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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제이 Nov 05. 2022

유네스코 루트 - 인도 11편

차트라파티 시바지 역(옛 빅토리아 역)

Chhatrapati Shivaji Terminus (formerly Victoria Terminus (유네스코 문화유산 #945)


차트라파티 시바지(Chhatrapati Shivaji)는 힌두교 국가 마라타 제국(힌다위 스와라지)의 창건자이자 초대 차트라파티(황제)이다.

1674년 인도 서부에 마라타 제국을 건국하였으며, 이후 인도 중북부 무굴 제국의 영토를 점령하면서 18세기에는 인도 대륙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영국도 인도를 적극적으로 식민지화 시켜나가는 시기였다. 1775년 영국과의 1차 전쟁은 마라타 제국이 승리하였으나,

19세기(1805~1818)에 벌인 2,3차 전쟁은 영국이 승리하며, 마라타제국은 1818년 막을 내리게 되었다.

뭄바이의 차트라파티 시바지 국제 공항

하지만, 20세기 초 인도 독립운동 출현과 함께 시바지는 원시 민족주의자이자 영웅으로 재등장하게 되었다. 즉, 농촌 출신의 수드라(카스트의 가장 낮은 단계) 이면서도, 강한 힌두교 신앙을 바탕으로 제국의 황제가 된 시바지가 독립운동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인물로 형상화된 것이다.


차트라파티 시바지 역의 낮과 밤

당초 차트라파티 시바지 역(Chhatrapati Shivaji Terminus)은 19세기말 영국 봄베이 총독의 주도하에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빅토리아 (Victoria Terminus)' 으로 만들어졌다. 영국 건축가 Frederick William Stevens가 설계하였는데, 1878년부터 10년이 넘는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

처음에는 역사와 관리 사무실 정도만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여러 부속건물을 더 지었고, 본 구조물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이 역은 빅토리아 시대의 하이 고딕(High Victorian Gothic) 양식과 인도의 전통 양식을 잘 조화시켜 뭄바이의 상징물이 되었다. 첨탑과 스테인글라스를 가진 수직적 구조의 고딕양식과 인도 궁정 양식 특징인 석재 돔과 작은 탑 등이 어울려져 있다. 인도 장인의 솜씨와 영국의 건축술이 합작한 결과로, 두 문화가 만나 아름다운 건축물이 만들어진 것이다.

정면에서 보면 창문이 죽 늘어선 줄과 아치가 비율에 맞게 잘 정돈되어 있다. 조각상에 새긴 장식, 양각, 띠 조각(frieze)은 생동감 넘치게 조각되어  있다.


중심부의 높은 돔은 왕관 모양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며, 기차 격납고에 연결된 승강장을 깊게 만들어 건물 윤곽을 잡게 해 주었다.

돔은 아치를 받쳐 주는 틀(centering, 홍예틀) 없이 지어졌으며, 건물 안에는 높은 천장의 대규모 대합실을 여러 개 배치하였다.

돔 꼭대기에는 팔각 구조의 거대한 여성 형상이 있다. 오른손은 횃불을 높이 쳐들고 왼손은 바큇살을 들고 있는데, 이것은 ‘전진’을 상징한다.

양 옆으로 정원이 둘러싸고, 정원은 도로를 향해 있다.  정원 양쪽 네 모퉁이에는 눈에 잘 띄는 작은 탑을 두어 중앙 돔의 틀과 조화를 이루었다.

출입문의 기둥은 사자(대영제국을 표현)와 호랑이(인도를 표현) 형상을 새겨 왕관 모양으로 솟아오르게 꾸몄다.

외벽은 인도의 사암과 석회암을 적절히 사용하였으며, 내부는 이탈리아 고급 대리석을 주요 장식재로 써서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현재 예약 사무실로 사용하는 북쪽의 부속건물 1층은 별의 방(Star Chamber)으로 부르는데, 이탈리아산 대리석과 인도산 청회색 사암을 사용하여 장식되어 있다. 돌로 만든 아치에는 나뭇잎과 사람의 모습이 뒤얽힌 그로테스크한 무늬를 새겼다.


==================================요즘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드라이 진 '봄베이 사파이어'는 원산지가 뭄바이 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국 라버스토크 라는 곳이다. 그런데, 왜 봄베이 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당초 이 드라이진의 원조 격인 '워링턴 진'이 시작된 것이 1761년, 즉 영국의 인도 식민 기간이었고, 중간에 이 회사를 사들인 '그린올'이란 회사가 제품의 콘셉트를 영국이 잘 나가던 대영제국 시절로 잡고, 패키지와 네이밍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당시 대영제국의 상징이던, 인물의 사진을 병에 부착하게 되었다. 그 인물이 바로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누렸던 '빅토리아 여왕'이다. 그런데, 상업적인 제품에 왕실 인물의 사진을 쓰는 것은 영국에서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생산지를 속이기 위해서 '봄베이 사파이어' 라는 이국적 브랜드를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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