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이커머스 공룡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C-커머스'로 통칭되는 이들은 초저가 공세로 국내 시장 교란을 노리고 있는데요. 이들의 한국 시장 정착 여부를 두고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배송기간이나 불량 및 반품 어려움 등의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 안 될 것이라는 의견부터, 국내 유통업의 위기를 느끼고 대응을 촉구하는 분들도 있죠. 이쯤에서 중국 내 전자상거래의 현황을 한번 들여다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2. C-커머스의 양대 산맥인 알리바바와 핀둬둬(테무). 국내에서는 초저가라는 테두리로 이 둘을 묶어서 얘기하지만, 이들의 중국 내 포지션 및 전자상거래 분야에서의 전략은 아주 다릅니다. 종류가 많고(多), 배송이 빠르고(快), 품질이 좋고(好), 가격이 쌀 것(省) 중 알리바바는 종류가 많고 품질이 좋을 것을 추구했고, 핀둬둬는 가격이 싸다는 하나에만 미친 듯이 집중했죠. 그 결과로는... 작년 말에 핀둬둬의 시가총액이 알리바바를 앞선 것에 이어 올해 1분기 핀둬둬가 알리바바를 시가총액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앞질렀습니다.
3. 제품이 많고 품질이 좋은 운영 전략이 왜 초저가 전략에 패했을까요?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알리바바는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중산층이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전략의 방향성을 잡았으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라고요. 중산층의 몰락과 함께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런 상황에서 알리바바가 고수했던 프리미엄 전략은 한계를 드러냈죠. 반면 핀둬둬는 저소득층과 실속파 소비자를 겨냥한 초저가 노선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개혁개방 이후 중산층 확대를 당연시했던 중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핀둬둬는 재빠르게 포착해 냈습니다.
4. 다시 알리바바와 핀둬둬를 초저가 C-커머스로 통칭하며 국내 이야기를 해보죠. 지금 C-커머스에 대한 국내의 불만은 핀둬둬 초창기에 중국에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초저가 전략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고객 경험을 최적화시켜 갈 것입니다. 따라서 당장의 국내 소비자 불만으로 미래를 점치기보다는 중국에서 그랬듯이 초저가 vs 프리미엄의 대결이 한국에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전략에서의 승기는 거시경제 트렌드와 분명 상관이 있을 것입니다. 중국의 중산층 몰락이 핀둬둬에게 승기를 가져다줬듯이요. (아, 물론 정치나 외교 등의 이슈가 섞이면 잘 모르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