰는 행동에 대한 피드백이 아닌 진짜 일의 본질에 가까운 피드백을 주어야 하는 그 '역할' 말이지요. :) 


https://www.youtube.com/watch?v=SHomkgQxYDM





Be wodian


Grace Choi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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