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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진보와 모두의 먹고사니즘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읽고

스터디 도서 소개

 이번의 선정 도서는 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였습니다. 그는 『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의 저서로 유명한 현대의 대표적인 미래학자입니다. 그중『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2014년 경 발표된 리프킨의 가장 최근 저서입니다. 기술 혁신을 통한 미래 사회의 변화상을 알기 쉽게 설명하며,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는 입문서 격으로 꼽히는 책이기에, 미래교육원 스터디의 첫 도서로 선택되었습니다.

책은 크게 5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한계비용 제로화를 이끌었던 자본주의의 역사를 경제와 사상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2부에서는 새로운 기술들 – 인터넷 정보혁명과 신재생에너지, 3D 프린터와 같은 혁신적 생산시스템을 토대로 한 제로 수준의 한계비용으로 진입할 미래사회를 예견합니다. 3부와 4부에서는 한계비용 사회의 전환을 추동하는 사상적 변화와 이를 둘러싼 기존 중앙집중식 권력 집단과의 다툼, 혁신의 낙관적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며, 마지막 5부에서는 이렇게 변화한 사회가 어떤 미래상을 그려야 하는지에 대해 간략히 다룹니다.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미래 사회를 낙관하는 장치로써 “공유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목합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경쟁자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생산품을 만드는 노력을 경주한 결과, 점차 많은 상품들의 가격이 제로의 수준으로 수렴하게 되며, 유휴 상품을 효율적으로 재조직해 주는 정보 기술의 발달 덕택에 소유하지 않고 공유함으로써 생활을 영위하게 되는 새로운 시장 질서가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인터넷 전력 그리드,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스템의 발달은 에너지와 물류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킴으로써 수많은 상품의 가격 인하를 이끌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이미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새로운 공유 기업들은 자동차 및 숙박시설을 소유하지 않은 채,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을 연결해주는 것만으로 세계 최대의 운송, 숙박 업체가 되었습니다. 리프킨은 이러한 공유 경제 사회에서는 협력적 공유 사회의 사상이 출현하게 되고, 이것이 점차적으로 과거 소유 중심의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 이야기하면서도, 책의 중후반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저해하는 일련의 부작용들 – 기득 사회의 이익 수호자들 및 이기적 관념으로 공유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자들 – 을 짚어가며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엔 상당한 장벽들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제러미 리프킨이 예상한 기술발전에 의한 아름다운 인류의 미래상을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 소소한 시민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았을까요? 다음의 정리된 글을 엿보며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계비용 제로사회 / 2013 / 안진환 옮김/ 민음사>와 제러미 리프킨



기술 발달로 인한 일자리와 먹거리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선생님 A : 일자리에 관한 이야기로 토론을 시작하고 싶다. 리프킨의 책에선 공유 경제의 확장으로 비용이 절감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기술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를 앞세운 기업이 나타나며 기존의 택시운전사, 숙박업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그 사람들은 이제 어디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또 그러기 위해선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질문인데 리프킨의 책에선 그런 부분의 언급 없이 공유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참여자 B : 리프킨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간략히 언급하고 넘어간 것 같다. 사회적 재교육과 거버넌스를 바꾸자는 이야기였는데, 기본소득 이야기까진 하지 않았지만, 그런 부분을 다 포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선생님 A : 미국에 가보면 비어있는 가게가 너무 많다. 시카고 다운타운 외곽으로 조금만 벗어나도 비어있는 상가가 절반 이상이다. 온라인 마켓, 특히 아마존 때문에 다 망한 것이다. 그걸 보면 아마존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는가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돈이 없는데 무슨 수로 공유를 하겠나. 미국에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이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공장들이 다 중국으로 가고 있는데 어떻게 하나. 모든 사람에게 아마존의 주식을 사라고 해야 하나 싶다. 앞으로는 아마존이 유통 시장을 장악할 테니, 모두가 아마존 주식을 사자. 그리고 그 주식으로 배당을 받아 소득을 올리자는 구호가 필요한 세상이 오려나?


