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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 May 04. 2022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터닝포인트 




“너는 어떤 사람이니?”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어떤 사람이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에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모호한 말들을 늘어놓기 바쁘다. 


나는 늘 그랬다. 현실적이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가득 차 있었고, 누군가가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면 일단 그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의 수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지키라고 말했다.

 “만약에 그 일들이 잘못되면 어떻게 할 건데?”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데 네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뼈 때리는 말들로 사람들을 그 자리에 멈춰 서게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었다. 하물며 식당을 가서 불친절한 직원을 마주하거나, 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오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꼭 반드시 잘못된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속이 시원했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선 마치 당신에게 대단한 조언을 한 거 마냥 우쭐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나는 그저 한 가지 일밖에 생각하지 못하고 한 가지 길밖에 알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만남에 있어서도 그랬다.

연애를 하다 보면 다양한 이유들로 다투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나의 연애도 그랬다. 편 부모 가정에서 자라다 보니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했고, 다들 나를 떠나간다고 생각했기에 사람을 믿지 못했던 그랬던 적이 있다. 나의 자존감을 무너뜨렸고, 나는 항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상처받지 않는 척을 많이 했다.


어쩌다 남자 친구와 다툼을 한 적이 있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 뒤 상황의 말이 맞지 않았고, 계속 횡설수설한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를 점점 절벽 끝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너, 그날 다른 사람 만났지?”

 “너 나 안 좋아하지? 사실대로 말해봐 너 나 안 좋아하잖아 그렇지?” 

이런 부정적인 질문으로 결국 그의 입에선 부정적인 대답이 나왔다 

“그것 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또 나는 내가 던진 질문에 내가 상처를 받아놓고 거봐 내가 예상한 모든 것들이 다 맞았어, 사람은 결국 떠나게 되어있어 그렇게 생각했다. 


사람은 가끔 타인의 행동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혹은 ‘나도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렇게 행동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순간들 말이다..

그러다 든 생각 나는 내가 원하는 대답을 상대방의 입에서 듣기 위해서 그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결국 그는 벼랑 끝으로 떨어졌구나.. 하고 말이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터닝포인트의 순간이 온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의 터닝포인트가 오기도 하고 여러 차례 그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은 개인차가 있다. 어떤 이는 10대, 그리고 어떤 이는 30대, 또 다른 이는 50, 60대에 그 순간을 맞이 하기도 한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 중에 친구가 지나가다가 툭 한마디 던졌다. 

“혜원아, 너는 그렇게 하나하나 일일이 신경 쓰면서 살면 스트레스받고 피곤해서 어떻게 살아?” 정말 궁금하다는 듯 그렇게 묻더니 이내 다시 말을 꺼냈다. “그냥 그곳의 서비스가 불친절하고 불편하면 다음에 그냥 안 가면 되는 거 아니야?, 왜 그 사람 때문에 네 기분이 망치는 거야?” 그 순간 머리를 세차게 맞은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그 사람의 불친절로 인해 왜 내가 기분이 상해야 하며, 그곳에 음식물에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이유로 클레임을 걸어가며, 그 사람과 내가 사소한 감정싸움을 해서 서로 감정의 생채기를 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즐기기로..


‘너는 못 할 거야’가 아닌 ‘너도 할 수 있어, 그 길이 잘 못되었다고 해도 그것 또한 네가 직접 겪어봐야 그 길이 아닌 것을 아는 거야, 그리고 그 모든 것들 이너를 더 단단하게 만들 거야, 그러니 무엇이든 해보는 것은 좋은 거야’라고 부정적이기만 했던 내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꿀 수 있게 한 나만의 터닝포인트.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글을 쓰다 보면 삼천포로 빠지기도 하고, 글을 썼다 지웠다를 수 없이 반복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정말 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 이 글을 읽고 아주 조금이라도 동요했다면, 당신도 이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더 이상 무섭고 두려워서 동굴 속에 숨어 있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게 손을 내밀어 주고 용기를 주고 싶어서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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