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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a Feb 11. 2021

나의 유토피아, 인도

한비야씨의 책에서 읽었던 그 한 단락은 나의 모든 희망이었다. 10시간의 비행 동안 나의 모습이 미워 떠나버린 영혼을 돌아오게 할 방법을 생각하길 멈추지 않았다. 인도는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만약 내가 인도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와서 남은 나의 인생은 참혹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강한 의무감을 가지고 인도로 향했다. 

비행기에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돌이켜 생각해보았다. 처음의 시작은 정말 단순했다. 단지, 몇 kg의 지방을 내게서 빼내고 싶어서 시작 했던 바나나 다이어트가 시작이었다. 그게 다였다. 그리고 점점 다이어트는 집착이 되어갔고 이렇게까지 되었다. 바나나 다이어트 이전에 내가 외모에 전혀 무관심했다고는 할 수 없었다.

예뻐지고 싶다고는 생각했지만 시골에 살던 고등학생 일 때는, TV 속의 연예인들과 내가 같아 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시골에 살았던 나에게 연예인이라는 존재는 그들 만의 세계에 사는 닿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서울에 와서 가로수길이나 청담 쪽에서 연예인들을 실제로 볼 때, 그리고 연예인들만큼이나 예쁜 사람들이 즐비한 가로수길을 걸을 때면 그 모든 것들이 손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성형 기술의 발전도 한 몫했다. 여자는 노력만 하면 예뻐질 수 있고, 그것은 시간과 돈 그리고 성실함을 담보로 했다. 예뻐지기 위해서라면 2,000만 원을 지불하고 광대뼈를 깎고 양악수술을 할 수 있었고, 그렇게 해야만 했다. 누구든 돈이 있고 노력만 하면 다 예쁘장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껍데기만 예뻐져서 뭘 해 내면이 예뻐야지'는 옛말이었다. 이제는 얼굴 예쁜 애들이 성격도 좋았다.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다는 기사를 볼 수 있었다. 예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긍정적 강화를 많이 받기 때문에 자아 존중감이 높고 밝으며 긍정적인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다. 나는 성격이 이상하지 않은데 내 외모때문에 성격까지 이상하게 보일 지경이 이른 이 상황.  예뻐질 수 있다는 희망. 그런데 잘 되지 않는 것. 모든 요소들이 나를 다이어트에 끊임없이 도전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제 정말 예뻐지기 위해 뭐든 해야만 하는 삶이 지겹고, 모든 삶의 중심이 외모에만 집중되어 있는 나에게 지쳐갔다. 나의 영혼을 갉아먹는 행동이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런 요소들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뿌리를 찾고 싶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었다. 인도에도 다양한 모습들이 있겠지만, 나는 인도의 영적인 이미지에 이끌려 인도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인도에서라면 나의 환경을 바꾸고, 영혼이 치유되는 삶을 배워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기내식으로 나온 인도 커리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인도에 가서 완벽하게 그들처럼 느끼고 행동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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