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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벡스 Aug 21. 2020

세종의 리더십이 필요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세종의 적속력


BBC NEWS

몇일 전 나는 ‘시사직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다루고 있어 진지하게 다시 보게되었다.


플로이드 사건은 2020년 5월 25일 편의점에서 위조된 20달러 지폐가 사용됐다는 의심 신고에서 시작되었다. 해당 신고를 받고 출동한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술에 취해 자신의 차에 앉아 있던 조지 플로이드를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플로이드의 강한 저항으로 체포가 지연되어 제압하는 과정에서 숨을 안 쉬어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내가 본 영상에는 조지 플로이드는 경찰에 전혀 저항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시민의 만류에도 강제진압은 계속되었다. 영상은 다음 날인 5월 26일, 한 여성 행인에 의해 촬영된 것으로 플로이드의 체포 당시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파문이 시작됐다.


이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왼쪽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르고 있고, 플로이드는 밑에 깔려 "숨을 쉴 수 없어요, 날 죽이지 마세요."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마~ 마...  마~ 마...  “ 를 외치며 고통을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이내 코피를 흘리며 미동도 하지 않았고 숨을 거두었다. 나는 이 영상을 보고 정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5월 27일에는 플로이드가 체포 당시 경찰에 크게 저항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추가로 공개돼 또다시 시민들의 분노를 높였다.


도대체 인권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에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 플로이드의 죽음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됐다. 이러한 항의에 정부는 강력하게 대응하며 시민들을 향해 더욱더 강한 진압을 하는 과정에서 시위는 점차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과 총격 사건으로까지 이어지며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에 미국 일부 도시에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수도 및 12개 주는 방위군을 소집하기도 했다. 특히 수도인 워싱턴에 수십 명이 백악관에 접근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지하벙커로 피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확산된 시위에서는 흑인, 백인 모두는 인종차별을 반대한다는 뜻을 강하게 목소리를 내었다.

chosun.com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시위 주도 세력을 극좌파로 규정하고 이들을 즉각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하는 강경한 대응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소수민족이든 간에 민심을 살피지 않고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발표해 성난 민심을 자극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미국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침묵 행진이 한국에서도 열렸다.


나는 이 사건이 한동안 지워지지 않았는데 오늘 박현모 저자의 <세종의 적속력>이라는 책을 보다가  “아! 이 세종의 적속력은 각 나라의 대통령이나 리더들이 꼭 읽어봐야 해!” 라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


<세종의 적속력>에 ‘문어 농부’라는 말이 나온다. ‘문어 농부’란 농부에게 물었다는 뜻으로 세종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여 자주 도성의 서문 밖에 호위관 한 명만 따라오게 하여 주변을 두루 살폈다. 벼가 잘 자라지 못한 곳을 보면 반드시 말을 멈추고 농부에게 그 까닭을 물었고 들판의 농부에게 다가가 무엇이 제일 아쉬우며, 어떤 것을 도와주면 좋겠는지 묻고 경청하였다.


세종이 이처럼  백성을 찾아가 만난 이유는 그의 말 그대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정치의 목적은 백성을 기르는 데 있으니, 백성의 생활을 풍족하게 하여 나라의 근본을 튼튼히 하는 것이 나라 다스리는 급선무다”라고 말한다. 군주는 마땅히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을 기르고 풍족하게 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백성들을 찾아가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묻고 들어야 생각했다.


세종은 비록 못 배우고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백성들에게 ‘배울 점이 분명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조정 관리들이 잡인의 소란을 막는다며 백성들의 행행 구경을 차단해야 한다고 할 때, 백성에게 법을 알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할 때 ‘나라의 근본인 백성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의 억울한 사정을 풀어주는 게 정치하는 도리’라고 하여 반대했다.


우리의 대통령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대통령은 사고 현장을 찾아가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본다. 그런데 대통령이 기자들과 경호부대에 둘러싸인 채 지정된 몇 군데를 들르는 것으로 국민들의 속마음을 얼마나 깊이 알 수 있을까? 세종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그들의 고통을 분담하려는 세종의 리더십을 조금만 본받았으면 세상이 이리 어지럽지 않을 텐데...



리더가 가져야 할 소명


세종은 생생지락하는 공동체가 되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보았다.


첫째. 국경의 안정이다. 세종은 나라의 울타리가 안정될 때 생생지락이 가능하다고 하여 외적의 침입을 방지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둘째. 안정된 직업이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부모와 친척을 자유롭게 만나보게 하는 것을 생생지락의 조건으로 꼽았다.


한마디로 나라가 평화롭고 직장이 안정되어 있으며 가족이 우애롭다면, 누군가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려 해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세종의 생각이었다.


수백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오늘의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세종의 이 정치 비전을, 각자의 일터에서 적용해 보았으면 싶다.

“즐거운 일터 만들기는 리더의 소명”이라는 세종의 말을 새기고 <세종의 적속력>을 대통령, 정치인, 이 시대의 리더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선정했음 정말 좋겠다.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 세종의 모습을 본받기를 바란다.



#조지플로이드사건 #세종대왕 #세종의적속력 #리더십 #리더의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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