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0일간 글쓰기를 배우려 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글쓰기를 배우는 이유와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것인지 내 마음을 들여다봤다.
잘 쓴 글은 어떤 글인가?
보통 잘 쓴 글은 두 가지 경우 일 때가 많다. 구조가 잘 짜여서 이해하기 쉽거나, 미려한 문장으로 마음을 빼앗거나. 후자의 경우 예술이라고 말해도 좋을 창작활동에 가깝다. 이것은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조가 잘 짜인 글은 배워서 연습하면 만들 수 있는 기술에 가깝다. 어릴 적 학교에서 배운 글쓰기를 생각해보면 개요를 짜고 그에 맞춰 서론과 본론 결말에 이르는 글쓰기 과정은 이 기술을 배우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그때 열심히 배워 뒀다면 지금 조금 더 나은 글을 쓰고 있었으려나?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나는 예술에 경지에 이른 창작의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느 날 야구경기를 관람하다가 타자의 배트에 야구공이 맞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불현듯 소설을 써보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신내림이라도 내린 듯 하늘에서 무언가 내려와 하루키는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했는데 나도 그 처럼 불현듯 창작 활동에 가까운 글이 쓰고 싶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지금 나는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글로 표현하고 싶다. 자영업자로 살아가는 이야기, 아이를 기르며 아니 아이와 함께 자라며 느끼는 것들, 불혹을 앞두고 나를 단련해 나가는 이야기들을 글로 표현하고 나누고 싶다. 누구나 각자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스토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은 글
몇 해 전부터 책을 읽어보자 하며 책을 끊임없이 사들이고 읽기를 반복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글을 써보고 누군가 내 글을 읽는 다는 것이 한 없이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다. 잘 쓰지 못한 글이 부끄럽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지는 않을까 온갖 걱정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제는 그정도로 걱정에 휩싸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디 내놓을 수 있는 글을 쓰기위해, 누군가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이번 한 달 동안 글쓰기를 배우려고 한다.
30일 뒤에 오늘의 글을 되짚어 볼 때 또 하나의 흑역사가 창조되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의 글보다 30일 후의 글은 더 멋진 글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