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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 HUH Jun 04. 2024

생리 이틀 전 성격이, 진짜 제 성격은 아니겠죠.

더러운 성격을 커밍아웃하다니 저도 씁쓸 합디다.


1.

하루라는 시간을

내가 계획하고 실행하는 삶.


남 탓을 절대 할 수 없다.

모든 건 내 탓이다. (그리고 이게 맞다.)


경험해 보니,  

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선

기상 후 바로 운동을 때리는 것이

극단적 이리만큼 효과가 좋다.

 


2.

이번달부턴

월수금 아침은 요가, 저녁은 수영을 할 예정이며

어제는 첫 수업이었다.


저녁 수영은 너무도 재밌었고 다녀오니 나른했다.


10시부터 잠이 쏟아졌지만,  

매일 성경을 10장씩 읽는 것이 나의 루틴이므로

거의 반 누운 자세로 잠을 참고 끝까지 읽어냈다.


그러곤 잘 시간을 놓쳐,

새벽 2시쯤 잠들고 아침 8시쯤 일어났다.



3.

분명 전날 즐겁게 수영하고,

잘 자고 일어났는데

아침부터 불쾌한 감정이 솟구쳤다. (아니 왜..때문..)


요즘 보니, 나는 여러 감정 중

분노와 짜증이라는 감정에 쉽게 물드는 사람이다.


(트리거가 되는 상황 후 감정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거의 0.0001초, 중간 제어 기능이 상실된 듯하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53KG의 트럭임.)


'설마 이 그지 같은 성격이 내 성격일까?'싶은 마음에


Flo라는 생리주기 어플을 다급히 켜본다.

생리가 2일 남긴 했다.


하나, 아무리 생리 전이라고 해도

이유 없이 근육맨도 아니고 울컥 벌컥 거리는 감정이

제 정상 같진 않았다.


황급히 서울숲에 나가 걷고 걸었다.



4.

집에 돌아와선,

희준이가 부탁한 모니터암을 구매하려고 했다.


후보제품은

카멜 GDA2와 안산마운트의 AL-16.


최적의 상품을 찾고자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정작 모니터암은 처음이라 감이 안 오니

점심도 안 먹은채 3시간 30분 내내 검색만 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 채 나오지 않은 것들은

두 브랜드의 고객센터에 문의해 가며

두 제품의 차이를 공책에 표로 써가며 비교 했다.


결과적으로 두 제품 모두 내키지 않았다.  


디자인이 괜찮으면, 다른 것이 걸리고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으면, 디자인이 구려 보였는데


디자인 충인 내게,

모니터암의 기둥이 통통을 넘어 퉁퉁해 보이는 형상은

마치 등산입구에 파는 해괴망측한 술병들처럼

너무나도 꼴 보기 싫었다.


(배송 즉시 모니터암을 내리 치고 싶은 심정.

그러면 왜 사니?)



5.

그러면서 내 하루의 3시간 30분을

모니터암에 쓰고 있는 사실에 스트레스 받았고

곧이어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하나의 예다.

사실 난 물건을 선택할 때 정말 오래 걸리는 편이다.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최대치의 정보를 다 확보하고

조건 별로 나열/ 비교한 후,

최고의 선택을 해내야만 만족하는 편인데

최근 이 기질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 벅차다.


(그렇다고 그 결정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닌 게 함정.

쌉T인 희준이는 기능만 보고 턱-턱 고르는데

오히려 나보다 나은 선택인 경우가 많다.)

 


6.

이게 완벽주의? 또는 강박? 인지는 모르겠는데,

완벽은 무신, 구리디 구린 구림주의다.


생리 2일이 남은 한 여자의 생리 전 증후군이지

내 성격이 아니길.  


일부러 커피도 줄이고 있는데,

어제 엄마랑 간 카페엔 논커피가 없어 먹은

카페인 0.5샷의 부작용이길.


혹시 정신병..? 은 아니길.


7.

떨리는 감정을 부여잡고 집 앞 도서관에 갔고,

오늘의 내게 도움될 책을 골랐다.


오늘(도) 계획은 조금 내려놓고,

책을 읽으며 쉬어갈 필요가 있겠다.


요즘의 내 하루엔

많은 것들이 나로 인해 발생되며,

나만이 그 일의 연관자이기에,  


남탓도 할 수 없는, (남탓이 사실 쉽잖아요..)

빼도 박도 못하는 나만의 상황들로 가득하다.


글로 힐링받고 싶어효오.
어쩜 피자가 더 좋을지도요. 이번주 T데이 도미노 50%할인..
2일이 지나면 컨디션이 좋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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