온라인 유통업때문에 지역경제가 쓰러진다면,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사진/Leigh Trail/Suttersock


참여자 C : 구글이나 아마존이 영원토록 독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IT 산업 자체가 전환이 매우 빠른 까닭이다. 우버 같은 경우도 사내 성차별, 성희롱 이슈가 생겨 큰 타격을 받았다. 기술변화나 사회적 이슈에 따라 소비자의 이동이 빠른 까닭에 완전한 독점을 이루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리프킨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가 거시 사회를 조망하는 미래학자이기에 혁명의 과정에 있는 사이 세대의 논의는 애써 언급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과거 산업혁명 시절 공교육의 도입으로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났다 말하지만, 그 당시 노동 계층이 과연 공교육의 구제를 받았을까? 아마 한 세대정도는 힘든 생을 살다 죽었을 것이고, 공교육의 혜택은 그 다음 세대부터 누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이 세대가 어떻게 시대의 변화에 적응할 지는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과거 산업혁명 때 당시 노동 계층이 공교육으로 구제를 받았을까?
아마 한 세대 정도는 힘든 생을 살다 죽었을 것이다.
이 사이 세대가 어떻게 시대 변화에 적응할지는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참여자 D : 나는 이것이 한편으론 마켓 플레이스의 변화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공유 경제가 기존 관(官) 중심 시야에서 잡히지 않을 뿐, 실질적으로 공급자와 소비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재화를 사고파는 경제인 것이다. 예전에 옥션, 이베이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서로 물건을 사고파는 플랫폼이었는데, 점차 전문 공급자 중심 체계로 재편되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도 그런 식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참여자 C : 나는 두 가지의 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는 독점으로 돈을 번 기업이 시혜적으로 사람들에게 재화를 나누어주는 시스템, 또 하나는 선의에 의하여 분배되는 시스템. 특히 주주 자본주의를 하나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구글 같은 대기업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 주식의 상당 부분은 여러 소액주주들이 나누어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힘이 모이지 못해서 그렇지, 의견이 한데 모여 경영권에 힘을 투사한다면 기업의 방향성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아직 국내 법으로는 소액주주가 기업 경영권에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주식 투자는 대개 주식을 사고팔며 돈을 버는 개념으로 이루어진다. 그 회사의 경영 권리를 산다기보다 투자 이익의 관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데 소극적이기도 하다.


우버는 과연 좋은 공유경제일까? 우버의 택시면허 허가에 항의하는 기존 택시 노동자들. 사진/ Scott MLiebenson/CC


선생님 E : 나는 리프킨의 책에 설명된 대체 에너지의 혜택이 기대되었다. 즉 지구 온난화의 대책도 되고 에너지 구매력이 부족한 극빈층들에게도 삶의 질을 올려줄 것이라는 점이 기대되었다. 3D 프린터 같은 기술이 중소 규모의 도시 공동체를 활성화시켜 기존의 도시 과밀화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고도 본다. 그런 식으로 노동이 로봇으로 대체되는 변화까지 중첩되다면 앞으로의 일거리는 산업 집약적 노동이 아닌 놀이를 통한 정보 공유와 새로운 일거리로 변화될 것인데, 그럼 먹거리의 경우엔 어떻게 될까?


참여자 D : 구체적으로 말해보면 한계비용이 제로로 간다기보다 한계 정보비용이 제로로 간다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먹는 것의 문제는 한계비용이 제로화될 수 없다.


참여자 C : 화석에너지도 완전히 사라지긴 어렵다. 태양광 발전 패널에 제작되는 재료 중 많은 부분이 원유 부산물에서 나오고,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 같은 것들도 모두 원유를 가공하여 만들고 있다. 기존과 다른 점은 사용처가 이전과 달라지는 것이고 그에 따른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정도일 것이다. 1차 산업에 해당하는 먹거리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무한정 생산되는 자원이 아니기에, 선의를 가진 거대 기업이나 정부가 자발적 통제를 통해 독점 이익 창출이 아닌 전체가 나누려 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먹거리는 한계비용 제로의 재화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자원은 분배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먹거리는 무한하게 생산되지 않는다. 사진/Pixeles/CC



참여자 F : 나는 서울시청 근처의 공간 셰어를 매개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사회적 역할에 관심이 많으신 치과 의사 분이 투자한 공간을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주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 일해 보며 느낀 점은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며 정보를 나누고 힘을 합치면 생각보다 커다란 일을 빠르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례로 몇명이 모여 누구는 4차 산업혁명 주제를, 누구는 비트코인 주제를 맡아 페이스북 라이브로 지식을 공유하는 일을 한 적이 있다. 작년에는 자본주의 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공개 강연을 했었다. 여러 사람들이 앞으로의 삶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찾아왔는데 적지 않게 실망하고 갔었던 기억이 있다. 왜냐하면 먹고 살길에 관한 답을 찾아보려 왔는데 막상 하는 이야기는 인간 중심의 사회나 북유럽 사회 모델들을 소개하는 정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각자의 노력들,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모임들, 오늘과 같은 독서 스터디가 문제 해결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선생님 E : 궁금한 것이 있는데 마음씨 좋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임대사업과 방금 말씀하신 치과 의사 분의 공간 임대가 무슨 차이가 있어서 공유 경제라고 말하는 것인가?


