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바닷가 근처 시골에서 시댁 식구들 모임이 두 차례 있다. 한 번은 시누이들 모임, 또 한 번은 사촌들 모임이다.
어려우면 어려울 법 하지만 이상하게 너무 보고 싶다. 서열 막내라 그런지 부담 없이 어리광 부리기 좋아서인지 형님들, 아주버님들이 예뻐해 주셔서인지 보면 마냥 좋다. 그동안의 이야기보따리를 듣고있노라면 너무 흥미진진이다.
만나면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맛난 음식을 먹기에 더 즐겁고 시누이들도 사촌 아주버님들도 춤과 노래를 사랑하는 분들이라 모임은 말 그대로 축제이다.
노래를 잘 못하는 나는 나름 분위기 뛰울 수 있도록 안주며 서빙을 하고 패션쇼에 동참한다. 누나들 모임에서 1부는 신명 나게 노래를 일단 부르고 잠깐의 패션쇼를 한다. 멋쟁이들이라 갈아입을 옷을 여러 벌 가져오셔서 본인들도 갈아입으시고 나에게 이것저것 입혀보며 깨알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신다.
2부에는 옛날 고생하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울고 웃고 하신다. 이야기를 하다가도 불쑥 노랫가락이 나오면 곧바로 남편은 드럼을 큰누나는 하모니카를 둘째, 셋째, 넷째 누나는 춤을 추신다. 이런 이벤트 때문인지 1박의 짧은 만남은 더없이 즐겁다.
시골집은 시아버님이 직접 지으신 집과 바로 옆에 남편이 지은 집이 나란히 있다. 좋은 집은 아니지만 정겹고 편안하다. 직접 지은 집 치고는 운치 있고 좋다. 남편과 누나들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다들 더 좋아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