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숏드라마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중국네트워크시청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숏드라마 시장 규모는 504.4억 위안으로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470억 위안)를 처음으로 추월할 전망이고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작년 대비 30% 성장한 수치이지만, 시장규모의 구성에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습니다.
2. 가장 큰 변화는 유료 숏드라마 시장의 성장 둔화입니다. 2024년 들어 매출 3000만 위안을 넘는 작품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업계 전문가들은 2023년 1억 위안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작품이 10편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2024년에는 5편 미만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료 숏드라마 플랫폼들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홍과숏드라마(红果短剧), 하마극장(河马剧场), 번화극장(繁花剧场) 등이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트댄스의 홍과숏드라마는 2024년 9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가 전년 대비 1045.9% 증가했습니다.
3. 이용자 수뿐만 아니라 광고 수익 측면에서도 무료 숏드라마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숏드라마 업계의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 IAP(In-App Purchase): 기존의 유료 결제 방식으로, 사용자가 콘텐츠 시청을 위해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모델
- IAA(In-App Advertising): 광고 시청을 통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 광고 수익을 플랫폼과 제작사가 분배
- IAAP(IAP+IAA): 유료 결제와 광고를 혼합한 모델로, 사용자가 결제 또는 광고 시청을 선택할 수 있음
2024년 8월 기준, 전체 수익에서 무료 숏드라마(IAA) 모델의 비중이 30%에서 46%로 증가했으며, 연간 시장 규모는 200억 위안 이상이 예상됩니다.
4. 무료 숏드라마 플랫폼의 수익성도 주목할 만합니다. 홍과숏드라마가 공개한 데이터를 보면, 올해 6월 한 달 동안 제작사 분배금이 1억 위안을 넘었고 9월에는 2억 위안을 돌파하는 등 매월 400억 원 이상이 제작사에게 배분되고 있습니다. 이는 마케팅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은 매출로, 100억 원의 매출에도 제작사 수익이 몇 억 원에 그치던 기존 상황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개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무료 숏드라마의 성공은 치열한 유료 숏드라마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매달 1000작품 이상이 쏟아지고 마케팅비가 매출의 80%를 차지하며, 작품의 수명 주기가 2-3개월에 불과하던 시장에서 장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마케팅 역량보다는 작품 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이는 더 다양한 소재에 대한 도전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6. 한국 제작사들에게도 기존의 치열한 유료시장보다는 무료 숏드라마 시장이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유료 숏드라마 시장이 보여준 수백억 단위의 매출 규모는 많은 한국 제작사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마케팅 비용으로 소진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료 모델의 등장으로 제작사들은 고품질 콘텐츠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랫폼이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고 광고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에서는, 제작사가 초기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콘텐츠의 경쟁력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홍과숏드라마 플랫폼에 올리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는 아닙니다. 무료에서의 플레이도 나름의 룰이 있습니다...) 요즘 한중간 분위기도 좋아지는 거 같은데, 하루빨리 중국에서 성과를 내는 K숏드라마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