참여자 B : 그것을 착한 미니 임대업처럼 보일 수 있는데, 기존의 임대업과 조금 다른 부분은 공용 회의 공간이나 공용 프린터와 같은 물품들을 같이 사용하는 것을 셰어라고 지칭하는 것 같다. 쏘카 같은 경우와도 비슷한데 기존의 렌터카 사업을 더 잘개 쪼개어 개선한 렌트업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더 저렴하게 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앞서 말한 상업적 공유 경제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비상업적 공유 경제도 있다는 부분이다. 카우치 서핑이란 곳이 있다. 사람들이 여행을 할 때 어느 지역에 숙박을 원한다고 신청하면, 자발적으로 나서 여행객을 재워주는 동네 사람을 연결해주는 사이트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런 비시장 경제가 확대되면, 사람들이 좀 더 자본주의의 결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자 C : 의견을 덧붙여 말씀드리면 기성 임대업과 셰어, 리프킨이 말한 공유 경제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리프킨의 책에 잠깐 언급되어 있는 부분인데 공유 경제라 칭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하나로 합쳐진 프로슈머(prosumer)*의개념이 존재해야 한다. 임대업이나 지금의 과도기적 셰어 사업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통제권이나 저항권이 없다. 제 소유의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소유권을 가진 주체가 변심하면 그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에어비앤비 같은 경우엔 생산수단이 되는 숙박시설이 개인의 소유인 반면, 쏘카는 생산수단이라 볼 수 있는 자동차가 기업의 것이다. 이 두 차이를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미니 임대업이나 과도기적 셰어 사업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통제권이나 저항권이 없다.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로 합쳐진 프로슈머의 개념과는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선생님 A : 영리와 비영리의 구분도 구분이지만, 나는 셰어의 형태가 커다란 흐름이 되어 사회의 방향을 주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여기 계신 몇몇 분처럼 사회적 비영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살만 칸*의 경우도 헤지펀드로 돈을 벌다 자기의 뜻을 펼치고자 칸 아카데미를 설립하지 않았나? 아마 기본적인 재력이 없었다면 쉽사리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칸 아카데미의 강의 영상은 세계 각 국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있는데, 이는 재능기부를 통해 이루어 진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경우엔 번역된 강의가 얼마 없는데 이유는 한국인들 중에 그 일에 자신의 역량을 나눌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아까 말씀하신 치과 의사도 그런 것처럼 일반적인 케이스라볼 수 없다.


선생님 E : 비슷한 생각인데 지적 노동에 대한 보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쓴 리프킨의 경우에도 얼마나 많은 노동을 하였을까? 책 한 권 쓰려면 굉장한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는데 그런 책들이 잘 팔리나? 대부분 그렇지 않다. 비시장, 비영리를 가능케 하는 기술들이 좋은 대안들이긴 한데 노동에 대한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게 기술 결정론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빅브라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선생님 G : 리프킨은 기술의 발달이 야기하는 독점 자본의 심화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현 사회 문제의하나로 꼽히는 독점 자본을 해체하지 않고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최근 문제로 떠오르는정보의 독점에 관한 언급도 보이지 않았다. 리프킨은 사물인터넷을 긍정적인 혁신 도구로 보았는데, 오히려 지나친 확장이 개인의 사적 정보가 공공에게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정적인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리프킨은 독점 자본의 심화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현 사회 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독점 자본을 해체하지 않고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특히 정보의 독점 문제 말이다.


참여자 C : 리프킨은 독점 자본주의가 해체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새로운 공유 경제가 등장해도 기존 경제 시스템의 일정 부분을 대체하며 서로 균형을 이뤄 공존할 것이라 하였다. 독점 자본주의의 형태에 대해서도 과거의 그것과 구분을 해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경제 시스템의 독점은 생산 수단과 자본 권력을 함께 쥐는 형태였다면, 리프킨이 예상한 공유 경제 사회는 플랫폼은 독점해도 생산 수단을 소유하는 형태는 아니다. 이 부분을 분별하여 독점의 문제를 살펴보는 게 필요할 거라 생각된다.


