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밋(Commit)은 업데이트를 영구적으로 확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2016년 11월 24일, 브런치 팀에게서 작가가 되신 것을 축하한다는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간절했기에 작가를 신청한 날 이후로 매일매일 메일함을 뒤져보았지만, 공교롭게도 내 생일날 이런 기쁜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메일을 받고 나서 브런치에 접속해 앞으로 어떻게 글을 써나갈지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내 이야기를 풀어야 사람들이 흥미 있게 볼 수 있을까.. 타이틀부터 정하기로 했다.
몇 시간 동안 고심한 끝에 타이틀의 주제는 개발자답게 커밋으로 하기로 했다. IT 세계에서 커밋이란 데이터베이스의 내용 업데이트를 영구적으로 확정 짓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 사는 세상도 그렇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고, 바둑 같은 경우는 한 번 내려놓은 수를 물릴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내가 한 번 결정한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 (커밋 또한 엄밀히 따지면 되돌릴 수 있긴 하다) 과거에 내가 했던 잘못된 결정은 되돌릴 수 없지만,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적게는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 결정과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올 텐데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현명한 판단을 하자는 의미에서도 타이틀의 주제를 커밋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보니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타이틀이다.
작가명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싶어졌다. 올해 나는 개발자라는 직업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나 자신에게 노트북을 선물해주었다. 기존에도 노트북이 있었지만 매일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2kg가 넘는 무게는 나에게 너무 무거웠고, 매일 가방에 넣고 다녀도 무리가 없을 만큼 가벼우면서 성능도 내 기준을 채울 수 있는 노트북을 인터넷을 통해서 꾸준히 살펴봤다. 한 2개월쯤 봤을까.. 내 기준을 채워줄 수 있는 노트북을 발견하게 되었고, 나는 주저 없이 그 노트북을 주문할 수 있었다. 그 노트북이 바로 위 사진에 나온 노트북이다. 주문한 노트북이 내 품에 들어오자마자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개발환경을 세팅하고.. 다른 사람의 개발환경을 세팅해줄 때와 내 PC에 개발환경을 세팅할 때에는 기분부터가 다르다. 거기다가 개발환경을 세팅하는 PC가 내 새로운 친구가 된 노트북이라니.. 그때의 설렘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노트북을 주문하자마자 친한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다. 노트북에 적응이 될 때까지 정말 매일마다 자랑을 했던 것 같다. 한 친구는 내 노트북을 메텔이라 불렀고, 처음에 메텔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에는 왜 자꾸 저렇게 부르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메텔이라는 이름에 정감이 가게 되었고, 메텔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노트북의 이름은 메텔이 되었고, 나의 작가명도 메텔이 되었다. 내가 어딜 가든 내 가방 속에 항상 있는 메텔은 현재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