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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능력도 단계가 있어요

글자를 잘 읽는다고 읽기 능력이 높은 것은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책읽는 장미 독장미 입니다. 오늘은 읽기 능력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먼저, 우리는 언제부터 읽기를 시작할까요?


보통 ‘읽기’라는 행동이 이루어지려면 ‘문자’ 즉, 글이 있어야 해요. 네이버 사전에서는 읽기를 "글을 바르게 읽고 이해하는 일"로 정의를 내리고 있죠.  그러니 읽기를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알려면, 글을 바르게 읽을 수 있는 시기를 알아보면 되겠죠?


한글을 언제부터 떼는지 생각해 보세요. 


어떤 아이는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 아주 일찍 떼었을 수도 있고, 보통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글을 떼죠. 어르신 중에는 한창 나이를 먹고 나서야 글을 떼는 경우도 있고요. 요즘은 대부분 초등학교 입학 전, 대여섯 살이면 한글을 떼는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엄마의 말,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의미를 파악했다면, 한글을 떼고난 후부터는 좀더 직접적으로 세상의 의미를 파악해 가기 시작합니다. 어릴 때 아이의 첫 학습이 한글떼기 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문자를 알아야 좀더 체계적인 사고가 가능하고, 한단계 더 발전한 학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너무 일찍부터 문자를 가르친다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안되겠지만요. 

부모가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는 보통 서너살이 되면 조금씩 주변 문자에 관심을 보여요. 


“저게 뭐야?” 라고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글자를 알아가고 싶어해요. 이때 아이의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읽기로 연결시켜 주는 거예요. 하지만 이 부분은 오늘 이야기하는 주제가 아니니 일단 패스 하고요^^


한 단어 두 단어, 한 문장 두 문장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읽기의 단계도 변화하죠.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해 놓은 것이 바로 그림책이에요.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의 읽기 단계와 아이의 읽기 능력의 향상은 비례해 나가요. 


한 단어 책 있잖아요. 사과, 바나나, 자동차 같은 장난감 같은 단어장 같은 책이 아이에게는 첫 책이 되는 거죠. 

읽기는 말하기와도 연결되어 있는데요. 보통 이렇게 한 단어 책을 읽어주는 시기가 돌 전후 되어 아이가 한두마디 말을 시작할 때예요. 이런 아이의 발화력을 키워주기 위해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단어로 만들어진 책을 읽어주죠.

 

그런 후, 아이가 한 문장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면, 책 또한 간단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으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아이가 커갈수록 읽기 능력에 맞춰 책이 바뀌는데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 그런데, 어느 시기부터 책을 읽기가 힘들어지고, 재미없고 그러다가 성인이 되어서는 아예 책은 손에 잡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읽기 능력이 어느 순간 자신이 읽어야 할 책에 비례해서 제대로 키워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모든 학습이 다 그렇지만, 읽기 능력 또한 학습되어야 하는데요. 문자를 읽을 수 있는 것과 읽기 능력을 키우는 것은 달라요. 영어로 생각하면 읽기능력이 무엇인지 좀더 쉽게 파악할 수 있어요. 


영어 알파벳을 배운 후에는 단어를 배우고, 문장을 배우죠. 하지만, 어려운 이유는? 많이 읽어보지 않고, 제대로 써보는 기회가 없다보니 대부분 배울 때 그때 빼고는 다 잊어버리는 거잖아요. 

즉, 한글을 읽을 수 있다고 한글의 읽기 능력이 키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예요.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이 이 부분을 그냥 넘기죠. 아! 한글을 읽을 수 있으니까 글은 다 뗐네. 라고 생각한 후 그 다음부터는 다른 학습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어릴 때는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던 아이들도 커가면서 책을 멀리 하기 시작해요. 그 이유를 책보다 재미있는 것이 많아서 그렇다고들 하죠.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보고, 영상에 게임에 자극적인 것을 접하다 보니 읽기 능력을 제대로 키울 수 없었다는 것 인데요. 제 생각에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인 것 같아요. 


읽는다는 것은 적극적인 행위예요. 반면, 본다는 것은(검색하고 서칭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본다는 활동은 수동적인 행위이죠.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찾는 것이 더 힘들다고 생각하잖아요. 사실 편한 것은 누가 알아서 떠먹여주는 것이죠. 읽기는 스스로 문자를 읽고 의미를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나가야 하는 과정이에요. 물론 영상 또한 이 과정이 있지만, 영상을 읽는 것은 이전의 여러 훈련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고요. 그러다보니 빠르게 의미를 직접적으로 전달해주는 영상이 사람들에게 많이 소비되는 것 같아요. 다들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구구절절한 내용을 볼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또 다른게 생각하면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축약해준 그 정도만의 정보를 받아들일 능력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읽기 능력은 단계별로 향상되고, 그에 맞춰서  읽기에 흥미를 갖고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책을 골라줘야 해요. 

연령별 추천책을 읽히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마다, 사람마다 다들 읽기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읽기 능력에 맞춰 책의 단계도 높여나가야 하는 거죠. 


이렇게 읽기 능력의 괴리감은 그림책에서 문고판으로 넘어갈 때, 그리고 문고판에서 문학작품으로 넘어갈 때, 문학작품에서 인문학책으로 넘어갈 때마다 생겨요. 여기서 한 번 자신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아! 자신은 웹툰만 읽는다, 웹소설만 읽는다고 한다면 위의 단계에서 어디쯤인지도 한 번 생각해 보시고요. 

SNS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어떤 단계인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자신은 다음 단계의 읽기 능력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 한 번 찬찬히 생각해 보세요. 다음 시간에는 읽기능력의 각각의 단계를 지나는 법을 이야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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