참여자 D : 디지털 표준과 구조의 독점을 다르게 설명해보면 좋을듯하다. 세상에 수많은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이 있지만, 결국 사람들은 하나를 정해 쓰는 것이 전체적으로도 가장 효율적이다. 그럼 이렇게 쓰이게 된 하나의 워드프로세서를 독점이라 할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선 그런 현상을 디지털 표준이라는 명칭으로 지칭한다. 그렇게 보면 인터넷이야말로 가장 표준이지만 독점적인 매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 G : 워드 프로세서의 비유와는 조금 다른 맥락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을 통해 내 의지와 무관하게 내 정보가 노출 제공되며 특정 기업이 쌓아가고 있지 않나? 이것을 다른 목적에 의해 사용하며 이윤을 얻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리프킨은 그런 독점 기업의 행위에 대해 언급이 없다. 개개인의 정보의 자유는 삶에 있어 중요한 영역인데 이에 관한 고민 없이 아름다운 무지개만 그린 점이 아쉬웠다.


참여자 D : 빅데이터나 빅브라더 같은 주제에 사람들의 우려가 많다. 미국가안보국(NSA)의 정보 감청 행위를 고발한 스노든의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한 영화를 보았는데, 미국가안보국에서는 모든 사람의 이메일을 해킹해서 볼 수가 있다. 집에있는 웹캠이나 노트북에 달려있는 카메라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가능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이런 기술을 활용해 범죄 검거율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소셜네트워크도 비슷하다고 보는데, 2016년 말 촛불집회는 SNS가 없었다면 아마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그 넓은 광장에 백만 명이 모이게 된 동력,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도 미아 한 명 생기지 않았던 건, 그런 정보 기술의 확장 덕분이라고 본다. 모두가 숨을 수 없는 세상에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권력자도 포함된다. 그런 관점에서 미래사회는 각자의 내면을 더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아직 잘 판단이 서질 않는다.


선생님 G : 모든 일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가 나쁜 점도 있지만 생산성을 향상하고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해 준 좋은 부분도 있다. 리프킨은 경제적인 영역에서의 좋은 부분만 부각했다고 느껴진다. 그런 사회에서의 정치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D 선생님께서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말씀하셨지만, 나는 그것 또한 상대적인 균형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접근성이 더 넓고 깊은 사람이 있을것이고, 이것이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와 연관되었을 때 그것이 새로운 형태의 지배-피지배 관계를 형성하게 되지 않을까.


/개인 데이터가 수집되고 거래되는 사회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미지/ Fernando Cortes/Sutterstock


참여자 C : 제가 알기론 빅데이터를 모을 때에는 (미국의 경우) 개인 식별을 할 수 없는 형태로 가공하도록 법안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특정인의 정보가 표적 하여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개인을 노출시켜 문제가 되는 사건이 종종 벌어지는데, 그런 이슈들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면서 점차 투명화된 사회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여자 I : 지금 미국은 정보를 사고파는 게 합법화되어 있다. 개인이 누구인지는 모르도록 코드화해서 이용한다. 물론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특정 개인을 찾고자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나 아마존 같은 사이트가 미리 사용자들의 구매 정보를 이용해 사람들의 물품 구매를 예측해서 효율적인 물류 배송망을 갖추는 데 활용하고 있다. 개인의 질병 같은 사적인 정보를 파는 게 아니라면 산업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의 개인 정보 공유와 누적은 필수이다.


참여자 D : 공감한다. 스노든이 폭로한 주제들의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 박근혜 정부의 과오를 밝히는 수사가 거의 디지털 포렌식 방법론*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그런 자료들이 있었기에 법적인 추궁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선생님 G : 하지만 예를 들어 나이스(NEIS) 같은 사이트를 생각해보면 조금 꺼려지는 점이 있다. 그곳에 학생의 신체 발달 사항이나 학교 활동들이 빠짐없이 기록되는데, 그것이 대중에게 유출되면 어떻게 될까?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누구나 자기의 삶 중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이것이 무분별하게 공개되는 것은 꺼려지는 점이다.


