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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전일생 Oct 22. 2022

사람에게 빠지는 기준

나를 추앙해요.




새로운 인연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중.


'근데 대체 넌 남자를 보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

-확실한건 외모는 안 봐.


'그러고보니 네 남자친구를 본 적이 없어서 얼굴도 모르겠다'

-음. 네가 미국에 있었어도 내가 잘 생긴 사람을 만났으면 너도 얼굴을 모를리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어떻게 생겼어? 사진은 있어?'

-내가 얘기했지?! 난 외모 안 본다고.


'그래도 뭔가 섹시한 포인트가 있다던가'

-음. 나는 수면욕>>>>>>>>>식욕>>>>>>>>>>>>>>>>> 성욕 이야. 애초에 그런거에 혹해 본 적이 없네?!





그냥 나한테 잘해주는 게 좋아.

시시콜콜 얘기하는 게 좋고.



그러고보면 활동적인 거에 비해서 난 참 수동적으로 사람을 만나왔던 것 같다.

내가 아무리 관심이 있었어도 반응없는 사람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관심이 없던 사람이어도 나에게 잘 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가기도 했고.


-그러고보니 첫 인상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람을 만났네?!



점심 먹으러 가서 고구마줄기 볶음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고 얘기하니

번거로운 일이니까 라며 잘 다듬어서 갖다주는 사람이라 진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고, 이걸 다듬고 있었을 그를 생각하니 그저 웃음만 나오는데

계속 흔들흔들 흔들린다.


현실적인 문제로 관계가 발전하는게 무서운 나라서 그냥 이대로 지내는 게 좋은데

그것또한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고 미안한 일이니까 물었다.


내가 그냥 이대로 계속 지내자하면 어떻게 할거야?

나한테 바라는 건 없어?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나는 선택권이 없지. 너한테 바라는 건 그냥 사라지지만 마'


그냥 나라서 좋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하니 자꾸 마음이 흔들흔들.



나중에 변할 마음이면 그냥 시작도 하지 마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애초에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나를 추앙하는건가.

나는 곁을 내주어도 좋은건가.


이 관계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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