참여자 D : 진보 진영에서 적극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개인 정보 측면에서 굉장히 민감한 것 같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지난 10여 년 이상 아무리 개인 정보 노출을 막으려 해도 기술적으로 막아지지가 않는다. 빅데이터도 크게 보면 결국 개인정보의 유출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이스(NEIS)가 모바일향(向)으로 진화할 거라 예상한다. 나이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현장 교사들 사이에 큰 반대 투쟁이 있었는데 모바일 나이스가 도입되면 동일한 일을 겪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생님 J : 나는 정보 독점과 관련해서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페이스북의 불법 실험 사건을 논의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하다 문득 기분 나빠질 때가 있는데, 페이스북이 내가 무엇을 볼지 결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의 감정 상태를 분석한다는 명목으로 사용자에게 알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특정한 감정을 유발하는 글들을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나? 구글 자동 검색 기능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미국의 예시인데 검색하려는 사람이 사이트에 “여자는”이라는 단어를 넣으면 그 뒤로 “약한가?”와 같은 단어가 연관 추천 검색어로 등장한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기술의 발달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술 알고리즘으로 앞서 와 같은 기능들이 구현된다고 하는데 이것이 통제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발전이 과연 선을 향해 가고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발달되는 기술을 잘 사용하고 통제할 정부 시스템이 함께 조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기술의 발달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술 알고리즘으로 편견을 강화하는 일도 있는데
  이것이 통제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발전이 과연 선을 향해 가고 있는가?


참여자 C : 리프킨은 그 부분에서 사회적 신뢰로 이루어진 협력적 공유 사회를 언급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시스템을 예로 들어보면, 사람들이 공유를 통해 차나 숙박시설을 이용한다고 하지만 엉망으로 사용하거나 좋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그 공유 시스템에서 자연적으로 퇴출되어버린다. 선의를 가지고 시스템을 이용해야 계속 시스템 사용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신뢰가 생겨날 거라고 말한다. 다만 책에서는 그 부분을 막연히 잘 정착될 것이라는 관념론으로 접근한 점을 아쉽다고 생각한다.



초연결사회가 인간적 소통을 저해하지는 않을까?


선생님 E : 지금까지의 말씀들을 들어보면 수직적인 산업 권력구조에서 점차 수평적인 형태로 변화하는 것이라 느껴진다. 웹 상에 서로 자료들을 올리며 상호 도움을 주고받는 세상이다. 나는 공유를 통해 자신이 당면한 어떤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면 그것이 오프라인 상의 공동체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궁금하다. 요새 혼밥, 혼술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는데,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욕구가 더 많이 충족될수록 오프라인 상에서의 협력 활동들이 점차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선생님 K : 제 경험을 말씀드려보면 서울 지역 외 지방에서의 인터넷 사용 경험은 많이 다른 것 같다. 강원도의 사례인데 어떤 교사분께서 지역 공부방 협동조합을 만들어 학교가 학생들에게 해주지 못한 부분을 조력해주는 모임을 만들었다. 소셜 네트워크 같은 인터넷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마을이 멀리 떨어져 있고 인구가 밀집되어있지 않은 지방에서는 서로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 위해 모이는 시간이 부담되어 만남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인터넷의 공간에서 만남의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해주었기에 그런 모임이 결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오프라인 상에서의 활동이 위축되느냐는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인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좀 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공동체를 향하도록 하는 협동조합 같은 형태의 모임들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가의 길을 개척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선생님 G : 오프라인 모임의 측면에서 촛불집회는 정보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촛불집회가 오로지 순기능만 있었는가라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을 한데 모으는 자발성이 있었다면, 다른 한쪽에는 조직과 단결에 대한 거부감이 공존하고 있었다. 나는 이게 촛불집회의 이중성에 기인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집단으로 모으게 하는 힘이 있는 반면에 그 안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모습이다.


참여자 D : 공감한다. 변화하는 시민사회의 주도성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게 될 것인지는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긍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지금까지의 연구자료들을 살펴보았을 때, 온라인 정보 교류가 오프라인 만남을 축소시킨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예전에 아이 러브스쿨 같은 사이트가 등장하며 오프라인 모임을 촉발시키지 않았나? 물론 엉뚱한 목적으로 모임을 가지다 보니 문제가 되었지만. 오히려 온라인 상의 만남이 오프라인 만남의 횟수를 증가시켰다. 서로 상승작용을 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선생님 E : 정보가 공유되며 촛불시민들이 모일 수 있었던 긍정적인 모습이, 나는 그게 지난 10년간 이 사회가 갈 때까지 가서 모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생활이 다 충족되니까 일본의 히키코모리 같은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현 사회 상태 그대로라면 이런 문제점은 분명히 심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까닭에 다양한 그룹 속에서 평생 학습을 하며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일에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국가는 이 부분에서 공공 정책 등을 펼쳐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배움의 기회를 얻는 여건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오프라인 만남으로 배움의 장은 계속되어야 한다.



참여자 I : 지금까지 토론을 보며 미래를 대비하자는 우리 조차도 지난 과거의 관념에 상당히 젖어 있다는 느낌이다. 시대가 변할 때 중요한 건 개인의 마인드와 관성적 습관이라고 본다. 내가 바깥 세계를 바라보는눈이 바뀌지 않으면 세상의 변화를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술이 비인간화를 이끈다고 보는 의견들이많은데, 그건 단편적인 측면이라 생각한다. 여태까지 우리같은 민초들이 지금처럼 세상의 변화에 개입한 적이 있었는가 묻고 싶다.  이게 키포인트가 아닐까? 세상이 실제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대비하는 부분과 기존의 자기 관성으로 인해 변화가 싫다고 하는 부분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본다. 나는 매일 내 대학생 딸과 나의 생각이 얼마나 정체되어 있는지 확인해본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면 살아온 패턴이 너무 다르기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그 내면의 이해는 관점은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과거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졌던 사건도 있었고, 우리 젊었을 적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50대 이상 중년들은 폭력물과 음란물이 무분별하게 범람해서 세상을 망가뜨릴 거라는 걱정들을 했다. 그런데 실제 어떻게 되었나? 양화가 악화를 구축시켰다. 훨씬 긍정적인 요소들이 확대되고 세상을 좋게 만들어가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독점 문제도 잠깐 언급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처음엔 에어비앤비를 잘 사용했지만 지금은 잘 찾지 않는다. 이젠 가격들이 너무 비싸져 일부 가성비 좋은 호텔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들은 빠른 속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잠시 누군가가 독점을 하더라도 변화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매일 내 딸과 나의 생각이 얼마나 정체되어 있는지 확인해본다.
시대가 변할 때 중요한 건 개인의 마인드와 관성적 습관이라고 본다.
내가 바깥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지 않으면
세상의 변화를 인식할 수 없다.



마치며


선생님 L :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이 더 복잡해졌다. 그래서 우리들은 어쩌라는 건가. 학교에서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로 느껴졌다. 사람의 욕심이란 건 끝이 없어서 나중에 가선 공유가 아닌 커다란 괴물이 사람들을 통제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걱정은 많이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한 느낌이다.


참여자 B : 얼마 전 이 자리에 참여해주신 분께서 쓴 사회 기여형 인재상에 관한 글이 그 답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유 사회는 사람들을 당근과 채찍으로 운영하는 기존의 사회와는 다르다. 사람들의 자발적 선의가 있어야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다만 우리가 그런 사회를 만들지 못하면 점차 시장경제에 종속될 것이고, 이건 공유지의 희극이 아닌 모든 것을 소수 몇몇이 독점하는 세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사람들의 자발적 선의나 성숙한 시민의식은 결국 교육을 통해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공유 사회는 사람들을 당근과 채찍으로 운영하는 기존의 사회와는 다르다.
사람들의 자발적 선의가 있어야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자발적 선의나 성숙한 시민의식은
결국 교육을 통해 나와야 하는 것 아닐까


선생님 J :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결국 경제 시스템의 변화를 말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에 긍정과 부정의 가치 판단이 끼어들 여지가 있을까? 리프킨의 책은 지나친 낙관주의로 상당히 편향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변화되고 있는 세상을 하나의 현상으로 기술한 것일 뿐, 이것이 우리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긍정론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생각이다.


선생님 K : 나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 현상을 바라보고 싶다. 80년대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세상이 나아졌냐는 질문이다. 예전부터 여러가지 미래학 관련 서적을 보고 문명사적 관점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2000년대 들어 한살림 같은 새로운 생협조합이 나타나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문제점도 있고 한계도 분명하고 과정도 지난하겠지만, 기술의 발전을역행하는 방식으로 살 수는 없지 않나. 어찌되었든 답을 찾아야 하는 숙명이다.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물건을 공유하고, 먹거리 협동조합 같은 단체를통해 생활 문화적인 참여를 이끄는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여자 D :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미래 교육을 주제로 토론 했지만, 사실 지금 하는 이야기들이 거의 기술 사회나 경제와 관련된 소재이다. 실질적으로그만큼 미래 교육이란 담론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교사들이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니 미래 교육에 대해 할 말이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 비관적으로는 한 세대(30년)는 죽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한다. 예전 러다이트 사건 때와 같이 한 세대가 없어져야 비로소 그 다음 세대가 신인류로 탄생한다는 것이다.


참여자 C : 교육에 관한 어떤 힌트를 가지고 있냐면, 우리가 무엇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관념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엇을 가르쳐야 한다는 예상이 미래에 가서 불필요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요새 코딩 교육이 이슈인데 극단적으로 10년 뒤에 코딩 교육으로 배운 프로그래밍 기술이 쓸모없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아이들 스스로 무엇을 배우고 계속 학습해나가는 습관과 자세를 함양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무엇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관념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E : 나는 리프킨의 예측을 낙관적으로 볼 측면도 많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아이들과 환경 동아리를 하면서 외국에 나가 활동을 해보고자 했다. 여러 방법을 찾아보다가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 크라우드 펀딩을 모금했는데,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비용을 마련하여 아이들과 함께 외국 봉사 활동을 다녀올 수 있었다. 지역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편이 못 되는데 정보 기술의 발달 덕택에 해외 활동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놀랐던 경험이 있다.

 나는 이런 형태의 일들이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이미 현실로는 가능하게끔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실제 인터넷 마케팅을 통해 제스프리 같은 지역 키위가 전 세계로 팔려나가고, 수평적인 협동조합들이 폭넓게 확산되어가는 중이다. 아마 앞으로는 우리가 몸 담은 교육분야 또한 수평적인 공동체의 형태로 만들어져 공익을 도모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대담 편집/정리: 정유표




*프로슈머 :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주체라는 의미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합성어


*살만 칸 : 금융업 종사자로 많은 돈을 벌었던 살만 칸은 멀리 사는 사촌 동생을 위해 유튜브를 이용해 원격 수학 과외를 하였다. 그의 강의가 쉽고 재미있게 잘 설명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까지 그의 강의를 보기 시작하였고, 이에 책임감을 느낀 칸은 자신의 직장을 그만두고 비영리 강의를 확대하였으며, 이를 우연히 알게 된 빌 게이츠의 후원을 받아 칸 아카데미가 설립되었다.


*디지털 포렌식: 디지털 자료는 사용자가 삭제를 하여도 그 흔적이 저장매체에 어딘가에 남아있게 된다. 디지털 포렌식은 범죄와 관련된 특정 디지털 자료를 데이터 복원을 통해 복구하여 범죄 혐를 추적하는 데 사용하는 최신 수사기법이다.


*나이스(NEIS) : 2003년에 도입된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이다. 교육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전국 1만여 개의 초/중등학교 및 교육청, 교육부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전국 단위 시스템이다. 교사 및 학부모들은 담당 학생, 자녀들의 성장 발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교육청 및 교육부는 실시간으로 각종 교육 통계를 수집하여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부가 개인의 신상정보를 수집 관리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ICT 교육: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약자이며, 2001년부터 초중등학교에서 재량활동 및 특별활동으로 실시하기 시작한 교육이다. 말 그대로 정보 통신 기술을 익히는 데 주안을 둔 교육으로 교육부에서는 ICT 교육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급 학교에 컴퓨터, 인터넷 설비를 구축하는 등의 정책을 실시하였다.


* 편집자 주 : 회의시간의 제약으로 제러미 리프킨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 관한 토론은 여기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갈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나누었던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글의 마지막에 잠깐 언급된 코딩 교육 주제는 다음 회차 스터디의 메인 토픽으로 뜨거운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코딩 교육 의무화에 대해 미래교육원 사람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었을까요? 다음 글을 통해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이끄는 사)징검다리 교육공동체 산하 미래교육원에서는, 급변하는기술 발전 속에 우리의 교육은 무엇을 대비하고 지향해야하는지 알아보고자 매월 1회 독서스터디를 운영하고있습니다. 초/중등 교사 및 외부 인사들이 모여정해진 도서를 읽는 열띤 토론과 배움의 장입니다. 본 글은 독서스터디에서 이루어진 발제 및 토론을 읽기쉽게 정리한 기록물입니다. 앞으로 몇 번의 시리즈에 걸쳐 미래 사회를 통찰하는 좋은 책을 소개함과 동시에그것을 받아들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전해드리오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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